-한미약품, 매출 1조원 넘고 자산도 4조원의 대형 제약회사로 성장…임 회장 별세 후 회장 직에 배우자 송영숙 씨 선임

제약업계의 큰별이자 한미약품그룹의 회장이었던 고 임성기 회장 이후 한미약품은 배우자인 송영숙 회장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후 한미약품은 가족 중심의 경영형태를 이어가고 있는데, 매출 1조, 자산 4조원의 한미약품이 송 회장 이후 제2의 전성기를 이룰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래픽_진우현 그래픽2팀 기자>
제약업계의 큰별이자 한미약품그룹의 회장이었던 고 임성기 회장 이후 한미약품은 배우자인 송영숙 회장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후 한미약품은 가족 중심의 경영형태를 이어가고 있는데, 매출 1조, 자산 4조원의 한미약품이 송 회장 이후 제2의 전성기를 이룰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래픽_진우현 그래픽2팀 기자>

[코로나19와 제약업계 7. 한미약품] 제약업계의 큰 별, 고 임성기 회장이 지난 8월 별세했다. 중앙대 약대를 나와 ‘임성기약국’을 시작으로 현재의 한미약품이 되기까지 고 임 회장의 도전은 끊이질 않았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8년부터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섰으며 총 자산가치 4조원에 빛나는 대형 제약회사다. 고 임 회장의 별세 후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회장직에 배우자 송영숙 씨를 선임했다.

송 회장은 가현문화재단 이사장 출신으로 2017년부터 한미약품의 CSR부문의 고문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고문 역할을 수행하는 것과 회장직을 맡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다만 장남 임종윤 대표,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부사장, 차남 임종훈 한미헬스케어 대표(한미약품 부사장)의 도움을 받아 리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6년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의 80000억원 규모의 항암제 기술 수출 계약 파기 사실을 두고 늑장 공시를 하는 바람에 주가 하락으로 애꿎은 일반 투자자만 손해를 본 이슈로 신뢰가 무너진 한미약품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까?


미성년자 오너일가 3세, 손 안대고 코 풀기로 주식 부호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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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바로 미성년자 오너 3세가 주식 부호라는 것이다.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의 특수관계인 주주 명단에 2003년생 임성연 군이 제일 먼저 올랐다. 2005년 500주를 수증 받았고 이후 지속적인 무상증자로 보유 주식수가 늘렸다. 2009년에는 나머지 손주 임성지(2006년생), 임성아(2008년생), 김원세(2004년생), 김지우(2007년생), 임후연(2008년생), 임윤지(2008년생)가 129주씩 장내 매수했다. 그리고 2013년생 임윤단 양이 1살 되던 해 1520주를 신규 취득하며 총 8명의 미성년자 손주가 모두 지분을 소유하게 됐다.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나타난 오너일가의 보유주식에 대한 가치를 6월 평균 주가인 3만3625원을 적용해 계산해보면 위와 같다. 장손 임성연 군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치는 무려 약 239억원이며 임윤단 양을 제외한 나머지 손주 6명은 각각 약 234억원에 상응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막내 손주 임윤단 양은 다른 손주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6204만원의 지분 가치를 보유하고 있지만 임 양이 10대도 채 되지않은 나이에 고액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오너일가 3세라는 이유로 그들이 챙기는 배당 수익도 상당하다. 임윤단 양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손주는 4억원에 달하는 배당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무상증자와 수증을 통해 보유 주식을 늘리며 미성년임에도 연간 수억원에 달하는 배당수익을 수령했다. 일반 직장인의 근소로득보다도 훨씬 더 많은 액수를 10대의 나이에 챙길 수 있었던 이들은 배당 수익만으로 향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 증여 시 증여세에 대한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게 됐다.

이외에도 이미 고 임성기 회장은 생전 2019년 한미사이언스로부터 5억4200만원, 한미약품으로부터 8억7700만원에 달하는 고액의 연봉을 받았다. 이에 더불어 배당수익으로 당해 약 44억원의 배당수익을 수령해 배당 및 연봉만 합쳐도 58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수령했다. 오너일가를 비롯 오너일가가 소유한 한미헬스케어에 돌아간 2019년 배당수익만 해도 약 86억원에 달할 정도로 한미사이언스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66%를 초과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배당 결정이 결국 오너일가에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주회사 주요주주 한미헬스케어의 내부거래는 여전히 해결 과제


과거 고 임성기 회장의 자녀가 소유한 한미IT와 한미메디케어는 일감몰아주기의 대상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의료용구 제조 및 판매를 하던 한미메디케어는 전두유제품, 건강보조식품 등의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던 한미에프티를 흡수합병했으며 이후 온타임솔루션의 흡수합병으로 물류업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후 2017년 내부거래 논란에 휩싸였던 한미IT를 흡수합병했고 2018년 한미헬스케어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곳은 차남 임종훈 씨가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37.78%의 지분율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한미헬스케어는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6.43%를 보유하고 있어 오너일가가 이곳을 통해서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상태다.

한미헬스케어는 합병 전후로 내부거래 비중이 확연하게 낮아졌다. 실제 2017년만 하더라도 78.2%에 해당하던 내부거래 비중이 2018년 25.7%로 52.5%p나 대폭 하락했다. 내부거래 금액은 같은 기간 206억원에서 194억원으로 크게 낮아지진 않았지만 합병을 통해 총 매출액이 264억원에서 755억원으로 늘어나며 나타난 결과다.

2019년에도 총 매출액 증가로 내부거래 비중이 21.6%로 추가로 낮아졌으나 194억원의 내부거래 금액은 그대로 유지됐다.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문제를 해소하는데 합병이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총수지분이 20%를 훌쩍 넘는 데다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을 넘기거나 내부거래 비중이 12% 이상이라면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여전히 해결이 필요한 과제다.

한미약품은 최근 3년간 매출 성장은 물론 영업이익도 계속해서 상승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8.8%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수준으로 영업 성과가 나쁘지 않았다. 2018년 한 차례 기타손실의 급증으로 한 차례 당기순이익이 감소했긴 했으나 이듬해 바로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 사태로 북경한미약품의 실적 부진이 반영되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그리고 평소 아낌없이 R&D 투자를 해왔던 대로 투자 금액을 늘리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동일 기간 19.8%, 54.1%씩 감소했다.

한미약품이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신뢰’다. 주식 부호인 미성년자 오너 3세의 수억원 배당 수령 등으로 일반인의 괴리감이 깊어가는 와중에 가뜩이나 늑장공시, 올빼미공시 등으로 잡음을 겪으며 소액투자자들이 적잖은 피해를 보았기 때문이다. 송영숙 회장과 세 명의 자녀가 합심해 대한민국 대표 제약업체를 일구어낸 고 임성기 회장의 한미약품이 앞으로도 굳건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지 궁금해진다. 아울러 한미약품의 실적 악화에 대비해 가족 회사인 한미헬스케어의 사업 강화도 예상되는 만큼 일감몰아주기 논란도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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