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 유례없는 코로나19사태로 인해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층은 대입수능을 코앞에 둔 수험생일 것이다. 이들에게 이번 수능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사뭇 궁금하다. <그래픽 뉴스워커>
사상 최초 유례없는 코로나19사태로 인해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층은 대입수능을 코앞에 둔 수험생일 것이다. 이들에게 이번 수능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사뭇 궁금하다. <그래픽 뉴스워커>

1년 체제 수능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매년 긴장되는 시험이었겠지만, 올해 고3인 수험생들은 유독 걱정이 많다. ‘1년 체제 수능’이니, 그럴 만도 하다. 즉, 이번 수능은 지난 2020학년도 수능과도, 2022학년도 수능과도 출제 범위와 응시 과목 구조가 다르다. 1994학년도 수능 이후 처음으로 1년 체제 수능이 돌아온 것이다. 몇 해 전 수능이며 모의고사 기출 문제까지 풀어도 걱정될 텐데, 이렇게 낯선 시험이라니 당혹스러울 만하다.

코로나19와 수능

수험생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것이 체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18년 8월 29일, 교육부에서는 보도자료를 통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짜를 2020년 11월 19일로 결정했음을 알렸다. 변수는 코로나19였다. 코로나19 감염증의 영향으로 각 학교의 개학은 1개월 이상 연기되었다. 그에 따라 수능 역시 불가피하게 2주 연기되었으며, 사상 최초로 12월에 치러지는 수능이 되었다.

정부에서는 코로나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역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병원 시험장과 격리 시험장을, 시험 당일 유증상자를 위한 별도 시험실을 구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에 따라 감독관도 증원될 예정이다. 또, 한 시험실에 24명 안팎으로의 인원 조정과 책상마다 비말을 차단해줄 아크릴 칸막이 설치 또한 계획되었다.

이 칸막이 설치에 관해 의견이 분분했다. 수험생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시험지 규격상 칸막이가 문제 풀이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으며, 심지어는 효과가 없을 것으로 생각해 반감을 보이는 여론도 있었다.

애초에 감독관이 지속해서 마스크 착용을 확인하는 상황에서 비말을 통한 감염 확률은 상당히 낮다. 그에 더해 수능 당일 가동할 히터로 인해 칸막이의 효과는 전혀 없이 공기 순환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반감을 보이는 이의 수는 상당해, 수능 책상용 칸막이 설치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지난 10월 25일 8시 기준 1만 6천 명의 동의를 받았을 정도이다.

학령인원 감소

변수는 또 있다. 대학 모집 정원은 그대로인데 학생 수가 감소한 것이다. 올해 수능을 응시하는 49만 명은 대학 정원보다 무려 6만 명이 적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보다 더 적은 응시자를 예상하며, 수시와 정시 모집 경쟁률이 떨어지고 합격선도 예년보다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졸업생과 재학생

학령인구 감소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자는 5만 5천여 명 줄어들어 최초로 40만 명대가 됐다. 이와 더불어 역대 최고 졸업생 비율이 확인되었다. 작년 수능 결시자까지 감안할 경우 올해 수능의 재수생 비율은 30%에 육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애초에 졸업생 비율은 2019학년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으니,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이러한 조건 속, 전문가들은 이번 수능에서 상당한 양극화를 예상했다. 그동안 졸업생은 상위권에서 강세를 보여 왔다. 반대로 올해 재학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약세 현상이 예상된다. 이런 배경에서 졸업생의 영향력은 예년보다 커지고, 수능에서의 양극화 예상은 자연스러워졌다.

마지막은

지난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수능에 관해 “정부는 확진자도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엄중한 코로나 상황 속에도 ‘기회의 공정’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지켜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매해 교문 앞을 지키던 응원 행렬도 보기 어려워질 것 같다. 장소도, 시간도, 체제도, 심지어는 응시자 수까지 어느 하나 익숙한 것 없이 불안에 떨 올해의 수험생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말해주고 싶다. ‘기회의 공정’은 어른들이 지킬 테니, 걱정 없이 쌓아온 것을 남김없이 쏟아내라고.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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