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중국에 이어 미국 등 다른 국가들도 자국 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반덤핑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다른 시장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LG화학·코오롱플라스틱·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 등이 생산하는 한국산 폴리아세탈(POM)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여기에 24일 중국이 자국 수입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해 반덤핑 관세율 재조사를 벌인다.

나와 관심이 같은 사람이 본 뉴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베이징사무소장은 “내년초에 출범할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커질수록 한국에 불똥이 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 중국, OCI 등 한국산 태양광 추가 반덤핑과세 추진

2014년 매긴 반덤핑 관세율 재조정 확대 추진...한국산이 중국 시장 점유율 1위…"한국 업체 경계 움직임"

중국이 자국 수입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해 반덤핑 관세율 재조사를 벌인다.

▲ 사진:WTO

폴리실리콘은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작은 실리콘 결정체 물질이다. 일반 실리콘보다 내화성 등이 뛰어나며 예전에는 CPU기판 재료로 활용됐으나 최근에는 태양전지 기판용으로 주로 쓰인다.

24일 코트라(KOTRA) 상하이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산 수입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재조사를 착수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2011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한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벌여 2014년 1월부터 2.4~48.7%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이 같은 반덤핑 세율에도 한국산 폴리실리콘의 수입량이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중국 업체의 신청에 따라 다시 시작됐다. 반덤핑 행위 조사 대상 기간은 2015년 1월부터 12월이다.
 
재조사가 이뤄지면 기존 관세율은 수출업체의 실적 등에 따라 새롭게 조정된다. 그간 시장 점유율을 늘린 기업에 관세를 더 부과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실제로 2011~2012년 조사 이후 최근 태양광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OCI[010060], 한화케미칼[009830] 등이 이번 조사의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OCI는 2011년 조사 때 2.4%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았고, 당시 본격적인 생산을 하지 않았던 한화케미칼의 반덤핑 관세율은 12.3%였다.

▲ 자료:LG경제연구원

2014년부터 중국 내 수입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한국은 올해 9월까지 중국에 7억4천600만달러어치(약 8천800억원)의 폴리실리콘을 수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늘었으며 점유율 2위 독일(4억3천100만달러)보다 크게 앞서고 있다.

이에 재조사를 신청한 중국 업체는 한국산 제품에 33.68%의 덤핑 마진을 새롭게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 같은 재조사는 1년에 걸쳐 진행된다. 이번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는 2017년 말이나 2018년 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은 "이번 조사는 한국 기업만 대상인 만큼 우리 업계에 대한 경계의 움직임으로 볼 수도 있다"며 "특히 한화케미칼, OCI 등 지난 몇 년간 태양광 사업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국내 기업의 경우 이번 상무부의 조치가 어떤 영향일 미칠지 면밀히 지켜봐야한다"고 밝혔다.

◆ 중국, 한국산 폴리아세탈제품 반덤핑조사 착수

중국 정부가 정상가격보다 낮게 POM을 판매한 LG화학을 상대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부터 한국과 태국, 말레이시아에서 수입 중인 POM(폴리아세탈)에 대한 반덤핑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아시아 기업들의 가격 경쟁에서 밀린 중국 현지 기업들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정부가 LG화학·코오롱플라스틱·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 등이 생산하는 한국산 폴리아세탈 제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24일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24일 '2016년 제57호 공고'를 통해 한국, 태국,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하는 폴리아세탈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기간은 오는 2017년 10월24일까지며, 반덤핑행위 조사기간은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중국 기업들의 신청에 따라 이뤄졌다. 

이들은 한국과 태국, 말레이시아산 폴리아세탈이 정상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중국에 수출해 현지 기업과 산업에 손해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한국 기업들의 덤핑 마진은 58.9%다.

▲ 자료:LG경제연구원

폴리아세탈은 자동차 부속품, 전자전기, 공업기계, 일용품. 운동기계, 의류기계, 건축재료 등에 사용되는 재료다. 

한국은 올해 상반기 기준 중국 폴리아세탈 수입 시장에서 2만6600달러 규모를 수출해 점유율 1위다. 

한·중 FTA 협정에 따라 관세는 기존 6.5%에서 2017년부터 5.2%로 인하될 예정이어서 수출 경쟁력 강화가 기대됐다.

코트라 관계자는 "현재는 반덤핑 조사 착수 단계로 직접적인 수출 급감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최종적으로 반덤핑 관세 부과 조치 여부 및 반덤핑 관세율 수준에 따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이번 조사 대상이 LG화학, 코오롱플라스틱 등 폴리아세탈의 대중 수출에서 비중이 큰 기업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현지 시장 점유율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관련 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EU 집행위 "한국 기업 판매가격 인하해 EU 역내 점유율 높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한국산 경량감열지 제품에 대해 12.1%의 잠정관세를 부과했다.

24일 코트라 브뤼셀무역관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지난 17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집행위 규정을 공포하고 관보에 실었다. 판정은 18일부터 6개월간 적용된다.

경량감열지는 약품을 처리해 열을 가하면 글자나 이미지 등이 표현되는 특수용지다. 영수증이나 은행 순번 대기표 등에 주로 사용된다.
 
EU 집행위는 지난 1월 4일 유럽감열지협회의 제소로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들어온 한국산 경량감열지 제품을 조사한 결과 "한국산 제품의 역내 수입이 증가하면서 역내산 제품의 시장판매가격과 점유율이 감소했다"고 판단했다.

2015년 EU 역내 경량감열지 소비량은 18만9천∼19만4천t으로 2012년보다 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역내산 제품 판매량은 16만∼16만5천t으로 2012년보다 1%가량 늘었다.
 
그러나 역내산 제품 판매 가격은 2015년 기준 t당 1천176유로를 기록하며 2012년보다 오히려 11% 떨어졌다. 시장 점유율도 2012년 96.9%에서 2012년 90.3%, 2014년 86.7%, 2015년 85.1%로 계속 줄고 있다.

한국산 제품의 EU 수출은 2015년 기준 2만3천∼2만8천t으로 2012년보다 22.8배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은 2012년 0.7%에 불과했지만, 2013년 8.0%, 2014년 12.4%, 2015년 13.6% 등으로 큰 폭 늘었다.

한국산 제품 가격은 2012년 t당 1천400∼1천500유로에서 2015년 1천200∼1천300유로로 15% 내렸다.

▲ 자료:LG경제연구원

집행위는 한국산 제품에 대한 정확한 덤핑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중국, 미국 등 다른 역외국으로부터의 수출 추이 역시 함께 조사했다.

이들 역외국 제품 수출 규모는 2012년 3천500~5천t에서 2015년 2천~3천500t으로 감소했지만, 판매가격은 t당 799유로에서 1천147유로로 4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행위는 "다른 역외국은 수출 규모가 감소해도 판매가격이 오른 데 반해 한국은 수출이 급증했는데도 가격이 내렸다"며 "한국 수출기업이 제품 가격을 인하해 EU 역내 시장 점유를 급속도로 늘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2년부터 조사 기간 한국 기업의 역내 판매량 및 시장 점유율의 실질적 증가가 역내 기업의 시장 점유율과 판매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인과관계가 성립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코트라는 "집행위의 잠정 반덤핑 관세부과 판정에 따라 우리나라 관련 수출업계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EU로 제품을 수출 중인 우리 기업은 EU에서 주장하는 역내산업 피해가 한국산 제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소명해 반덤핑 무혐의 또는 관세 인하를 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현재는 반덤핑 조사 착수단계로 직접적인 수출 급감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최종적으로 반덤핑 관세 부과 조치 여부 및 반덤핑 관세율 수준에 따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