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의 득과 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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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란


2015 개정 교육과정인 문/이과 통합과 고교학점제는 상당히 다른 개념이다. 그러나 2019년 이미 354개의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가 운영되었다. 2022년부터는 경기도 고등학교에, 2025년부터는 전국에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는 고교학점제란 도대체 무엇일까.

교육부에서 소개하는 고교학점제는 다음과 같다.

1.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는 제도
2. 목표한 성취 수준에 도달했을 때 과목을 이수하는 제도
3.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한 경우에 졸업하는 제도


고교학점제의 득, 그보단 실?


교육부에서는 이러한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며 학생 개개인의 다양성을 지원할 수 있다고 한다. 학교는 학생 수요 조사를 통해 개설 과목을 결정하고,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학생들이 과목별 성취기준에 도달하여 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책임지도가 강화되고, 학생들은 자발적 학습 동기를 통해 공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전부 바람직한 방향으로 실현될지는 의문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은 전부 ‘입시생’으로 여겨진다. 고등학교는 학업을 성취하는 공간보다는 대학을 가기 위한 공간으로 보는 시선이 다수일 것은 자명하다. 그런 공간에서 오로지 자신의 ‘꿈’을 위해 과목을 선택한다는 것은 너무 감상적인 가정이다. 수능을 앞둔 학생들이 과연 ‘학점이 잘 나오는 과목’, 혹은 ‘대부분 대학에서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는 압박을 무시할 수 있을까. 이는 대한민국의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가진 본질적인 문제로 보인다.

우려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아무리 선택의 폭을 넓힌다고 해도 신청하는 학생 수가 적으면 개설될 수 없는 과목이 있다. 그렇다면 그 과목을 선택한 학생은 원하지 않았던 수업을 들어야 하며, 애초에 그 수업을 원해서 선택한 학생과 경쟁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타난 결과는 상대 평가될 예정이다. 과목별 성취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학점을 취득할 수 없는 제도인 만큼, 이런 상황은 최악의 경우 유급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고교학점제에 대한 교사의 우려


교육부 홈페이지의 글에서는 상대평가에 대한 교사들의 우려를 엿볼 수 있다. “학생부 종합전형을 염두에 두고 해당 학교 교사들이 ‘이 학생은 선제적으로 고교학점제를 도입한 학교에 재학 중이며, ~을 진로로 심화 과목들을 수강했다.’라는 기록을 할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이 문장에서, 고교학점제가 학생들의 꿈보다는 대학 입시를 위한 ‘스펙’의 일종으로 전락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알 수 있다.

해당 글에서는 도농격차에 관한 우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방은 수도권에 비교했을 때 교사 수와 교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전문가는 적은 수의 학생만을 바라보고 지방으로 움직이려고 하지 않을 것이며, 그렇다고 학생을 저 멀리 이웃 학교로, 불편한 교통을 통해 보내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문제에 관해 윗글의 필자는 교육부의 예산과 확고한 정책 드라이브가 필요할 것이라고 적었다. (참조: ‘고교학점제의 성공은 디테일에 있다’ 김수현 광휘고 교사)


변화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기존 수업 방식에서 들어야만 했던, 그러나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 선택과목이 되는 분야의 고등학교 교육 불필요성에 대한 긍정이다. 어떤 우려에도, 어쨌든 교육은 과거를 발판삼아 나아가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 어떤 방식도 ‘완벽한’ 교육이라고는 할 수 없다. 고교학점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시간에 따라 흐르는 다른 모든 것처럼 교육도 변해야 한다. 이번의 제도는 그 수많은 변화 중 긍정적인 방향으로 향하기를, 우리는 매번 바란다. 수없이 변하는 교육이 지향하는 것은 결국, 아이들을 훌륭하고 행복한 어른으로 길러내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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