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신지영, 이필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내각 구성이 어느 정도 완성 단계에 진입하였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는 상무부 장관에 윌버 로스를 지명하면서 한미FTA 재협상 착수 가능성이 높아져 국내 수출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먼저 윌버 로스는 세계적인 투자그룹 로스차일드 회장 및 사모투자펀드 WL 로스 운영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경영위기에 처한 기업 싸게 인수 구조조정 후 팔아 수익을 내는 ‘기업 사냥꾼’별명을 가지고 있다.

윌버 로스는 아시아 시장에 정통, 1997 년 IMF 때 한국 정부와 기업의 외자유치 약점 악용한 바 있다. 손익 계산에 능한 투자자의 면모로 한미 FTA, NAFTA 에 대한 미국의 손해를 주장한 바 있다. 중국에는 중국제 상품에 대한 45% 관세는 필수 아니며 중국은 큰 고객임을 강조했다.

▲ 트럼프 캐비닛 개요 (자료: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로스 내정자는 1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수출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제조업 상품을 여럿 발굴할 수 있다"며 "그러려면 다른 나라들에 의한 인공적 장벽들을 없애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컨대 중국은 세계 최대 수출국이지만 전 세계에서 수입품에 가장 높은 관세를 매긴다"며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2일 교도(共同)통신 등 일본 언론은 일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 아소 부총리가 1일 로스의 대리인과 도쿄(東京)에서 만나 로스의 친서를 받았다고 전했다.서신에는 미일 협력 관계가 중요하다는 취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행정부의 주요 인사는 대통령과 부통령 그리고 15개 부서별 장관들로 이루어진다. 15명중 외교 및 예산 등 국가 행정을 총괄하는 국무부 장관이 부통령 다음으로 영향력이 높으며 그 다음으로 국가 재정을 담당하는 재무부, 방위를 담당하는 국방부, 법률을 담당하는 법무부 장관 순으로 영향력이 높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무부 장관 윌버 로스의 한미 FTA 재협상 의지와 벤 카슨의 미국 주택시장 개혁은 다소 위험요소로 작용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책이 구체적으로 오픈 되면서 불확실성은 점차 해소되고 그 동안 과도하게 작용한 우려가 완화되어가는 과정에서 미국 경기를 중심으로 살아나는 실물경기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 美 상무부 장관 내정자 윌버 로스 (자료: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티븐 므누신의 재무부 장관 지명은 신흥국 중심으로 나타난 보호무역 우려와 금리 상승세를 다소 완화시킬 수 있으며 제임스 매티스의 국방부 장관 지명은 미국과의 동맹을 통한 한국 국방 산업의 도약을 장려 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의 불법 이민자 강경책과 일레인 차오 운수부 장관의 미국 인프라 투자 확대 법안 그리고 톰 프라이스 보건부 장관의 신약 규제 완화정책은 임금 상승 효과와 소재/산업재와 제약/바이오 산업의 수요를 진작 효과를 발생 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까지 공식 지명된 캐비닛 멤버와 내정자들을 살펴보면 트럼프는 아웃사이더와 강경보수파 인사들을 전략적으로 등용 한 것을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화당이 반대하거나 크게 중요시 여기지 않는 공약들의 경우 정치계에 입문하는 아웃사이더를 그 부서에 배정하여 정치인들의 반대에 맞설 수 있게끔 하였고 공화당이 공감하는 공약들의 경우 강경 보수파를 지명하여 확실하고 과감한 진행이 가능토록 하였다.

▲ 트럼프가 제시한 10가지 법안 (자료: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 미국 신행정부의 경제정책으로 한국의 가전, 태양광, 2차전지 등의 산업이 타격 가능성 높아져

미국 신행정부의 경제정책으로 한국의 가전, 태양광, 2차전지 등의 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여러 절차를 요구하기 때문에 2017년에 즉각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일정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백다미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미국과의 통상 마찰 리스크 및 한미FTA 재협상에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외환시장 변동에 대한 미세조정 및 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원화 가치의 급변동을 방지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신흥국으로의 성장 무게 중심 이동으로 수출 회복 견인) 세계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2017년에는 성장 무게 중심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여 신흥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수출 회복을 견인할 전망이다. 

최근 신흥국의 성장세 저하는 약 57.5%(2016년 1~10월 기준)의 높은 신흥국 수출 의존도를 보이는 한국의 수출 회복을 제약했다. 그러나 2017년에는 세계 경제의 무게 중심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한국의 수출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화 약세 가능성과 수출가격 경쟁력 강화) 미국의 내수 부양책 및 금리 정상화로 2017년에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한국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향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미국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원화 약세 현상이 나타나 한국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자금 유출 우려, 미국과 중국과의 환율 전쟁 가능성 등으로 연중 원화 환율 변동 리스크도 확대될 우려가 존재한다. 

▲ (자료: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 인플레이션 귀환과 수출단가 상승압력 발생) 미국 경기부양 의지, 중국 공급과잉 완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2017년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기대되면서 수출단가 상승 압력이 발생할 것이다. 최근 미국 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도 강화되고 있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담당한 중국의 생산자물가 반등 역시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세계 경제가 저성장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수출 단가 상승시 구매력을 제약해 수출 물량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수출 회복세 제약) 글로벌 통상 환경이 보호무역주의·신고립주의 중심으로 재편되고 미국과 중국과의 통상 마찰이 심화되면서 가공무역을 통한 한국 제품 수출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최근 미국 무역수지 적자 추세가 지속되며 역대 최대 수준에 근접했으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적자가 중국과의 무역으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반덤핑 조치 강화 등 미국의 대중국 보호무역 조치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중간 통상 마찰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트럼프노믹스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양자간 무역협상 강조, 보호무역주의 및 인프라투자 등을 표방하는 트럼프노믹스로 TPP 표류 및 한미FTA 재협상 압력 등이 우려된다. 미국 트럼프 당선인은 다자간 FTA보다 양자간 FTA를 강조함에 따라 미국 신행정부 출범 시 미국의 TPP 탈퇴가 전망된다. 

TPP 표류는 양자간 FTA에 집중한 한국에게 유리한 상황이나, 동시에 한미FTA 재협상 압력 등 악영향도 우려된다. 또한 미국 신행정부는 보호무역주의 강화, 인프라 투자로 자국 산업 보호 및 수요 확대를 통한 제조업 육성 효과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신행정부의 경제정책으로 한국의 가전, 태양광, 2차전지 등의 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여러 절차를 요구하기 때문에 2017년에 즉각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일정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트럼프 핵심 안보라인 매파 경계령 (자료: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미국 新정부의 통상정책 전망과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대한상의 국제통상위원회는 국제협력 및 통상 이슈에 대한 국내 업계의 의견을 대변하기 위해  ‘미국 新정부의 통상정책 전망과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1일 열렸던 제2차 국제통상위원회에서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을 비롯해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박영안 태영상선 사장, 조윤성 GS25 대표, 박충열 동성코퍼레이션 대표이사, 노운하 파나소닉코리아 대표이사 등 30여개 기업이 참석해 미국 차기 정부의 통상정책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박태호 서울대 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방향과 우리의 과제’ 발표를 통해 “미국은 자국 내 농·축산업계의 만족도를 감안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수준의 통상규범을 반영하기 위해 재협상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박 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방향에 대해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는 극단적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한 공약을 내세워 온 만큼 향후 자국우선주의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과 멕시코 등 대미 무역흑자 국가에 대한 압력은 강화하고, 미국 내 생산제품과 기업에 대한 지원은 늘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태호 교수는 “국내기업들은 미국의 반덤핑규제나 상계관세와 같은 차별적인 조치에 대비해야 한다”며 “나아가 트럼프 정부가 내세울 외국인투자 유인정책, Made in USA 인센티브 제도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미국의 탈퇴선언을 계기로 일시 중단된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을 대신해, 우리나라는 기체결된 15개 FTA를 활용한 수출전략을 짜야한다”고 말했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은 “많은 국내 기업이 미국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부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더 심화된다면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며 “향후 미국 통상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주형환 산업통상부 장관은 트럼프 신정부의 정책방향을 감안할 때 양국 기업 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협력분야를 지난 29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오찬 간담회에서 제시했다. 

주 장관은 "먼저 1조달러 인프라 투자 공약으로 노후화 된 도로·교량·전력 시설 등의 현대화 작업에 한-미 기업이 함께 시공사나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할 기회가 확대될 것이며 美 전통제조업 육성 전략에 따라 자동차, 가전 등의 분야에서 양국 기업들 간 공동 R&D, 인력교류, 인수합병 및 직접투자 등 비즈니스 협력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어 석유, 셰일가스 등의 전통에너지 개발 정책은 우리나라의 에너지안보 및 에너지가격 안정화와 미국의 일자리 창출 및 무역적자 해소에 기여하여 양측이 win-win 하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 언급했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진행될 한미 간 새로운 분업구조로 양국 간 투자기회가 확대될 것이며 이와 관련하여 국내적으로는 외투기업들의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국제기준(Global Standard)에 맞는 규제개선, 고용 유연화 등을 추진,親비즈니스 환경 조성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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