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의 댐, 북한의 임남댐 건립으로 인해 안보라는 국민적 반향을 일으켜 국민 스스로 성금을 내고 건립하게 된 평화의 댐이 1, 2단계를 거치며 3단계째 공사를 진행중에 있다. 정부는 당초 3단계 공사를 2014년에 마무리 하기로 했지만 현재도 공사는 진행중에 있다.<사진 임형근 씨 협찬>

[뉴스워커] 88년 서울 올림픽이 개최될 때 서울 한복판이 물바다가 된다는 이유로 건립된 ‘평화의 댐’이 아직도 공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화의 댐은 북한이 금강산 댐이라고 부르는 ‘임남댐’의 건립으로 인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국민의 자력으로 모은 성금을 661억 원을 활용해 건립된 사력댐으로 1987년부터 1989년까지 3년여에 걸쳐 공사가 진행돼 총 5.9억 톤의 저수량을 수용할 수 있는 댐으로 건립됐다.

하지만 이후 2002년 26.2억 톤의 저수량을 가진 북한의 임남댐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언론에 의해 새어나오면서 수공(水攻)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내야 한다는 우려 속에 우리 정부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2단계 치수능력증대사업을 펼치게 된다. 치수능력증대란 저수량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우리 정부는 2단계 치수능력증대를 통해 기존 5.9억 톤에서 북한의 임남댐의 치수능력보다 훨씬 큰 26.3억 톤으로 늘리는 공사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댐의 높이 80m를 125m까지 높이는 공사를 추진한 바 있다. 정부가 주장하는 추진 배경에는 200년 만에 찾아 온 대홍수에도 끄떡없고 또 임남댐의 붕괴라는 두 가지 우려를 모두 해소할 수 있는 댐의 능력치를 올려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후 평화의 댐은 또 한 번의 공사를 추진하게 된다. 3단계 사업으로 이번에도 치수능력증대사업이지만 정확히는 저수량을 높이는 사업이 아닌 방류능력을 높이는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이 사업은 지난 2012년에 시작해 당초 2014년에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직까지 4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이 공사는 진행 중에 있으며, 완료 목표시점은 재 수정돼 오는 2018년 8월경으로 잡혀 있다.

87년에 시작된 댐 건립사업이 왜 지금까지도 진행되고 있는지 그 배경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는 형국이다. 더구나 국민의 혈세를 투입된 것도 모자라 국민 스스로 자발적으로 모은 성금으로 이뤄진 평화의 댐 건립사업이 왜 20년이 넘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우리 국민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 형국이다. 뉴스워커는 그 배경과 속 내막을 들춰보려 한다.

◆ 궁금증의 시작 ‘평화의 댐 부수 공사에 수백억 혈세 낭비’ 주장 일기도

평화의 댐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댐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만큼 국민이 자발적으로 부담한 재산을 통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이 낸 돈은 국민의 안전이 중심이 된 최우선적 과제를 통해 사용돼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3년 11월 한국수자원공사는 언론사들에게 보도해명자료를 냈다. 제목은 ‘평화의 댐 사업예산은 적정하게 책정・운용 중’이라는 내용으로 당시 한 방송사가 평화의 댐 공사비를 주변 부속사업에 수백억 원을 낭비하고 있으며, 결국 건설사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보도가 있은 다음이었다.

방송사의 보도에 의하면 댐체벽화에 15억원을 낭비했고, 또 공원조성 40억원, 교량 40억원, 관리시설 63억원 등 총 100억원이 훨씬 넘는 혈세를 댐의 능력과는 상관없는 곳에 낭비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의 해명은 평화의 댐은 임남댐의 붕괴에 대비해 치수능력증대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댐 공사부지에 대한 훼손지와 댐 유지관리를 위한 시설에 최소한의 예산이 반영됐다는 것으로 전체 사업비 1480억원(수자원공사에 확인 결과 최종적으로 3단계 공사에 책정된 총 공사비는 1362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기본설계 시 1650억원에서 실시설계를 한 결과 1480억원으로 줄게 됐다는 것이 수자원공사 측의 설명이다.) 가운데 일부만 사용됐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적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로 묻혀버린 것이다. 또 하나는 1단계와 2단계의 댐 공사를 맡았던 건설사가 3단계인 세 번째 공사를 또 맡아, 특정 건설회사만 배불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아울러 제기된 바 있다.

◆ 평화의 댐, 2단계 치수능력증대사업부터 불거지는 의문점

평화의 댐 2단계 사업은 앞서 언급했듯 북한의 수공(水攻)위협으로부터 국민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라는데 그 배경이 있다. 이 같은 여론은 일부 보수언론에 의해 새어져 나왔지만 그 정확한 출처와 근거는 밝혀지지 않은 채 ‘임남댐의 붕괴 위기’라는 보수언론의 보도와 정부의 입맛에 맞게 평화의 댐 2단계 사업은 추진되게 됐다는 게 사회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 시민단체 간부는 “평화의 댐 1단계 사업은 과거 김영삼 정부 때 감사원의 조사에 의해 거짓말로 댐을 조성한 것이 확인 된 바 있는 상황에서 2단계 사업에 이르기까지 출처가 불분명한 보도와 대북 첩보에 의존해 2단계 공사를 추진하게 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고 전했으며 또한 “1단계 때도 공사비가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채 씻기지도 않았는데 2단계에서 수천억 원이 넘는 혈세를 대북 첩보라는 애매모호한 정보에 의존해 공사를 추진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공사에 대한 일체의 감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하지만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는 “2002년 1월 임남댐의 갑작스런 방류가 이뤄지고 댐체에 훼손부가 발견됐다”며 “2002년부터 높이 45m(80m→125m)의 치수능력증대사업을 시작했다”고 전했으며, 또 “2단계 사업은 진입도로를 터널 및 교량으로 변경해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고, 1단계사업 완료 후 방치됐던 석산 등 댐 주변 훼손지를 신공법을 통한 복원으로 댐 하류에 조성된 친수공원 등과 어울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또한 건교부는 2005년 말 2단계 완공 당시 평화의 댐 2단계 사업이 모두 마무리됨으로써 북측 임남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공의 위협과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피해를 방지할 수 있게 됐다는 취지의 자료를 기자들에게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이런 당시 건교부의 발표는 근본적으로 피해를 방지하겠다던 사업이 7년 만에 또 다시 대규모 국민 혈세가 투입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점을 남겼으며, 아직까지도 속 시원한 해답은 나오고 있지 않다는 것은 국민이 다시 금 평화의 댐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로 보인다.

◆ 다시 10년이 지난 2012년 ‘평화의 댐’ 세 번째 공사 시작 ‘1600억 원에서 1480억 원으로 다시 1360억 원으로’…그리고 1만년을 내다 봐야 한다는 정부.

평화의 댐 1단계 공사부터 2단계 공사까지 갖가지 의문점을 남긴 채 완료됐던 1, 2단계 사업에 이어 2단계 사업이 시작된 지 10년여가 지난 2011년. 다시 3단계 치수능력증대사업이 시작된다.

당시 국토부 등 정부가 밝힌 3단계 사업의 근거는 극한 강우 즉 발생 가능한 최대 강우량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그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임남댐 붕괴와 200년에 한번 올까 말까한 강우로 이뤄진 평화의 댐은 지금 상태에서는 불안하기 때문에 1만 년 빈도로 치수능력을 높이기 위해 보강공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 측 평화의 댐 치수능력증대사업의 근거였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지금의 상황을 정부는 1만년을 내다보고 설계를 강화해 댐의 능력치를 최대를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3단계 평화의 댐 치수능력증대사업에 대한 의문점은 허술한 공사비 예산 산정에서부터 시작된다. 정부는 당초 3단계 사업에 대해 1600억 원대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고 그에 관한 근거를 언론을 통해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해당 예산은 1400억원 대로 재 산정됐고, 이후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1300억원 대로 재 책정됐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당초 책정된 3단계 사업 예산은 1650억원이었다”면서도 “이는 기본설계 당시 책정된 예산이었다”며 “이후 실시설계를 한 결과 1480억원, 그리고 실제 공사에 들어갈 시점에는 1360억원으로 재 책정됐다”고 말했다.

평화의 댐의 3단계 공사는 앞서 언급했듯 2단계 사업과 달리, 즉 댐의 높이를 2단계 사업까지의 125m보다 더 높여 저수량을 증대시키는 사업이 아닌, 댐의 높이와는 상관없이 댐의 방류량 증대를 위해 댐 두께를 보강하는 공사라는 게 정부 측이 말하는 3단계 공사다.

하지만 이에 대해 토목 전문가들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극한강우 때의 수위를 다스릴 치수사업이라면 정상부에 역L자형 옹벽을 세우는 파라피트와 기존 4개의 배수터널, 댐 좌안 50m, 높이 6m, 폭 10m의 터널 보완을 검토해야하는데 3단계 공사는 정 반대로 가고 있어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취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공사비도 부풀려졌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사회시민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이 같은 공사를 추진하기 위해 파라피트를 설치할 경우가 많아야 250억 원 정도 소요되는데, 책정된 예산은 이 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라는 주장이다. 한 시민단체 이사에 따르면 2011년 당시 국토부와 수공 측에 공사비 내역과 특정업체 선정 이유에 대해 해명을 요청했지만 그때마다 내부 검토 협의자료가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평화의 댐 3단계 공사는 공사비를 부풀려 4대강 사업에 쓰인 비용을 보전하기 위한 미봉책이라는 주장도 아울러 제기된 바 있다. 이를 보도한 한 언론은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대형 건설공사에서 설계변경을 통한 공사비 부풀리기 공사변경은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전하며, 수공이 4대강 사업으로 빚더미에 오른 재정난을 보전하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전한 바 있다.

이 밖에서 평화의 댐과 관련해 사회시민단체 등 일각의 주장들은 우리 국민이 기억해 둬야 할 필요가 있다. 당시 주장에 따르면 정치권 일각에서는 1, 2단계 공사를 수주한 대형건설사가 평화의 댐을 독점해오고 있으며, 3단계 공사 또한 1, 2단계를 수주 공사한 업체가 여전히 계속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일감몰아주기가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한편, 평화의 댐 3단계 공사는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해당 건설업체에 확인한 결과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3단계 치수능력증대사업은 오는 2018년 여름경이나 마무리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당초 3단계 공사는 2014년에 마무리 할 것으로 정부 측은 밝혔지만 예산 배정 등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 3년 내 끝나야 할 공사가 5년 넘게 끌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수공 측 관계자는 “공사 예산을 매년 배정받게 되는데 해마다 예산이 삭감 처리되는 통에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100억 원의 예산을 신청하면 80억 원만 승인되어 적은 인력으로 공사를 진행하다보니 공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데, 해당 업체에 확인 한 결과 현재도 꽤 많은 인력이 공사에 투입돼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 2015년 4월에는 평화의 댐 공사 인부 3명, 작업 중 부상…산재보고는 한 명만 되기도

지난 6월 28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9구급활동일지에 대한 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해당 일지에 따르면 지난해인 2015년 4월 15일 늦은 8시경 평화의댐 경사면에서 콘크리트 타설 기계 지붕이 작업 중인 50대 건설인력 3명이 작업 중 부상을 입기도 했다. 두 명은 전신 통증을 호소했고 한 명은 두부열상 증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청 노동자 3명 중 고용노동부에 산재 보고가 이뤄진 것은 한 명뿐이었다는 게 한정애 의원의 얘기다.

◆ 평화의 댐 관련 2, 3단계 치수능력증대사업 의혹 보도 기사 포털에서 사라져

위와 같은 의문에 대해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네이버나 다음 등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에서 해당 기사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의혹이나 의문점과 관련해 독자들이 찾아보려고 해도 흔히 네이버나 다음을 찾아 검색하지만 이 같은 기사나 보도는 찾을 수 없다는 점이 다소 의아한 상태다.

실제 I신문에서 보도한 ‘평화의 댐’관련 기사는 포털에서 검색되지 않는 상태며, 또한 J신문에서 보도한 평화의 댐 관련 기사 또한 찾을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든 의혹관련 기사가 삭제 또는 블라인드 처리된 것은 아니지만 사실관계를 확인 한 후 보도한 기사가 사라졌다는 것은 국민들의 의문을 더욱 증폭시키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 용어설명: 사력댐

댐은 두 가지 방법으로 건립하는데 하나는 콘크리트댐과 다른 하나는 사력댐으로 콘크리트댐은 철근과 콘크리트 구조물로 이뤄졌으며 남한강의 충주댐이 이에 속한다. 반면 사력댐은 소양강댐, 안동댐, 임하댐 등 사력(砂礫), 즉 자갈과 흙으로 댐을 쌓고 외부만 시멘트 콘크리트로 마감한 댐을 말한다. 사력댐은 콘크리트댐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또 북한의 폭격으로부터 일부만 파손될 뿐 댐 전체가 붕괴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북한 접경지대의 댐은 사력댐으로 건립하는 경우가 많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