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유럽연합(EU)가 구글,MS 등 IT 기업의 반독점 규제를 마무리 짓지 못한 가운데 글로벌 은행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EU가 애플에 천문학적 과징금을 부과한 후 촉발된 미국과 EU 간 갈등이 JP모건 등 글로벌 은행에서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투자은행 JP모간체이스, HSBC, 크레디트아그리콜이 유리보(Euribor) 조작 혐의로 유럽연합(EU)에 총 4억8550만유로(약 6081억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은행들이 유리보 금리 결정과 관련한 민감한 정보를 교환하고 공모했다며 EU의 반독점 관련법을 위반했다고 EU 집행위원회는 지적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태거 EU 반독점 분과위원장은 "은행들이 다른 기업들처럼 EU (공정)경쟁법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정한 날짜에 유리보 금리는 은행의 현금 흐름에 큰 차이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구글 로고./블룸버그 제공

EU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은행은 JP모건체이스 3억3천700만 유로, 프랑스의 그레디 아그리꼴 1억1천400만 유로, HSBC 3천300만 유로 등이다.

EU는 3년 전에 바클레이즈, 도이치방크, RBS와 소시에테 제네랄 등 4개 글로벌 은행에 대해 같은 혐의로 10억4천만 유로(1조 3천억 원 상당)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들 은행은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EU 리보'로 불리는 기준금리와 연계된 금융상품의 계약을 조작한 혐의다.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은행들은 합의를 거부했다고 EU반독점 당국은 밝혔다. 3개 은행들은 EU의 벌금 결정에 즉각 반발하며 항소의사를 표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 반독점 벌금 폭탄 맞을라…구글, EU에 반격..협상 대신 소송전으로 정면돌파

EU는 구글이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자사의 쇼핑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부각시켰으며 애드센스에서도 경쟁사들의 광고노출을 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EU는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동통신회사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구글의 기본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보조금을 주는 관행도 문제 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가격비교 쇼핑과 검색 광고에서 경쟁을 침해한 혐의로 기소된 구글은 이날 EU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구글은 100쪽짜리 문서에서 EU의 주장을 반박했다.

쇼핑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EU가 아마존 같은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빠른 성장을 고려하지 않고 온라인 쇼핑 시장을 지나치게 좁게 정의했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이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경쟁이 활발하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이런 혐의에 대해 각각 연간 글로벌 매출의 최대 10%를 벌금으로 부과받을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지난해 구글의 글로벌 매출은 745억4천만 달러(약 82조원)였던 점에 비춰 상황에 따라선 벌금액이 수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5년간 구글의 기업 운영 행태를 조사한 EU 집행위원회(EC)는 구글과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EU의 반독점법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짓고 위반 행위에 대한 벌금을 책정중이다.

EU는 지난 4월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자사 앱을 반드시 깔도록 요청하거나 경쟁업체의 소프트웨어(SW)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남용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었다. 

 

▲ 왼쪽부터 제프 와이너 링크트인 CEO, 사티아 나델라 MS CEO, 리드 호프먼 링크트인 이사회 의장 /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 EU, MS '반독점 우려 완화 조건' 링크드인 인수 동의로 일단락

유럽연합(EU)이 6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계 최대 비즈니스 인맥 관리 서비스업체인 링크트인을 인수키로 한 것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링크트인 인수 금액은 262억 달러(약 30조7000억원)로 MS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대형 인수다. 

MS는 지난 6월 전 세계에 4억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링크트인 인수를 발표했지만 경쟁사의 합병 저지로 인수 마무리가 지연되고 있었다. 

EU 집행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사로부터 링크트인을 자사의 윈도 오피스 소프트웨어와 연결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받고 인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EU는 향후 5년간 링크드인을 오피스 프로그램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연결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받았다. 이로써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경쟁 서비스업체를 시장에서 퇴출하기 위해 링크트인 인수를 활용할 것이라는 우려는 제거됐다고 EU 집행위는 설명했다.

▲ 사진=링크트인 홈페이지 캡쳐

MS는 미국과 브라질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마지막 관문인 EU의 승인도 얻어냈다며 조건이 붙기는 했지만 이는 경미한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링크드인 경쟁 업체가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 궁극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들 업체가 MS 시스템을 활용하면서 관련 제품과 서비스도 쓸 것이기 때문. 또 링크드인은 MS 인수 이전에 이미 전문 SNS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분기 회원 수는 4억6700만 명으로 전년보다 18% 늘었다고 WSJ는 덧붙였다. 

앞서 링크트인 인수전에서 마이크로소프트사에 패배한 세일즈포스 닷컴은 EU에 이번 거래에 대해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 사진:텔레그래프

 

◆ 아일랜드, 애플 16조 세금 폭탄 EU 법원에 항소

아일랜드의 애플 항소는 법인세 감면을 통해 외자를 유치하려는 국가간 경쟁에 제동을 건 것으로, 기업들의 조세 회피 요구와 맡물려 복잡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어 주목된다.

아일랜드 정부는 애플에 130억 유로(16조2천억 원)의 천문학적 세금추징 결정을 내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결정에 반발해 EU 법원에 항소키로 했다고  IT전문 매체 더버지가 보도했다.

8일(현지시각) 마이클 누난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아일랜드 정부는 EU집행위원회의 분석과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개별 국가에 아무런 선택권을 주지 않은 이번 결정에 대해 유럽 법원에 항소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9일 법원에 항소장을 낼 예정이다. 

▲ 자료:각사 및 외신 재구성

EU집행위는 8월 30일 아일랜드 정부가 EU 정부지원규정을 위반하고 애플 법인세를 감면해 특혜를 제공한 것이 불법이라며 세금추징을 평결했다.

팀 쿡 애플 CEO는 EU 세금 추징에 “전적으로 정치적 결정”이라며 EU가 미국 기업을 겨냥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반발한 바 있다.

반면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모든 기업은 평등하게 세금을 내야 한다”며 애플 주장을 일축했다.

미국 재계 유력 최고경영자 185명은 EU가 애플을 상대로 내린 거액의 세금추징 결정에 반발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밖에 EU는 페이스북에 대해 개인 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으며, 아마존에 대해서는 룩셈부르크 정부와의 법인세 경감 담합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차량공유서비스인 우버 역시 유럽 각국 정부와 큰 마찰을 겪고 있다. 다만 최근 EU가 유럽 택시업계에 대한 조사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우버의 영업재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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