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경제 초반 어려움 예상되나 지속적인 역량 투입 필요

수소경제의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제 그린에너지의 핵심 수소는 글로벌화의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픽_뉴스워커 DB>
수소경제의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제 그린에너지의 핵심 수소는 글로벌화의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픽_뉴스워커 DB>

한국, 수소 생산부문 열세이나 빠른 국산화와 우수한 기술력에서 강점 가져


지난 10월 30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한국의 수소경제 ‘가치사슬(Value Chain)’을 평가하면서 수소 생산부문에서 가격경쟁력이 좋지 못하지만, 수소전기 차와 수소발전 등 최종단계의 기술력이 우수하고 유통 과정에서 국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성장성이 양호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생산 방식에 따라 수소는 크게 ‘그레이(Grey)수소’, ‘블루(Blue)수소’, ‘그린(Green)수소’의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그레이수소는 화석연료를 이용하여 생산된 수소로 생산 공정에서 탄소가 발생한다는 한계가 있고,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 생산 방식에 ‘CCS(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적용하여 발생하는 탄소의 양을 억제하여 생산한 수소를 의미한다.

이와 달리 그린수소를 얻는 방법에는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얻는 ‘수전해’가 대표적이다.

그린수소는 생산 공정에서 화석연료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수소생산 후에도 탄소가 발생하지 않으며, 태양광 혹은 해상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와 결합될 경우 수소생산 공정 전반부에 걸쳐 탄소가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적인 생산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소는 한국 국내의 수소 소비증가에 따라 한국 정부가 2025년까지 총 3만 톤 규모의 추출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며, 민간에서는 ‘SK석유화학’과 ‘현대제철’이 부생수소를 생산하고 ‘효성화학’과 ‘SK가스’가 액화수소 생산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수소경제 초기에는 부생수소나 추출수소인 그레이 수소의 비중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어 탄소 발생을 어느 정도 용인해야 하며 수소생산 원료로 거론되는 LNG의 가격이 비싸 미국이나 중동 같은 국가에 비해 수소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연구소는 재생에너지 원가 하락과 수전해 관련 기술 개선, 그리고 규모의 경제로 2035~2040년까지 호주, 중국, 유럽 일부 국가 등의 그린수소 가격이 그레이수소 수준까지 하락하여 경제성을 갖출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연구소는 수소경제 후기에도 한국의 그린 수소 생산이 해외와 비교하여 가격 경쟁력이 열세에 있을 수 있고 공급량이 부족할 수 있는데, 이는 해외의 수소기지 건설이나 수소의 수입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운송과 저장에 있어서 단기적으로는 ‘튜브트레일러’를 이용한 기체수소를 운송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나, 장기적으로는 수소를 영하 253도 이하로 냉각하여 액화수소를 운송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경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론적으로 액화수소는 기체상태의 수소와 비교하여 저장량이 약 240배 증가하고 운송비는 기체수소의 10분의 1에 불과하므로 액화수소 관련 기술력 수준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으로 수소 충전소 보급 속도는 빠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업초기에는 가동률이 낮아 당분간 수익성이 저조할 것으로 전망되어 지원책이 요구된다.

그러나 연구소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가동률이 상승할 것이며 기존 주유소를 활용하는 복합형 충전소를 구축할 경우 건설비를 절감할 수 있어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는 장기적 전망은 양호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편 발전용 연료전지 제작에 있어서 글로벌 점유율 40%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한국의 ‘두산퓨얼셀’, ‘한국퓨얼셀’, ‘블룸SK퓨얼셀’이 강점을 보이고 있으며, ‘넥쏘’와 ‘엑시언트’ 등 세계적인 수소전기 차 모델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의 기술력 또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다만 연료전지 제작에 필요한 백금촉매, 전해질 막과 같은 부품들이 수입되고 있으므로 국제협력을 강화하여 국내 생산을 꾀하거나 국산화를 추진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해외에서도 광범위한 분야에서 수소경제 전략 추진 중


‘KOTRA’에 따르면 독일, 영국 등의 국가는 광범위한 분야에서 수소경제 진입을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월 2일 KOTRA의 독일 뮌헨 무역관에서는 2050년까지 탄소 제로를 달성하려는 ‘유럽 그린 딜 정책’과 2022년까지 원자력 발전소와 2038년까지 석탄 발전소를 전면 폐쇄하는 내용의 ‘에너지전환정책’으로 수소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독일에서는 디젤 기관차를 수소연료전지 열차로 전환하려는 계획이 추진 중인데 프랑스 열차 제조 기업인 ‘Alstrom’은 니더작센 주 소재 운송회사 ‘LNVG’로부터 2021년 말까지 수소연료전지 열차 14대의 추가 주문을 받았으며 헤센(Hessen)州 운송회사 ‘RMV’로부터는 수소연료전지 열차 27대의 구매 주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독일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증가시키기로 결정했는데 바람이나 태양광의 세기 등 발전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 환경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ESS’나 ‘P2G’ 등 잉여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때 P2G란 ‘Power To Gas’를 의미하는 것으로 잉여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하는 것이 아닌 수소 등 기체 형태로 저장하는 것을 뜻한다.

뮌헨 무역관에 따르면 P2G 기술은 약 1TWh 정도의 대용량 저장과 약 1000시간까지 장기간 저장이 가능하며, 가스 형태로의 에너지 변환율이 70%에 이를 정도로 좋아 외부 환경 변동성에 취약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저장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지난 10월 7일 KOTRA의 영국 런던 무역관에서도 영국 내에서 수소를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과 코로나19로 타격받은 경제회복의 해법으로서 주목하고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런던 무역관에 따르면 2020년 7월 ‘존슨’ 영국 총리는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해 3억 5000만 파운드(한화 약 5125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이보다 앞선 2020년 6월 영국의 주요 기업 41개사가 ‘Hydrogen Strategy Now’ 동맹을 맺고 영국 정부의 국가적 수소전략을 요구하며 수소 프로젝트 및 관련 일자리 창출에 15억 파운드(한화 약 2조 1968억 원)를 투자할 준비가 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2020년 8월에는 ‘수소 대책위원회(Hydrogen Taskforce)’가 영국이 수소 에너지 사용 확대를 통해 2035년까지 180억 파운드(한화 약 26조 3570억 원) 규모의 경제효과 및 7만 5000개의 일자리 창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통해 수소경제에 주목했다.

2020년 4월 북아일랜드 기반 버스업체인 ‘Wrightbus’는 2024년까지 영국에 수소 버스 3000대를 공급할 것이며 2023년까지 덴마크, 라트비아에 수소 버스 200대씩을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힐 정도로 운송수단에서도 수소의 가치가 인정받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 또한 수소전기 차 개발 프로젝트인 ‘Project Zeus’를 발동하여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SUV를 개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호주 맬버른 무역관 등도 주재국들이 수소경제 진입 전략을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이는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언급할 정도로 수소경제는 한국에서만 주목받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이 수소경제는 전기에너지를 배터리와 비교하여 에너지밀도가 높고 충전시간이 작은 수소로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각국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태양광과 해상풍력 혹은 핵융합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경우 석유나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의 소비 비중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어 화석연료 생산량이 적은 한국에 강점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수소경제 초기인 현재, 아직 관련 기술이 상용화되지 않은 부분도 존재하고 경제성도 완전히 확보된 것이 아니므로 이에 대한 개선 노력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며, 규모의 경제를 위해 협력하는 한편 시장 선점을 위해 선의의 경쟁 또한 펼쳐나가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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