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당신은 모른다. 아파트 놀이터의 중요함을…>

▲ 디자인 정길택, 홍현주, 김자영, 현대건설과 가이아글로벌 설계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는 꿈을 형상화하여 어린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놀이터이다. 애벌레의 꿈을 상징하는 나비의 날개가 친환경에너지인 태양광을 모아 LED 조명을 통해 별자리를 표현하도록 디자인되었다. 그리고 애벌레가 나비로 성장하는 과정을 벽화로 표현하여, 교육적인 측면 또한 강화하였다. 또한 놀이공간 내에 언덕을 조성하여, 아이들이 평면적인 놀이 공간이 아닌 입체적인 공간에서 보다 더 신나게 뛰어 놀 수 있도록 하였다. 현대건설이 짓는 강서힐스테이트 문화놀이터에 설치될 예정이다.

아파트를 처음 장만할 나이 대에 아이는 4~7살이 된다.
아이들이 놀고 싶어 하는 마음은 부모의 욕망과 동일시된다.
분양을 위해서는 수요자의 욕망을 잡아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성공적인 분양은 조합원의 수익과 직결된다. 특히 도급제 사업에서는…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의 시대적 변천>

80~90년대 중반
비행청소년의 주 무대로 이용됐으며, 이런 이유로 아파트 놀이터를 폐쇄하거나 주민이 순번을 정해 수시로 감시하는 상황이 발생했음. 주로 다음 날 아침이면 놀이터에는 술병이 나돌고 과자봉지, 먹다 남은 음식찌꺼기가 많았음.

90년대 중반~2000년대 중반
단지 내 놀이터의 개선으로 비행청소년이 있을 자리가 사라졌지만, 놀이시설로 인해 아이들 안전사고 속출. 놀이시설에 대한 보험이 만들어지기도 했음.

2000년 중반 이후
단지 내 놀이시설의 고급화 추진. 이 때문에 타 지역 아이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됨. 아파트주민대표자회의에서 타 지역 사람의 놀이시설 이용을 금지하는 사설 법안을 만들어 타 지역 주민이 놀이시설을 이용할 경우 경비원이 쫓아와 나가라고 윽박지르는 현상 많아짐.

아파트를 차별화하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 중 기성세대가 쉽게 놓치기 쉬운 부분이 아파트 놀이

▲ 디자인 이성재, 현대건설과 데오스웍스 설계
시설이다. 아파트는 특성상 층간소음이 심하다. 위층의 쿵쿵거리는 소음으로 인해 주민간의 불화가 발생하고 심지어 살인까지 일어나는 심각한 사태로 번지기도 한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지만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아이답게 길러야 한다.

이 때문에 놀이시설은 중요하다. 아이들이 쉽게 싫증을 내는 놀이시설은 있으나마다하다. 만약 우리 아파트의 놀이시설이 그저 그런 평범하다면 아이들은 더 이상 그곳에 가지 않으려 한다. 아이가 가면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부모도 간다. 결국 부모의 마음은 아이의 마음과 같다. 놀이시설이 좋은 곳으로 이사하고 싶어진다.

과거의 아파트 단지 내 놀이시설은 중요하지 않았다. 관심 밖의 대상이었다. 놀이시설은 의무적으로 건립하지만 관리 소홀과 청소년이 즐길 만한 곳이 없는 관계로 주로 밤이면 비행청소년의 주 무대로 전락했다.
그 후 놀이시설 관리의 중요성이 인식돼 시설의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안전사고다. 아이가 미끄럼틀에서 떨어져 팔이 부러지거나 바닥의 모래로 흙장난을 하다고 눈을 비벼 눈병이 나는 등 여러 가지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했다.
2000년 들어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바닥을 우레탄 소재로 바뀌고 놀이시설도 한층 고급화가 추진됐다. 비용을 많이 들이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니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지역 간의 위화감이다. 어떤 아파트단지는 평범한 놀이터인데 어느 곳은 미끄럼틀이 8단으로 아이들이 높은 곳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는 쾌감을 맛볼 수 있다. 타 지역 아이들과 부모가 8단 놀이터가 있는 아파트로 다소 멀지만 몰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경비원은 타 지역 사람들은 놀 수 없다면 쫓아낸다.

#1.강서 쪽에 놀이터 등 조성 잘 되어있는 아파트는
지금은 빌라에서 살고 있는데요. 아기를 키우다 보니 놀이터가 있는 아파트가 나을 것 같아서요. 형님이 목동신시가지 아파트에 사셔서 2단지 가봤는데 정말 놀이터며 공원이 잘 되어 있더군요. 아파트라도 다 같지 않고 특히 놀이터며 공원조성 잘되어있는 곳으로 가고 싶은데.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mong****)

#2.저는 서울특별시 성동구 행당2동에 살고 있는 초등학교 5학년입니다. 제가 오늘 친구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있는 놀이터에 갔습니다. 그런데 한참 친구들과 놀고 있는데 경비 아저씨가 나가라 합니다. 그래서 왜냐고 물었더니 이 아파트에 살지 않아서 나가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이파트에 친구가 살고 있다고 그랬는데 그냥 나가라는 겁니다. 놀이터 만들 때 돈 안냈다고 오지 말라내요(csh****)

#3.아파트에 놀이터 하나씩은 있잖아요. ○○아파트에 있는 놀이터에서 노는데 경비가 와 집이 어디냐고 물어 제가 “따른 곳인데요.” 하니 거기 가서 놀래요. ○○아파트에 살고 있는 애만 놀게 해주고. 아파트 놀이터는 그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만 쓸 수 있데요. 놀 곳이 없어 안전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려는데 가라 해요. 그렇다고 위험하게 차길에서 놀 수는 없자나요.(kim****)

위의 사례는 최근에 발생하는 아파트에 관한 이야기다. 아이들이 없어도 손자는 있다. 지금 재개발 또는 재건축을 예정하는 곳이라면 변변한 놀이시설이 없다. 그래서 주변에 지어진 아파트의 놀이터에 간다. 하지만 시설이 좋지 않거나 좋지만 쫓겨나기 일쑤다.

아파트 놀이시설은 왜 중요한가.

▲ 영남대 정성우, 정영호 학생 아이디어, 현대건설과 원앤티에스 디자인 및 설계
첫 번째 사례에서 보듯이 아이와 아이의 부모에게 놀이시설은 매우 중요하다. 내 집이라 할 만한 아파트를 처음 장만할 나이는 대부분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이다. 이 시기는 결혼이후 5~8년차 부부가 많다. 즉, 아이가 4살에서 7살 정도가 된다. 초등학교를 들어가기 직전의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돌아왔지만 놀이터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다시 이곳에서 1시간을 보내야 한다.
엄마의 눈에 놀이시설이 주변 교통시설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주변 시설이야 내가 조금 불편하면 되지만 아이에게 불편함을 줄 수는 없다. 내 아이에게 최고만을 선사해 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기사 후기>
리웍스리포트 집짓는 이야기 ‘랜드마크를 짓자’를 진행하면서 많은 놀이터를 가 보았다. 동심을 사로잡으려는 시행사 및 시공사의 노력이 엿보이는 놀이터가 상당수다. 우주선을 형상화한 사이버파크를 비롯하여, 미끄럼틀이 높게 만들어져 즐거움이 배가 되는, 하지만 안전한 8단 놀이터 등등 분양을 위한 건설사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특이할 만한 것은 눈에 띄지 않았다. 무언가 수요자의 마음을 한 눈에 사로잡을 수 있는 놀이시설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닥쳐있는 부동산 비수기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을 것이다.

※리웍스리포트 집짓는 이야기 ‘랜드마크를 짓자’ 8월호에는 동물을 사랑하는 수요층을 잡아라! 편이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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