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새로운 미국의 행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이례적으로 2주째 침묵을 지키고 있다. 조바이든 당선인을 중심으로 한 새 행정부의 등장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북한은 여전히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북한이 새로운 미국의 행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이례적으로 2주째 침묵을 지키고 있다. 조바이든 당선인을 중심으로 한 새 행정부의 등장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북한은 여전히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고 있다.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남북정세]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긴 침묵을 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미국 대선과 관련해 현재까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 지난 15일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이 공개되었으나, 김 위원장은 대선과 관련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 관영 매체를 비롯해 선전매체도 미국 대선에 대한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매체들은 23일 현재까지 새로운 미국 행정부에 대한 보도를 전혀 하지 않은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내년 제8차 당대회를 위한 80일 전투 강화 등 내부결속 보도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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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은 23일 ‘80일 전투와 당 결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 누구도 당 결정을 흥정하거나 어길 권리가 없으며 죽으나사나 무조건 결사 관철해야 할 의무만이 있다”며 자력갱생 정신으로 난관을 돌파할 것을 촉구했다.

신문은 특히“"자력갱생은 우리 당이 일관하게 견지하여온 혁명 방식이며 노동당원의 전투적 기질”이라며 “백두의 굴함없는 공격 정신을 만장약하고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높이 발휘할 때 뚫지 못할 난관, 점령 못할 요새란 없다”고 강조했다.


내부적으로 코로나19 방역·80일 전투 강조…제8차 당대회 준비에 당력 집중?


북한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를 더욱 단단히 해야한다는 기사를 전하기도 했다. 22일 노동신문은 ‘완벽한 봉쇄장벽을’ 제목의 기사에서 “세계적인 보건 위기가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 대비해 완벽한 봉쇄장벽을 구축해 나가는 것은 비상방역전을 보다 강도높이 벌여나가는 데 중차대한 문제”라며 비상방역조치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9일에는 “없어도 살 수 있는 물자 때문에 국경 밖을 넘보다가 자식들을 죽이겠는가 아니면 버텨 견디면서 자식들을 살리겠는가 하는 운명적인 선택 앞에 서있다”며 외부 지원에 대한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북한의 반응에 대해 제8차 당대회를 앞두고 내부결속에 여념이 없다는 분석이다. 당대회 자체가 연례행사가 아닌만큼 각종 행사 준비에 당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관측이다. 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대해 승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메시지를 관망하며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0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세계적인 악성 바이러스 전파 상황의 심각성과 국가방역실태에 대해 상세히 분석, 평가하고 80일 전투의 기본 전선인 비상방역전선을 더욱 철통같이 강화하기 위한 당적, 군사적, 경제적 과업과 방도들에 대하여 밝혔다”고 전한 바 있다.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에 ‘주력’…이인영, 경재계 인사들과 간담회


한편 북한이 아직까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미국의 행정부 교체 시기를 맞아 남북관계의 개선을 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3일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재계 인사들과 간담회를 통해 개성공단 등 남북 경제협력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 장관은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운영 재개와 관련해 기업 및 경제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국내 기업 및 경제단체 관계자들과 만난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LG 등 국내 기업들과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 경제단체, 현대아산·개성공단기업협회 등 남북 경협과 관련된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간담회에서 대북 정책 기조를 설명하고, 경제계 인사들에게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 자리에 현대아산 측도 참석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논의도 오갈지 주목된다. 이 장관은 지난 8월 금강산 관련 단체 회장단과의 면담에서 관광 재개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분야 부별 심사에서 개성공단, 금강산, 철도·도로 협력을 언급하며 “굉장히 중요한 일종의 3종 세트처럼 합의 약속들이 있었던 부분들이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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