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합의로 국제유가가 일제히 급등한 가운데, 비OPEC까지 감산에 동참할 것으로 보여 유가의 추가 상승이 전망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으로 미국 셰일 오일 업체가 최대 수혜자가 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파산위기에 몰린 미국에너지회사는 숨통이 트일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제신용평가업체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미국 에너지업계의 자금조달력이 최악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그간 국제유가가 한때 3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그 어느 국가보다 컸다. 국내 건설사는 중동 수주뿐만 아니라 대중동 수출도 급감해 미국 에너지업계 못지않은 고통도 겪어야했다.

OPEC은 지난달 30일 171회 정기총회를 통해 하루 목표생산량을 3250만 배럴로 정하고, 이를 위해 현재보다 12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 지난달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회의.[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석유업계 전문가들은 비OPEC까지 감산에 동참할 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OPEC 회원국은 국제유가가 ‘파이널 드로(final draw)’ 국면에 놓임에 따라 재정적으로 심한 고통에 시달려 왔다. 파이널 드로란 전쟁에서 뚫리면 패전과 직결되는 최후 방어선으로 손익 분기점과는 다른 개념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원유생산업체는 손익 분기점은 배럴당 50달러 내외로 보는 반면 파이널 드로는 40달러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비(非)회원국들에 원유 감산 동참을 요구했다. OPEC은 10일(현지시간)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러시아 등 비회원국 대표들과 만나 산유량을 줄여달라고 촉구했다.

OPEC은 비OPEC 산유국들이 하루 60만 배럴을 감산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가 매우 긍정적인 분위기로 시작했다"며 "60만 배럴보다 더 많은 감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한다"고 말했다.

앞서 OPEC 외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는 이미 하루 30만 배럴을 감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국제유가는 추가적인 감산 기대감에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비회원국인 러시아가 30만 배럴 감산 계획을 밝히는 등 일단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아제르바이잔도 감산 동참 의지를 밝혔고, 키르기즈스탄은 지난달 수준으로 생산량을 동결할 뜻을 시사했다.

▲ 사진:GS칼텍스

 

◆ 최대 수혜자는 美 셰일업체..S&P 최악에서 벗어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에 미국 셰일산업계의 숨통이 트였다. 국제신용평가업체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미국 에너지업계의 자금조달력이 최악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PEC 합의가 문제에 직면한 원유업체들에 희망을 줬지만 기업가치를 높이기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언론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으로 미국 셰일 오일 업체가 최대 수혜자가 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마켓워치가 5일(미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OPEC이 국가별 감산 할당량을 결정한 지난달 3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체결된 원유선물 계약은 58만건으로 고유가가 이어졌던 지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OPEC이 감산에 합의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이다. 당시 OPEC은 하루 평균 150만배럴 감축 결정을 내렸었다.

매체는 OPEC 회원국들이 원유 가격을 짓눌렀던 시장의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감산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원유 시장이 환호하고 있지만 진정한 승자는 미국의 셰일 오일 업계라고 평가했다.

OPEC이 하루 산유량을 3천250만 배럴로 제한하기로 한 이후 유가는 한 주 동안 11% 오르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페리매니지먼트의 찰스 페리 대표는 "셰일업체가 OPEC 감산과 유가 상승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며 "채굴 장비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어 OPEC의 감산 기간이 제한적이더라도 이른 시일 내에 생산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사진:GS칼텍스

미국의 대표 셰일 오일 업체로는 EOG리소시스와 데번에너지, 화이팅석유, 콘티넨탈리소시스 등이 있다.

콘티넨탈의 최고경영자(CEO)인 해럴드 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자로 에너지 장관으로 지명될 여지가 있는 인물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OPEC이 결정한 대로 감산을 이행하면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썬글로벌인베스터스의 미히르 카파디아 대표 겸 창업자는 "유가가 진정으로 회복 궤도에 올랐다"며 "가격 전망을 새로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OPEC은 미국을 비롯한 비회원국으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빼앗길 것이란 우려로 유가 하락을 용인했지만,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감산하게 됐다.

클리퍼데이터의 트로이 빈센트 원유 애널리스트는 OPEC이 저유가를 유도해 고비용 원유 생산 업체들을 고사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있다면서도 스스로 종말의 씨앗을 뿌렸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셰일 업계가 혁신과 효율성에 집중한 데 힘입어 원유 생산 비용이 유가 하락 기간에 대략 절반으로 줄었다"며 "미국 업체들의 원유 생산에 좋은 토대가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