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에서 바이든 행정부로 변하고 있다.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래픽 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트럼프 행정부에서 바이든 행정부로 변하고 있다.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래픽 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한반도 정세]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가운데, 북미 관계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북한이 정권 교체기 시기에 도발을 해왔다는 점에서 북한의 도발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미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도발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GWIKS)가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NPR)의 앤소니 쿤 한국특파원은 바이든 차기 미 행정부 초기에 북한이 도발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북한이 도발을 원치 않을 수 있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쿤 특파원은 북한이 차기 미국 행정부의 주요 보직 인선 및 정책 윤곽이 나올 때 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점을 알고 있따면서 중국 역시 북한의 도발을 빠르게 방지하려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과거 클린턴 행정부 당시 북미간 ‘제네바 기본합의’, ‘페리 프로세스’, 오바마 행정부 당시 ‘윤일합의’(Leap Day Agreement) 등 과거 민주당 행정부의 대북 관여 노력을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北, 섣부른 도발에 나서면 안된다는 지적도


미국이 내부적 문제와 외교·안보 인선 등 정책에 집중하는 시간 동안 북한이 섣부른 도발에 나서면 안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국의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9일 RFA에 “최근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취임하면 북핵 문제 해결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인정할 것이지만 코로나19 해결 등 미국 내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둘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핵문제가 뒷전으로 밀렸다고 생각해 도발에 나설까 우려된다. 북한과 관여하겠다고 손을 내밀었던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기에 북한은 핵실험을 단행했다”며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가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도발에 나선다면 (차기 미국 행정부의) 협상 의지에 찬물을 끼얹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 2009년 5월 오바마 대통령 취임 직후에 2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현재 당면한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고 번영을 추구하려 한다면 미국과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北에 태도 변화 촉구


이와 관련, 통일부 장관을 지낸 김연철 전 장관도 북한이 가장 먼저 ‘태도 변화’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장관은 1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비핵화 문제를 실무협상부터 단계적으로 풀어갈 텐데, 북한이 '도발 카드'를 사용하면 대화 동력을 이어가기 어렵다”며 “북미 간 진정한 신뢰가 구축되면 바이든 시대에도 제네바 합의 성과가 재연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전 장관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선 “당 창건 기념식에 등장한 무기들의 실전 배치를 위해 전략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이 이를 원치 않기 때문에 북중 동맹을 강화하는 정세와 부딪히고 유엔 제재가 강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만약 북한이 오바마 정부 출범때처럼 전략도발을 한다면 오판이 될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1기 밖에 안돼 주어진 시간 동안 집중해야 하는데 북핵 협상은 더 어려워진다”며 “북한은 늘 벼랑끝 전술 형식으로 남북관계를 악화시켜 미국을 움직이는 전략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제 북한도 달라져야 한다. 바이든 정부에선 북핵 협상에 대한 한미간 전략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두고 남북이 세부적으로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정부의 돌파구 마련과 관련해서는 “국민들의 불신이 굉장히 크다. 남북관계는 양면성을 지닌 만큼 국민들의 합의를 모아 추진해야 하는 정책”이라며 “국민들이 신뢰하려면 남북관계도 일시적이라도 성과가 필요하지만 교착이 너무 길어지고 있다. 연락사무소 폭파나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서는 북측과 매듭을 짓고 나아가는 게 지속 가능한 대북정책을 만드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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