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빅딜에 대해 법원이 산업은행 측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인수합병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빅딜에 대해 법원이 산업은행 측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인수합병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외신] 법원이 한진칼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빅딜’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로써 산업은행은 한진칼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한진칼을 이 돈을 대한항공에 빌려주게 되며, 대한항공은 해당 자금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된다.

그러나 두 기업간의 합병이 부채규모가 막대한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자금상황을 개선시킬수 없다는 우려와 독과점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신주발행, 경영 목정 달성에 필요 VS 경영권 방어 목적


로이터통신, 블룸버그, 닛케이아시안리뷰 등 외신은 2일(현지시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집중보도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일, 한진칼의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KCGI는 앞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주식을 새로 발행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지적하며, 이를 무효화하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한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위한 신주발행이 경영권 분쟁 중 일방에 유리한 방식이며, 한국산업은행이 발행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 외에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방법이 존재한다는 등의 입장이다.

재판부는 한진칼의 손을 들어 준 이유에 대해 해당 신주발행이 △경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 △기업 및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한 것 △신주발행이 지배권 구도를 결정적으로 바꿀 가능성 희박 등을 꼽았다.

즉, 재판부는 이번 신주발행이 경영권 방어가 목적이 아닌, 경영상 필요한 신주발행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외신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기록적인 손실을 낸 한국항공업계가 서울중앙지법의 판단으로 최대 규모의 합병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외신은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은, 법원이 주식 매각을 금지할 경우, 대한한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한바 있다고 전했다. 이는 채권자들이 아시아나항공의 붕괴를 막기 위해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외신은 “산업은행이 두 주요 항공사의 구조조정에 힘을 실어 ‘세계 10대 항공사’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 모든 한국인들이 해당 계획을 환영하지는 않았다”며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는 대한항공과의 합병소식에 충격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직원은 지난 30년 동안 대한항공과 경쟁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제는 회사이름을 잃게 돼 공허함이 느낀다”고 익명을 요구한 아시아나항공 직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아시아나 9월 부채비율 2,431.9% ‘심각한 재정문제’


이번 합병에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심각한 부채가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법원이 한진칼의 손을 들어주면서 오늘(3일)부터 본격적인 합병절차가 시작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어제 5천억원을 한진칼에 투입했으며, 한진칼은 오늘 3천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후 한진칼은 해당 8천억원을 대한항공에 빌려주게 되며, 대한항공을 이 자금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이번 자금 투입으로 한진칼의 지분 10.66%와 이사진 3명을 확보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외신은 두 항공사 모두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94% 감소한 76억원을 기록했으며, 매출은 52% 감소한 1조 6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도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53.2% 감소한 7,311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일부 분석가들은 장기적으로 한국항공업계의 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두 개 항공사의 통합이 심각한 재정문제를 완화하는데 거의 도움이 되지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안되는 인공적인 해결책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두 항공사 모두 큰 부채를 떠안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9월 부채 총액은 11.5조원으로 부채 비율은 2,431.9%에 달한다. 대한항공의 부채는 총 22.7조원이며 부채비율은 693%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문제는 항공사의 합병으로 인한 독과점 우려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국내여객시장에서 두 항공사의 합산 점유율을 62.5%로 평가하며, 이번 거래가 업계 경쟁을 약화시키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국내 외에도 각국 독점금지당국으로부터 합의를 확보해야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독점 금지 문제로 일부 노선을 포기해야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항공사가 일부 노선을 포기할 경우 기업의 기지가 약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외신은 “이번 합병의 가장 큰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 2년간 큰 손실 누적으로 급격히 상승한 상태”라고 업계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설명했다.

이어 “대한항공의 자금투입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524%로 낮아질 수 있지만, 합병 이후 통합 항공사가 반등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는 항공사의 크기가 새로운 추진력을 줄 것이라고 희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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