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자 기술 확보로 다른 국가와 연구 성과 공유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야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미국 연구진, 고온 초전도체 기술 적용으로 핵융합 상용화 가능성 높여


현지시각으로 지난 9월 29일 미국의 ‘뉴욕 타임즈(The New York Times)’는 ‘MIT’와 스핀오프 회사인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즈(Commonwealth Fusion Systems)’가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소형 핵융합로인 ‘SPARC’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즈에 의하면 소형 핵융합로 건설은 내년 봄에 시작하여 3~4년 안에 완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IT와 회사는 극복해야할 문제가 많이 남아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향후 10년 안에 핵융합 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핵융합로 건설에 성공할 수도 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하여 MIT 플라즈마 및 핵융합 연구센터 간부이자 해당 프로젝트의 선임 연구원 중 1명인 ‘마틴 그린왈드(Martin Greenwald)’는 핵융합 발전 프로젝트의 상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번에 제안된 소형 핵융합로인 SPARC의 기본 구조는 현재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국제 핵융합로인 ‘ITER’과 동일하다는 평가다.

연구진에 따르면 SPARC는 전자기력을 활용하여 고온의 플라즈마를 내부에 가두는 ‘토카막(Tokamak)’ 내부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ITER과 동일하다.

그러나 연구진들은 SPARC에는 ‘고온 초전도체(High Temperature Superconductors)’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채용되어 더 강력한 자기장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SPARC는 훨씬 작은 부피의 핵융합로도 더욱 강력한 전기 발생 능력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10월 7일 학술지인 ‘Superconductor Science and Technology’에 고온 초전도체 기술을 적용한 케이블 관련 논문이 게재됐다.

해당 논문 관련 연구에 참여한 ‘재커리 하트윅(Zachary Hartwig)’ MIT 조교수는 핵융합로에 걸어주는 자기장은 플라즈마 상태에 비선형적으로 매우 강력한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면 핵융합로 내부에 걸어주는 자기장(Magnitude of The Magnetic Field)을 2배로 강하게 할 경우 핵융합 발전 능력(Fusion Power)을 16배 강하게 할 수 있으며, 이는 동일한 출력을 내는 핵융합로의 크기를 1/16로 축소할 수 있다는 뜻과 동일하다.

즉 핵융합로인 SPARC에 고온 초전도체 기술을 적용하여 강력한 자기장을 걸어주는 것이 가능하므로 핵융합 발전의 출력을 증가시킬 수 있고, 이는 핵융합로에 주입하는 에너지보다 발생하는 에너지가 더 클 수 있다는 의미이므로 상용화 가능성에 한층 더 근접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미국 연구진들의 성과로 볼 수 있는 SPARC이지만 ITER과 기본적인 구조가 동일하므로, 고온 초전도체 기술이 완성될 경우 ITER를 포함한 핵융합 발전 방식 전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ITER 계획에 긍정적인 뉴스로 평가될 수 있다.

물론 한국 연구진들도 ‘KSTAR’등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여야 다른 국가들의 핵융합 발전 관련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으므로 앞으로도 관련 연구에 최선의 노력과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상온 초전도 성공 등 초전도 기술 수준 향상되고 있어


현지시각으로 10월 14일 탄소, 수소, 황으로 구성된 화합물이 상온인 약 15°C의 온도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냈다는 내용의 논문이 국제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초전도성’이란 특정 온도 이하에서 물질의 전기저항과 내부 자속밀도가 0이 되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273°C(절대 영도) 근처의 극저온 환경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공학적으로 이용하는 것에는 여러 제약이 존재한다.

그러나 초전도 현상이 발생하면 전기저항이 0이 되므로 전력손실 없이 전기를 송전할 수 있다거나 강한 반자성으로 인해 자기부상열차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등 산업적으로 활용가능성이 높아 초전도 현상이 발견된 1911년부터 관련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273°C 근처의 극저온이 아니라, 될 수 있는 한 고온 상황에서 화합물이 초전도체로 전환하도록 하는 연구에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미국 로체스터 대학의 ‘랑가 디아스(Ranga P. Dias)’ 연구팀이 상온인 약 ‘15°C(287.7±1.2K)’에서 초전도 현상 발생에 성공한 것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로 상온에서 초전도 현상을 발생시킨 것은 그 가치를 분명히 인정받고 있으나 상온에서 초전도 현상을 발생시키기 위해 약 264만 기압(267±10기가파스칼)의 초고압 상황을 조성해야 한다는 점 등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로 평가 받고 있다.

소제목 : 한국도 초전도 자석의 산업 적용 시도하고 있어

지난 5월 20일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초전도 자석을 이용한 자력선별기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순도 높은 규사를 얻기 위해서는 자석으로 철가루 등의 불순물을 없애는 공정이 요구되는데, 현재 상용화된 규사분리장치 중 가장 성능이 좋은 것은 1.5T(테슬라)의 자기장을 형성하여 3회 정도 통과시키면 불순물 0.4%의 고순도 규사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국가핵융합연구소의 ‘이현정’ 박사는 한국의 핵융합 실험장치인 ‘KSTAR’에 적용되기도 했던 초전도 기술에 주목하고 이를 선별기에 적용해보기로 결정했다.

초전도 기술이 적용된 선별기에서 발생시킬 수 있는 자기장은 3T로, 1.5T의 자기장을 발생시킬 수 있었던 기존 장치의 2배 정도로 강한 자기장을 활용하여 규사에 포함된 불순물을 0.2% 수준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고품질 액정과 같은 고부가가치 소재에는 고순도 규사의 사용이 요구되는데 그 동안은 해외에서 전량 수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이번 선별기가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해외 수입 물량을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순도가 더욱 향상된 규소를 얻을 수 있어 수출까지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초전도 기술을 선별기에 활용할 수 없었던 이유로는 저온 초전도 기술에 활용되는 액체 헬륨이 1ℓ에 3만 원 정도로 비싸고 상온에서는 800배로 팽창하여 물성을 제어하는 것 등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어려움에 직면한 이현정 박사는 액체 헬륨 대신 컨덕션 쿨링 방식의 극저온 냉각시스템을 채용했으며, KSTAR에 적용됐던 스프링 타입의 서포트 시스템을 채용함으로써 초전도 현상이 사라지는 이른바 ‘퀜치(quench)’ 현상을 해결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는 핵융합 관련 연구에서 획득한 기술을 다른 산업에 적용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아직 핵융합 관련 연구는 상용화나 산업화를 위해 해결해야할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도전을 지속할 가치는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