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지주회사 한진칼에 산업은행 8000억 투자 계획 밝히며 아시아나 인수 공식화돼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을 골자로 하는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추진을 위해 한진칼과 총 80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내 항공 1,2위 기업의 합병 소식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는 사건이다. <그래픽 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을 골자로 하는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추진을 위해 한진칼과 총 80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내 항공 1,2위 기업의 합병 소식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는 사건이다. <그래픽 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지난 16일 KDB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총 8000억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한진 그룹의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합병 계획을 산업은행이 8000억 투자하겠다며 언론에 발표하면서 공식화된 것이다.


대한항공 인수 설은 지라시가 아니었다


소액주주들은 이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예측하고 있었다. 지난주 장 마감 후에 갑자기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이 인수한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소액 주주들은 아시아나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소액 주주들의 매수에 아시아나 시간 외 거래 주가는 반등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측에선 아시아나 인수 합병설은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다. 현재 대한항공 경영 상황을 보면 아시아나를 인수할 경제적 여유가 없다며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대한항공의 공식 입장에 상승해가던 주가는 곧장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합병설이 갑자기 나온 게 수상하다며 의심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이목이 한껏 집중된 이 시점에 산업은행의 한진칼 투자 계획을 발표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합병설이 진실이었다는 걸 알려준 셈이었다.


산은, 대한항공-아시아나 인수·합병 소식에 투자 계획 밝힌 이유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을 골자로 하는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추진을 위해 한진칼과 총 80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내 항공 1,2위 기업의 합병 소식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는 사안이다. 그 이유로는, IATA(국제항공운송협회)의 지난해 여객과 화물 운송 실적 기준을 적용하며 대한항공 19위를, 아시아나는 29위를 기록했었는데 인수·합병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양사 운송량을 단순 합사해보면 세계 7위권으로 단숨에 올라서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덧붙여 인천공항 슬롯(항공기 이착륙률 허용 능력) 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사와의 협력 확대, 신규 노선 개발, 해외 환승 수요 등을 통해 외형 성장과 규모의 경제 실현을 꾀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럴 경우 노선 운용 합리화와 운영비용 절감, 이자비용 축소 등 통합 시너지 창출을 통해 수익성을 얻을 수 있다고 예측한 것이다.


양사 항공사 직원, 인수·합병 결정에 기대보다 우려가 커


그러나 양사 항공사 직원들은 반응은 한진그룹과 산업은행의 반응과는 다르게 인수·합병 소식이 영 달갑지 않다고 여기는 분위기이다. 직장인 익명게시 앱 ‘블라인드’에서 양사 항공사 직원들의 우려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들을 수 있었는데 아시아나 항공사 직원은 ‘고용 불안’을 이유로 걱정을, 대한항공 항공사 직원은 ‘경영 악화’를 이유로 불안해했다. 한 아시아나 객실 승무원은 인수될 경우 노선 축소가 될 확률이 큰데 구조조정은 불가피해졌다며 벌써 다른 일자리를 찾아봐야겠다는 아쉬움 담긴 글을 올렸다. 다른 아시아나 직원은 대한항공 직원보다는 아시아나 직원 중심으로 해고가 이뤄질 것인데 포스트 코로나 사태로 외국계 항공사 상황도 요새 어려워져 어딜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글도 올라왔다.

대한항공 직원들도 블라인드에 글을 올렸다. 다른 사람들은 10대 항공사가 됐다고 부럽다고 하는데 본인들은 인수·합병으로 어떤 이점이 생기는지 모르겠다고 오히려 자신들도 구조조정당하지 않을지 불안한 입장은 아시아나 항공사 직원과 매한가지라고 밝혔다.

또한 대한항공 항공사 직원은 대한항공이 현재 기내식 사업을 매각한 데 이어 항공정비(MRO) 부문도 따로 분리하겠다는 방안이 거론되자 “아시아나 항공 직원은 다 받아주고 (대한항공) 기내식·정비 직원은 내쫓냐”라는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3자 주주연합, 산업은행 상대로 법정 소송까지 할 수 있다고 밝혀


산업은행 투자 개입이 한진그룹 경영권을 흔들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 한진칼에 투자하기로 한 8000억 중 5000억은 한진칼 유상증자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그럴 경우 조원태 회장 지분이 3자 주주연합(KCGL, 반도그룹,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지분을 초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3자 주주연합은 산업은행 투자 계획은 정부가 민간기업 경영권 다툼에 끼워드는 것과 같다며 즉각 반발했다.

<블로터>가 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증참여 이후 한진그룹 소유 지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조원태 회장 측 지분은 산은 지분을 포함해 41.78%에서 47.99%로 급상승하는 반면, 3자연합 지분율은 45.23%에서 40.41%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개입하기 전 지분을 살피면 한진칼 조원태 회장은 41.78%, 3자 주주연합은 45.23%로 3자 주주연합이 조금 더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유상증자 5000억을 투입할 경우 706 만 2146주를 얻게 되면서 지분율은 10.66%를 차지하게 되면서 양측 지분은 희석돼 조원태 회장의 경우 41.78%→37.33%로 하락하고 3자 주주연합은 45.23%→40.41%로 하락하게 된다.

'45% 지분 확보'에 주력해 온 3자 주주연합으로선 산업은행의 개입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당초 3자 주주연합은 내년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진입을 통해 경영 참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었다. 물론 아직까지 산업은행이 조원태 회장의 편을 들을지는 결정될 상황은 아니었다. 다만, 3자 주주연합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기에 미리 견제를 치는 것이다.

양사 항공사 직원들도 이게 무슨 이득이 있는지 의심하는 인수·합병도 문제지만 3자 주주연합 측에선 산업 은행이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확보할 경우 발생하는 지분 희석을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겠다는 입장을 지니고 있다고 전해진다. 만약 법정 소송으로 산업은행의 경영권 개입을 막을 수 있다면 법적 다툼까지 벌일 기세이다.

전문가들도 갑작스러운 대한항공 인수 발표에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경영 실패로 재정 상황이 나빴던 아시아나가 코로나 사태로 상황이 더 악화되면서 결국 파산을 할 지경까지 되자 정부 입장에서는 국내 2위 항공사가 이대로 망하는 걸 지켜보자니 국가적 손실이 커 한진칼 조원태 회장과 거래를 맺어 경영권 강화를 조건으로 아시아나 인수를 하게 된 것 같다고 추측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모두가 어렵게 삶을 이어나가고 있는데 있는 자들은 그들의 어려움까지도 거래 대상으로 일삼는 이 상황이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양극화가 해결되지 못한 이유가 특별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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