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평화에 대한 열기가 뜨겁게 오간 시기는 어느새 냉전과도 같은 시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도 미국의 태도는 선 비핵화, 후 종전선언이라는 뜻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남북평화에 대한 열기가 뜨겁게 오간 시기는 어느새 냉전과도 같은 시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도 미국의 태도는 선 비핵화, 후 종전선언이라는 뜻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남북정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한반도 종전선언과 관련, 북한 비핵화 과정에 종전선언이 포함된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미국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1일(현지시간) 국무부 브리핑에서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언급한 종전선언과 관련해 ‘북한의 완전한 핵 포기 없이 종전선언이 가능하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주민의 더 밝은 미래, 북한과 한국 사이의 상태를 바꿀 문서들을 분명히 포함하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된 일련의 이슈들을 바라보는 미국의 방식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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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현재 정전협정 상태인 한반도 상황이 변화되는 과정에서 종전선언이 포함될 것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으로 관측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영구적으로 종식돼야 한다”며 “그 시작은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라며 종전선언 실현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촉구했다.

우리 정부는 2018년 세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꾸준히 종전선언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추진해왔다. 하지만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경색된 비핵화 협상으로 인해 종전선언 논의도 추진력을 잃게 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북한과의 대화를 이어갈 수 있기를 촉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비핵화의 끝에) 세계 평화와 안정, 그리고 북한 주민들을 위한 중요하고 좋은 결과가 있다고 계속해서 믿고 있다”며 “우리는 (비핵화 협상)테이블로 돌아가 궁극적으로 한국 대통령이 말했던 것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그러한 논의를 진지하게 시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대화 복귀에는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으나 선 비핵화 후 종전선언 기조를 재차 강조하면서 확연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우리 측은 미 대선 이후 어떤 행정부가 출범하느냐에 따라 미국을 향해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문제 두고 맞붙은 바이든 vs 트럼프…대선 결과에 촉각


한편 미 대선이 내달 3일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마지막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북한이 핵 비축량을 줄이는데 동의하는 경우에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김 위원장에 대해 또 다시 ‘불량배(thug)’라고 지칭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정당화 및 합법화하는 데 앞장 섰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도달할 만큼 더욱 정교한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전체주의의 핵 능력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을 정당화 했다”며 “그(김 위원장)는 불량배다. 우리는 당선되면 반드시 우리가 북한을 통제하고 그들이 우리를 해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본인의 관계에 대해 “개선됐다”며 “우린 좋은 관계였고, 전쟁은 없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정부보다 북핵 문제에 있어 괄목한 만한 성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가 엉망인 상태로 내게 넘겨줬다. 그(김 위원장)는 오바마를 좋아하지 않았다”며 “임기 첫 3개월 동안 (전쟁) 위기가 있었다”고 날을 세웠다.

두 후보는 지난 10일 북한의 노동당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선보인데 대해서도 의견을 대립했다.

바이든 후보는 “(북한에게) 배신당한 것 아니냐”고 비꼬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시절에는 핵실험이 4번이나 있었다”고 맞받았다.


이인영 “바이든 당선되도 오바마 아닌 클린턴 3기 될 수도”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우리 정부의 대응 전략도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미국의 새 대통령에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오바마 3기’가 아닌 ‘클린턴 3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인영 장관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같은 당의 전 대통령인 버락 오마바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계속할 것으로 보는지’를 묻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새 민주당 정부가 오바마 3기가 될지, 클린턴 3기가 될지 모르지만 전해지는 말로는 (바이든 후보가) 동맹관계를 중시하고 동맹의 입장을 중요시한다고 하니 긴밀하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의 언급은 바이든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를 이어오던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북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임했던 빌 클린턴 민주당 행정부를 참고할 수도 있을 가능성을 전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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