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이창민 기자] 크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은 2016년 1월에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4차 혁명을 일컬어 “지금까지 이보다 더 큰 기회도, 더 큰 위험도 존재했던 적이 없다”며 기술이 어떻게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며, 경제, 사회, 문화, 인류 환경을 재편할지에 관한 포괄적이고 전 지구적인 관점 공유가 필요함을 강력히 주장했다.

브라이언 카우언 전 아일랜드 총리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금의 젊은이들은 평생 많게는 6개까지 직업변화를 경험할 것”이라며 “기존의 암기식 교육에 의존한다면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직업의 변화가 불가피하며 아울러 이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 나아가 교육정책의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예고하고 있다.

▲ 2016 다보스포럼

산업의 발전은 그것으로 인해 많은 것을 얻었지만 한편, 그로 인한 피해 또한 많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 많은 관련 전문가들은 위험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산업혁명을 맞이한 이후 많은 기존 직업이 사라졌지만 새로운 산업이 기존화 되면서 더 많은 신규 직종과 직업군이 탄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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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기관에 의한 1차 산업혁명에 이어 전기에너지의 2차 산업혁명, 인터넷 등 IT 기술에 의한 3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면서 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가운데 생성되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로봇, 사물 인터넷 등의 기술이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정보기술(IT), 인지과학(CS)의 융합 기술로 발전하고, 이로 인한 지능형 사이버 물리 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이 생산을 주도하는 사회 구조로 변모하고 한데 어우러지면서 새롭게 재편되는 미래의 산업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실제 이를 기반으로 하는 첨단 기술은 이미 우리 삶에 밀접하게 연관되어지고 있으며 또 우리의 삶을 강력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 모습으로 변모되고 있다.

저성장이 고착화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한국 경제.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어떻게 맞이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오는 파괴적 혁신의 영향력은 사회 전반에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교육분야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세계경제포럼(WEF)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가장 급속하게 시스템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 중 하나로 교육을 꼽고 있다. 재편의 수준을 넘어선 노동시장의 급격한 변화 역시 전통적인 교육 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 게티이미지 뱅크

◆ WEF에서 화두가 된 4차 산업혁명, 인간의 새로운 도전이 요구되는 기폭제 돼

역사적으로 보면 20세기 초 2차 산업혁명에서 3차 산업혁명으로의 전환 시점에도 공장 자동화의 가속으로 대규모 실업, 실직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인간은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켜왔고 적응해 왔다. 결국 모든 사회 변화는 인간에 의해 주도되고, 그 안에서 인간은 적응해 왔기에 이번 4차 산업혁명으로의 사회 진화도 또 한 번의 인간의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 또한 제기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지난 1월 WEF의 전 세계적 화두로 떠올랐다. WEF의 보고서 가운데 눈에 띄는 한 가지는 바로 현재 7세 이하 어린이가 사회에 나가 직업을 선택할 때가 되면 65%는 지금은 없는 전혀 새로운 신생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인공지능의 개발과 발달로 지금까지 인간이 주축이 되어 발전돼온 산업이 로봇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며, 이는 기계가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 볼 수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그로 인한 인공지능 로봇이 우리 인간의 삶 전반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지금의 우리의 아이들은 가까운 미래에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가에 의문을 가지게 되는 사안이다.

◆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승부수 ‘78수’

우리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 이세돌 9단과 구글의 딥마인드사가 만든 알파고와의 바둑 승부수. 알파고는 지금까지 세상에 나온 모든 기보를 모두 암기하고 이세돌 9단과 맞붙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알파고의 위력은 대단했다. 초반부터 밀어붙이는 세(勢)는 이세돌 9단을 앞질렀고, 도저히 승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실망감마저 국민들에게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 알파고도 허점은 있기 마련인가. 이세돌 9단은 다섯 번의 승부에서 한 번의 승리를 따내게 된다. 당시 이를 시청했던 국민들은 “역시, 인간을 이길 수는 없다”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바 있던 순간이었다. 이 한번의 승리는 이랬다. 바로 ‘78수’ 바둑계에 따르면 이세돌 9단의 78수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없던 창의적인 ‘한 수’였다는 것이다. 단 한번의 승리였지만 이 한번의 승리가 우리 인간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신세계이기도 한 한 수였다는 것이 당시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 게티이미지 뱅크

◆ 인공지능을 압도할 인간의 능력 ‘창의력’

이세돌 9단이 이긴 78수는 우리 인간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새로운 산업혁명을 불가항력적으로 맞이해야 하는 우리 인간이 인공지능 로봇을 압도할 한가지는 바로 78수에 있었던 것이다. 바로 ‘창의(創意)’가 그것이다.

지금까지의 교육이나 학습법은 ‘암기력’위주의 과정을 우리는 거친 바 있다. 하지만 점차 창의력 중심의 학습법으로 변화되어 오면서 새로운 생각 그로인한 혁신적 기술이 인공지능을 능가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가능성이라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암기력이 더 이상의 경쟁력이 될 수 없다. 즉, 그것으로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컴퓨터의 개발로 단순 0과 1로 비유되는 2진법의 원리가 지금의 시대를 만들게 된 것이다. 이런 단순 이진법이 지금의 알파고를 만들었고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을 탄생시킨 것이다. 알파고는 인간이 평생 학습해도 뛰어넘지 못할 광대한 양의 학습, 다시 말해 16만개에 달하는 기보를 딥 러닝이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단 5주만에 섭렵한 바 있다.

반면, 인간의 기억장치는 수많은 정보를 암기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정보의 입력은 선택적이고 출력은 상황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누가 더 오래, 누가 더 많이, 누가 더 빨리 기억을 하느냐를 기준으로 인간은 기계를 압도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앞으로 암기력 하나를 가지고 4차 산업의 시대를 대비할 수 없음을 의미하며, 인간의 두뇌에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 4차 산업혁명과 우리나라 교육시스템 이대로 괜찮은가…전통적 학교 교육방식의 변화 요구돼

김진숙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연구위원은 “무엇보다 3차 산업혁명 이후부터 IT 기술 발달이 산업과 사회 구조를 바꾸는 동력이라는 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에서 언급하고 있는 기술적 요소와 사회 구조 변화 간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교가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통념에 대해 통계적 데이터로 자리한 가운데 이 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 사회 변화 속도가 각 분야별로 다를지라도 거시적인 사회 발달 양상은 사람들의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진숙 연구위원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사회 변화 속에서 교육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질문이 “학교가 사라질 것인가?”였다고 한다. 학교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해도 변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것도 역시 김진숙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학교의 형태의 소위 전통적 형태의 학교, 주어진 시간에 등교해서, 1교시, 2교시 등 정해진 교과를 물리적 교실 환경에서 학습하는 형태의 학교 모습은 상당부분 사라지거나 축소될 것이라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학교 체제의 변화를 예측하는 관련 보고서 등에 따르면 2035년, 2025년 등 향후 15년에서 20년 사이에서는 몇 가지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내 고 있다. 전통적 학교의 규모 축소 이외에도 학교의 제도적 유지 기반인 학력 인증이 더 이상 학교를 다니는 이유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등의 예측이 바로 그것이다.

즉, 학생들은 온라인 학교를 포함한 비전통적 학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검정고시를 보는 학생 수가 증가하게 되며, 공교육과 관련이 없는 다양한 자격증이 나타나면서, 고교와 2년제 대학의 경계가 흐려짐은 물론 4년제보다 교육성과가 좋은 2년제 대학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 등은 학교의 역할 변화를 가져올 양상이라 할 수 있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 지금의 초등학생의 직업…2/3 이상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직업에 종사할 것

앞서 언급됐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지금의 초등학생인 어린이의 65%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직업이나 직업군에 종사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전혀 다른 노동시장에서 그 삶을 유지해야 만 한다는 것이다. 그 변화는 예측조차 할 수 없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전 세계 글로벌기업의 인사 담당자와 전략 기획 담당자들에게 2020년에 기업 근로자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기술과 자질은 어떠한가에 대한 그 전망을 물었을 때, 복잡한 문제해결, 비판적 사고, 창의력, 사람 관리, 타인과의 조정, 감성 지능, 판단과 의사 결정, 서비스 지향성, 협상, 인지적 유연성을 꼽은 바 있다.

위에서 제시한 16가지 핵심기술과 비교해 봤을 때, 대부분의 영역이 역량과 인성 영역에 해당함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그것을 시사하고 있다. WEF는 이를 ‘사회 정서 학습 기술(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SEL) Skills)’로 이름짓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될수록 이들 기술의 보유는 더욱 더 중요해질 것이며, 산업계, 교육계, 정부가 함께 모든 사람들이 4차 산업혁명의 수혜자가 될 수 있도록 재훈련과 업스킬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에 대한 주장도 아울러 제기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미래사회 인력이 갖추어야할 역량이 변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은 재차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 듯 보인다. 기존 교육시스템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역량을 갖춘 인재의 양성을 위해 ‘역량 키우기’ 중심의 교육시스템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이미 미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미래사회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시스템 전환이 시작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미네르바 스쿨’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대학이 설립·운영되고 있고, 하버드 대학교 및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등과 같은 세계 명문대학을 중심으로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와 같은 새로운 교육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기존의 지식 습득에 초점이 맞춰진 교육시스템에서 벗어나, ‘창의성’, ‘융합성’ 및 ‘문제해결능력’ 등과 같은 “역량”에 초점을 맞춰진 교육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것. 또한 스탠포드 대학교는 과학기술분야의 지식과 디자인적 사고를 융합한 ‘D-School at Stanford’를 운영하여 학생들의 창의성과 혁신성 등의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무학제/무학과 무학년 개념의 온/오프라인 학제 등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공학적 소양과 디자인적 사고를 찾춘 창의적·융합적 과학기술인재의 육성을 위해 지식 중심이 아닌 “역량 키우기” 중심의 교육시스템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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