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입지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다. 북한은 비핵화에 대해 그동안 트럼프행정부와 접촉을 유지해 왔지만 이번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통령 당선인으로 부각되면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오리무중으로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북한의 입지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다. 북한은 비핵화에 대해 그동안 트럼프행정부와 접촉을 유지해 왔지만 이번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통령 당선인으로 부각되면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오리무중으로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지금 북한은]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의 대선 승리 선언 이틀 째인 9일에도 별다른 반응없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관영 조선중앙통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도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북한은 현재까지 이번 미국 대선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개표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미국 대선 당시에는 선거 결과가 확정된 다음날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북한이 항상 미국 대선 소식을 전한 것은 아니고, 아예 이와 관련된 언급을 하지 않은 적도 있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11월 미국 대선 당시에는 선거 이튿날 ‘선택을 달리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낸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당선됐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이날 대외적인 뉴스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조류인플루엔자, 열대성 폭풍 피해 등만 소개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낙선에 실망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전이 길어지는 만큼 결과를 좀 더 관망한 뒤 입장을 낼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북한이 바이든 당선인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언제쯤 관련 입장을 표명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 “단기간 북미관계 진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


전문가들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 것과 관련, 북미 협상 전개에 대해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9일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북미관계’ 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미 대선 결과의 후유증과 유권자들의 관심 영역에 대한 정책을 우선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북미관계의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미래는 포스트코로나 또는 위드-코로나 시대로 불리는 예측 불가한 환경이 상수가 된 시대로, 미국의 바이든 신행정부는 선거 이후 내부적인 분열 및 혼란 상황을 조기에 수습하는 데 집중하면서 경제, 코로나, 인종 갈등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나가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오히려 미 대선 이후 후속 처리의 유동성, 미중간 전략적 경쟁의 지속, 북한의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 개최 이후 김정은 정권의 2기 시작 그리고 한국의 대선 국면 진입이라는 정치적 상황이 겹치면서 북미관계에 실질적인 진전을 기대하기는 더 복잡하고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에도 다양하고 복잡한 정치적 일정으로 인해 남북미 모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문제를 정치화할 가능성이 높아 상호 의도에 대해 불신와 진정성에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전략적 인내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시스템 외교 작동”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MBC 라디오 ‘김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지금 바이든 행정부는 국내 문제에 집중해야 될 것”이라며 “코로나 문제부터 경제회복, 대외문제에 관심을 갖더라도 미중 문제와 이란핵합의의 복원, 터키 시리아 문제 등 우선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고 아무래도 북핵 문제나 한반도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바이든이 부통령을 지내면서 ‘전략적 인내’를 지속할 가능성에 대해선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보는 게 중론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왜냐하면 오히려 클린턴 행정부의 적극적 관여정책으로 가도록 해야 되는 게 아니냐, 또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바이든 당선자는 다년간 외교역량을 키워온 분이고 상원 외교위원장을 3번이나 역임했고 특히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하고 햇볕정책을 지지했던 분이기 때문에 1994년도 제네바 핵 합의 때도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활동을 하지 않았나.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렇게 갈 수 있는 그런 공동의 경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이번에도 (바이든 당선인은 북한을) 비핵화 전제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핵능력을 감소시키 데에 동의한다면 만난다고 유연성을 두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이어서 발전하도록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바텀업으로 하기 때문에 시스템 외교가 작동할 것”이라며 “그래서 국회 차원의 외교, 이번에 강경화 장관도 방미합니다만 외교부의 노력, 스태프들 간에 긴밀한 상호토론이 트럼프 대통령 때보다 훨씬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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