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일본 정상회의 기자회견 지난 5월 브뤼셀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가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의장(가운데),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오른쪽)과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FP)

[뉴스워커] EU-일본 FTA가 연내 타결이 무산됐다. 치즈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최근 미국 대선에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EU와 일본은 다시 양측 간 FTA 협상에 박차를 가하려는 움직임이 맞아들어가는 듯 했다.

트럼프의 당선 이후 미국이 일본과 체결한 TPP(환태평양동반자협정)를 무효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EU와 협상 중인 TTIP(범 대서양무역투자 동반자협정)도 당분간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EU·일본에선 EU·일본 간 FTA라도 조속히 타결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이에 EU와 일본에서는 양측 간 FTA라도 조속히 타결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양측을 압박했다.

 

한국산 제품들은 지난 5년간 유럽시장에서 한·EU FTA에 따른 관세 철폐 또는 인하 혜택을 누려왔으나 EU·일본 간 FTA가 체결되면 일본산 제품도 'FTA 효과'를 보게 돼 한국 제품은 일본 제품과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일본의 EU산 돼지고기와 치즈 등 농산물에 대한 관세철폐와 EU의 일본산 자동차와 전자제품에 대한 관세 삭감 문제다.

17일 NHK에 따르면 EU 협상팀 대표인 마우로 페트리치오네 EU 집행위원회 통상담당 국장은 17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여러 주 동안 중요한 진전이 있었지만, 매우 복잡한 문제도 있다"며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몇주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페트리치오네 대표는 돼지고기 문제에 대해선 "논의가 잘 진행됐다. 조만간 타결에 이를 것으로 확신한다"면서도 치즈 문제에 대해선 "훨씬 복잡하다"고 말했다.

EU와 일본은 지난 13일부터 나흘간 도쿄에서 수석교섭관회의를 열고 EPA 체결을 위한 실무진 차원의 협상을 벌여왔다.

▲ 일본-EU FTA 협상 진행

◆ 日-EU 경제연대협정(EPA) 협상도 난항…연내 큰틀 합의 사실상 무산..'진퇴양난'인 일본

일본과 유럽연합(EU)이 당초의 기대와 달리 경제연대협정(EPA)에 대한 '큰 틀에서의 합의'를 연내 이루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NHK에 따르면 EU 협상팀 대표인 마우로 페트리치오네 EU 집행위원회 통상담당 국장은 17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여러 주 동안 중요한 진전이 있었지만, 매우 복잡한 문제도 있다"며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몇주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불투명한 이 시기에 유럽과 일본이 국제 무역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 일본-EU FTA 협상 진행

EU와 일본은 지난 13일부터 나흘간 도쿄에서 수석교섭관회의를 열고 EPA 체결을 위한 실무진 차원의 협상을 벌여왔다.

협상에서 양측은 자동차 등 공산품과 농축산물, 가공식품 등에 대한 관세 문제에서 의견 차이가 컸다.
 
일본이 EU가 승용차에 대한 관세를 조기에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EU는 일본이 농산물과 가공식품에 대한 관세를 없애야 한다는 입장을 꺾지 않았다.

양측은 수석교섭관회의를 통해 큰 틀에서의 합의를 이룬 뒤 23일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 세실리아 맘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 간의 회담을 열 계획이었지만 협상에 큰 진전이 없는 만큼 예정대로 개최할 수 없게 됐다.

일본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의해 제동이 걸린 뒤 EU와의 EPA 협상에 공을 들여왔다. 일본 아베(安倍) 정부는 협상에서 의견차가 작은 것이라도 합의한 뒤 결과물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일본 측은 EU와의 EPA가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발언과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추진 등의 상황 속에서 일본을 고립에서 벗어나게 할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U와의 EPA 합의 실패에 따라 아베 정부는 연말에만 미국의 TPP 불참,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포함해 잇따라 외교적 악재를 마주하게 됐다.

그동안 일본은 TPP 우선 정책으로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 임기 내에 TPP 협정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이같은 변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의 브렉시트도 일본의 이러한 태도 변화에 힘을 보탰다. 그동안 영국은 일본의 자동차 및 공산품이 EU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창구 역할을 해왔는데 영국이 브렉시트로 EU 단일시장에서 제외된다면, 일본의 전략 수정이 사실상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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