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 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은(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을 바라지만 바이든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래픽_ 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태영호 국민의 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은(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을 바라지만 바이든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래픽_ 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남북정세] 미국 대선과 관련해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예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북한 고위 외교관 출신의 태영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은은 트럼프 당선을 바라지만 바이든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태 의원은 “북한은 바이든이 지난달 22일 미국 대선 후보의 마지막 토론에서 김정은에 대해 3차례 불량배(thug)라고 불렀지만 지금도 아무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바이든의 불량배 언급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친 개는 한시바삐 몽둥이로 때려잡아야 한다’고 맹비난한 것과 대조된다”며 “(북한의) 이번 침묵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내다봤다.

태 의원은 “북한이 지난 대선과 이번 대선 중 후보였던 트럼프와 바이든의 발언에 대한 반응이 다른 것은 북한도 그만큼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태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돼 ‘북핵 스몰 딜’을 하면 가장 좋다”면서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높던 지난 7월 김여정이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암시하는 글을 보내고, 10월 중 미국 방문도 계획했다. 현재는 트럼프에 대해 아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새롭게 등장할 미국 행정부가 다시 ‘전략적 인내’ 전략으로 쓰더라도 중국의 지원으로 충분히 버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며 “결국 김정은은 트럼프와 바이든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중국과의 신냉전을 벌일 것으로 보고, 중국을 이용해 미국이 자신과의 핵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도록 압박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美 대선날, 北 선전매체는 중국과의 친선관계 ‘강조’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가 이뤄지고 있는 4일(현지시간) 북한은 이날 중국과의 친선 관계를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북한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새로운 높이에서 공고 발전하는 조중(북중)친선’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조중친선은 동서고금에 유례없는 특별한 관계”라며 “그 무엇으로도 깨뜨릴 수 없는 불패의 친선”이라고 과시했다.

매체는 중국이 6·25전쟁에 참전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두 나라 인민은 오래전부터 민족해방 투쟁과 사회주의 건설 등 공동의 위업을 위한 길에서 긴밀히 지지·협조하며 우의와 친선을 두텁게 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 뒤 “오랜 역사적 전통을 가진 조중친선은 최근 연간 두 나라 영도자들에 의해 시대의 요구와 인민의 공동이익에 맞게 새로운 높이에서 더욱 공고히 발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중국의 6·25 참전 70주년을 맞아 평안남도 회창군 소재 중공군 열사릉을 참배하기도 했다. 또한 평양 북중 우의탑과 중국 선양 항미원조 열사릉원, 단둥 항미원조 기념탑에 본인의 이름으로 된 꽃바구니를 보내기도 하는 등 북중 친선을 과시했다.

북한이 대외용 선전매체를 통해 대선 당일 친선 관계를 과시하고 나서 주목된다. 일각에선 북한의 이같은 행보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되는 속에서 이뤄지면서 미중 양측을 향한 ‘메시지’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vs 바이든…대북정책 전개 어떻게 될지 ‘주목’


한편 미국 대선의 개표 상황이 지속되고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대북정책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어떤 행정부가 탄생하느냐에 따라 북핵 협상의 재개 시점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지금 같은 형태의 북미간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에는 외교적 성과를 과시할 필요가 없는 만큼 대북 전략 수정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망했다.

힐 전 차관보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한국 등을 포함시킨 다자간 협상을 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북한의 핵 능력 축소 같은 전제 조건을 내걸며,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다면 김 위원장과의 정상외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또한 차기 미 행정부에서는 북한 인권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VOA에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현재 공석인 북한인권특사가 반드시 임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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