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투데이이슈] 부동산시장은 정책의 방향과 아울러 금리의 향배가 시장의 활황 또는 불황을 불러 온다. 여기에 가장 큰 흐름이라 할 수 있는 주택의 공급량까지 감안한다면 실패하지 않는 부동산 투자가 될 것이다. 다만 무엇보다 해마다 변화하는 흐름을 인지해야 하는 부분은 관련하는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쉽게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어 항상 시장의 흐름과 그 흐름속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 2016년인 올해는 제주도 서귀포시의 신공항 건설 호재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가상승률을 보였던 한해로 기억되고 있다.(사진_건설교통부, 그래픽_진우현 기자)

올해의 부동산 시장은 주택을 중심으로 한 분양시장과 강남의 재건축시장이 주도했음을 알 수 있다. 이 기조가 이어진다면 내년도 부동산시장은 토지시장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기에는 변수가 있다. 바로 지난 11월 3일에 있은 소위 11.3부동산대책이 주택시장을 강타하면서 활황세를 보이던 시장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년 부동산시장을 주택보다는 토지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갈파한다. 이에 대해 뉴스워커는 그 배경과 전망있는 지역을 살펴본다.

올해의 토지매매시장은 낮은 금리와 부동산시장의 호조 속에 개발호재까지 이어진 제주지역과 세종신도시, 부산광역시 등이 강세를 보였던 한 해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토지거래시장은 비사업용토지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기산일 기준이 올해 1월부터 적용되면서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내년도인 2017년 토지시장은 7년 만에 최대 규모의 토지보상금이 풀리고 ‘11.3부동산 대책’으로 갈 곳 잃은 유동자금이 토지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가격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제주 지가변동률 2년 연속 7% 대 유지하는 활황세 이어져

올해 토지시장은 부동산 시장의 호황과 중단됐던 개발사업이 속속 재개되면서 전국적인 지가 상승으로 이어졌던 한해다. 한국감정원의 자료를 보면 제주는 2년 연속 7.06%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제주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7.48%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그 뒤를 이어 세종(3.51%)과 부산(3.02%)이 3% 이상 오르고, 대구(2.93%), 대전(2.56%), 서울(2.18%), 강원(2.13%) 등 7개 지역의 지가상승률이 전국 평균(1.97%) 보다 높았다.

제주를 제외한 시도지역에서 상승률 1위 지역을 보면 부산에서 해운대가 5.75%를 기록했으며, 그 뒤로 ‘북항재개발’ 사업으로 수혜를 받는 남구(3.66%)와 부산진구(3.44%)가 부산 토지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지역에서 지가상승률 1위는 2.94%를 보인 원주시가 차지했다. 원주는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라는 더블 호재에 힘입어 인구의 증가가 예상되고 또 이런 배경으로 개통되는 원주~강릉 복선전철 교통망 확충에 따른 접근성 개선으로 투자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경기지역은 미군기지이전, 평택국제화도시, 삼성전자•LG 산업단지 조성 등 다양한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평택이 2.90%의 상승을 가져왔다. 그 뒤를 이어 대규모 주택단지가 조성 중인 하남(2.61%), 남양주(2.40%), 의왕(2.34%) 등의 토지 상승률이 높았다.

하남은 미사지구, 대규모 쇼핑몰, 지하철5호선 연장 등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2017년부터 하남 감일지구에서 본격적인 아파트 분양에 들어간 곳이기도 하다. 남양주는 진건•지금지구 일대 다산신도시 조성과 지하철8호선 연장 공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의왕은 백운호수를 주변으로 해 롯데쇼핑몰과 대규모 주택사업이 이뤄지고 있어 역시 호재로 작용했다. 서울은 국제교류복합지구가 개발되는 강남(2.84%)에서 상승률이 높았다. 국제교류복합지구는 강남구 삼성동과 송파구 잠실운동장까지 연결되는 개발사업으로 송파구도 2.36% 상승했다.

◆ 제주, 세종 등 상승세 와 달리 조선업 불황 여파 따른 경남 거제•울산 동구는 크게 하락

올해 제주와 세종, 원주 등의 지가가 크게 오른데 반해, 경남 거제(-0.42%)는 2004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08년 금융위기에도 떨어지지 않았던 경남 거제 토지시장은 조선•중공업 불황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던 한해다. 조선업 불황으로 인해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 동구도 2008년(-0.59%)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0.3% 떨어졌다. 조선업의 상황 타개가 쉽지 않아 이들 지역의 토지시장은 당분간 약세를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 토지가격은 호재 따라 움직여…동계 올림픽 특수 강원 거래량 급증

용도지역별 필지수 기준으로 전국 토지거래량(1~9월까지)은 217만 필지로 2015년 동기대비 5.21% 감소했다. 세종(-41.2%), 대구(-30.53%), 광주(-23.15%) 지역에서 거래량 감소폭이 컸다. 반면 평창동계올림픽, 도로망 확충, 국책사업 등 동시다발적으로 개발이 진행되는 강원은 2015년 대비 18.92% 급증한 10만5,095 필지가 거래됐다. 제주(5.57%), 경기(3.27%), 충북(3.19%), 인천(2.29%)도 토지거래량이 증가했다. 국정농단 최순실 사태로 인해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평창이 몰매를 맞는 분위기지만 올림픽은 개최가 확정된 상황으로 사태 발발 이후에도 여전히 강원지역 특히 평창을 주변으로 한 토지거래는 활발한 상황이다.

◆ 올해 서울 평균 토지 거래가격 3.3㎡당 1,568만원, 2015년에 비해 평균 179만원 올라

올해 10월까지 발표된 토지 평균 거래가격을 산출해 보면 서울은 3.3㎡당 1,568만원으로 2015년 대비 179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은 복합리조트, 인천공항제2여객터미널 등의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거래평균 가격이 3.3㎡당 209만원 거래됐던 것을 알 수 있다. 2015년과 비교하면 26만원 오른 가격이다. 제주는 2015년 3.3㎡당 26만원 대비 10만원 오른 36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지목별 토지 평균 거래가격을 살펴보면 ‘주유소’가 3.3㎡당 381만원으로 가장 비싸고, 토지활용도가 높은 ‘대지’가 261만원을 기록했다. ‘사적지’ 253만원, ‘주차장’ 242만원 순으로 거래가격이 높았다. 농작물을 재배하는 ‘전(밭)’은 28만원, ‘답(논)’은 21만원 선에 거래가 이뤄졌다. ‘임야(산)’는 평균 6만원선에서 거래됐다.

◆ 토지보상금 19조원의 향방… 주택시장 위축에 반사이익 기대 돼

2017년 토지시장은 풍부한 유동자금이 풀리는 가운데 주택시장의 위축과 분양물량 감소로 안전자산인 토지로 투자수요가 유입될 전망이다. 2017년 토지보상금은 2010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인 19조원이 풀릴 예정이다. 현정부 들어 부동산 개발정책 방향이 주거복지로 선회하면서 토지보상금 규모는 과거 정부에 비해 줄어든 상황을 고려하면 이 같은 토지보상금 규모는 부동산시장에 희소식이다. 보상금 절반은 서울 수서역세권, 제2판교테크노밸리, 과천 기업형 임대주택 등 수도권에서 풀릴 예정이기 때문에 인근 지역의 토지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장기간 진행되는 개발사업 특성상 2016년 인기지역인 제주, 강원, 부산은 2017년에도 투자수요가 이어질 전망이다.

토지시장의 매매를 주도한 층은 4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베이비부머세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주택시장에 신규로 진입한 에코세대는 베이비부머세대의 자녀들이라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향후 토지시장은 지역 개발호재와 아울러 주택시장과 맞물려 가고 있는 양상이다. 다만 내년 주택시장은 크게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 않는 반면, 19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토지보상비의 움직임에 따라 또 하나의 토지 이슈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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