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코로나 백신에 대한 시선

미국의 제약회사 화이자가 코로나19에 대한 백신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미국의 제약회사 화이자가 코로나19에 대한 백신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화이자 백신...

화이자는 미국의 제약회사로,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그리고 지난 9일, 그 중간 분석 결과가 나왔다. 애초 기대한 효과는 바이러스의 60~70% 예방 수준이었지만, 실제 효과는 90% 이상이었다.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 상승 등도 이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감을 현저히 드러낸다.

예방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결과에 미국, 캐나다, 영국, 유럽연합, 일본은 이미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백신 선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1억 회분 우선 공급, 5억 회분 추후 구입 선택권을 포함하여 총 6억 회분, 일본은 1억 2천만 회분, 영국 3천만 회분에 이어 한국 역시 화의자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은...

화이자는 연말까지 백신 5천만 회분 생산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내년에는 최대 13억 회분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FDA가 요구하는 안전성 데이터에 문제가 없고, 백신의 긴급 승인이 이른 시일 내에 나야 가능할 이야기이긴 하다. 이달 셋째 주 FDA에 긴급 승인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하니, 연말 5천만 회분 공급 가능 여부는 시간이 좀 더 지나야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백신 공급에 있어 승인만이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1인당 백신 접종은 2차례 필요하다. 가장 희망적인 상황을 떠올려도 올해 안에는 최대 2천 500만 명만 접종할 수 있다. 또한, 이 백신은 보관 및 운송 시 섭씨 영하 70~80도를 유지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최적 온도를 유지하더라도 보관 가능 기간은 5일이다. 이런 조건에 맞추어 백신을 대량 생산하고 공급하는 일이 원활할지, 전문가들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공급 문제를 제쳐놓고서도 아직 기뻐하긴 이르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험 결과가 매우 고무적이긴 하나 극히 초기 단계의 결과임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고령, 중증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효능 분석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것 등이 고려할 부분이다. 안정성 문제도 있다. 보통 임상 시험은 우선 건강한 사람에게 진행되기 때문에, 기존에 병이 있거나 고령인 사람들에게 어떤 부작용을 불러올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희망...

화이자의 발표대로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의 예방 효과가 90% 이상이라면, 일반 독감 백신의 두 배 이상의 수치를 가진다. 이는 93%의 예방 효과를 가졌던 홍역 백신과 유사한 정도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이러한 소식에 긍정적인 태도를 드러내는 동시에,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방역 협조를 당부했다.

우리 정부는 현재 3천만 명분에 대한 백신 확보를 추진 중이다. 그중 천만 명분은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남은 2천만 명분은 개별기업과 협상을 통해서 확보할 예정이며, 이 개별기업 협상은 해외 기업의 백신 수입과 SK 바이오사이언스 등에서 자체 개발이라는 두 루트를 통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방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백신 공동 개발국인 미국과 독일 국민에 대한 접종이 마무리되고 나서야 우리 국민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 것이고, 그 시기가 내년 하반기는 되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내년 하반기라고 해서 반드시 접종이 가능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확인되지 않은 변수는 상당히 많고, 결과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은, ‘지키는 것’이다.

백신 개발 소식에 너무 들뜨지 않고, 그렇다고 희망을 잃지도 않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고’, 나와 소중한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는’ 일.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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