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6월 현대모비스는 국내 부품사 가운데 최초로 국토교통부로부터 현재 개발 중인 자율주행시스템의 실 도로 성능 개발과 검증을 위한 임시운행 허가증과 번호판을 발급 받았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기술이 탑재된 현대차 ‘쏘나타’를 주행 테스트하고 있다. 차는 정부에서 시험운행구역으로 지정한 고속도로(서울~신갈~호법 41km)와 국도(수원, 평택, 용인, 파주 등 )등 총 320㎞ 구간 등을 달린다 (자료=현대모비스)

[뉴스워커] 전 세계 자동차 전장(電裝, 자동차에 들어가는 모든 전자기기) 부문 중 최대 격전지로는 커넥티드카(connected car)가 꼽힌다. 

특히 8일 폐막한 CES2017는 지난해처럼 미래 ‘커넥티드 카’가 존재감을 과시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그룹 회장이 기조 연설에 나서는 등 자동차 업계의 기술 경쟁이 치열했다. 

금번 CES2017 에서 자동차와 관련된 제품을 출시하는 기업은 477 개, 전시면적은 1만 8,580㎡ 로 자동차에 대한 높은 관심은 이어졌다.

기조연설자인 카를로스 곤(Carlos Ghosn) 닛산모터스코퍼레이션(Nissan Motor Corp.)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무배출·무사망 달성이 닛산의 비전이라고 밝혔다. 곤 회장은 “자율주행기술·전기차·커넥티드카라는, 세상의 판을 바꿀 삼각구도를 보면 향후 10년간 지난 50년 동안보다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세대 전기차 닛산 리프(Nissan Leaf)에 준자율주행 기술인 프로파일럿(ProPilot)을 탑재할 예정이며, 또 ‘끊김없는 자율주행(Seamless Autonomous Mobility, SAM)’ 시스템을 출시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기술로 개발된 SAM은 먼 곳에서 자동차가 지나갈 길을 확인하여 운전자를 안심시켜주는 ‘인간참여형(human in the loop)’ 자율주행 기술이다. 

먼저 혼다는 인공지능 감정엔진이 적용된 컨셉트카인 NeuV 를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 코코로 SB 가 개발한 감정 엔진을 탑재하여 단순한 자율주행을 넘어 운전자의 감정에 따른 주행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 혼다는 지난 여름 소프트뱅크와 협력해 AI 기술개발 을 확장발표 한바 있다. 도요타 또한 자율자행차와 관련된 인공지능(AI)를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전용플랫폼인 MEB(Modular Electric Drive Kit) 기반으로 제작된 최초 컴팩트 모델인 'I.D.'를 소개했다. 이를 통해 앱 커넥트(App Connect) 시스템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 앱을 통해 택시를 잡을 수 있고, 폭스바겐 차를 공유하며 탈 수도 있는 우버와 리프트처럼 모바일로 구성된 신개념 공유 서비스다.

테슬라의 대항마로 꼽히는 패러데이 퓨처의 경우 CES 2017에 전시할 예정인 모듈형 아키텍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FFZero1'을 지난 2일에 미리 공개했다. 2년 내 출시를 목표로 하는 이 차에 대해 리차드 킴 페러데이 퓨처 헤드 디자이너는 "바퀴가 달린 극단적인 태블릿"이라고 소개했다.

▲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가 발표한 '차량자동화 레벨 규정표' / 자료: 미국 도로교통안전청

토요타,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CES 2017`에서 인공지능(AI)을 적용한 `2세대 스마트카`를 잇따라 선보였다. 콘셉트-i에 적용된 AI `유이`는 아마존 `알렉사`, 애플 `시리` 등과 같은 음성인식 비서와 유사하다. 운전자와 교감을 통해 운전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운전자의 현재 기분은 어떤지 등을 자동으로 파악해 그것에 맞게 대응한다. 또 장시간 운전으로 운전자 집중력이 떨어지면 스스로 자율주행 모드로 변경한다. 

현대차는 미디어 컨퍼런스와 더불어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아이오닉을 도심에서 운행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전면 레이더와 주행조향보조시스템(LKAS)의 카메라
등을 라이다 기술과 결합하여 차량의 위치와 주변 차량을 비롯한 사물을 감지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주목할 점은 개인 소유의 차량에도 탑재 할 수 있는 기술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 밖에 FCA 에서는 전기 미니밴 퍼시피카 EV 를 공개하며 최초의 양산용 전기 미니밴을 출시하고, BMW 에서는 홀로그램 기술을 통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구축한
‘BMW 홀로액티브 터치 시스템(BMW HoloActive Touch system)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새롭게 완성차 시장에 진입하는 소형자동차 회사인 린스피드는 2 인승 자율주행차 오아시스를 공개하며,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페러데이퓨처는 첫 생산 모델을 이번 CES 에서 공개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새롭게 자동차 산업으로 진입하고 있는 부품 업체들의 진출계획과 기술력이다. 최근 파나소닉의 ZKW 인수, 일본 소프트뱅크와 중국 화웨이와의 자동차 통신기술 공동 개발 및 자율주행 버스/트럭 상용화 계획, 퀄컴의 챠랑용 반도체기업 엔엑스피(NXP) 인수,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다양한 분야에서 자동차산업으로 진입하고 있다. 

컨티넨탈은 단거리 레이더를 활용하여 미리 주변 사물을 인식해 경고를 알려주는 시스템과 트레일러 길이를 측정하는 기술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스마트 액세스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보쉬는 CES 에서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커넥티드 모빌리티,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 센서 기술 분야에 솔루션을 제공하며 자동차뿐만 아니라 연관된 산업까지 포괄하는 ‘심플 커넥티드(Simply.Connected)된 네트워크화 포트폴리오를 선보였다. 

▲ 커넥티드카 시장 규모 예상치 (사진=비즈니스 인사이더)

◆ [시장규모?] 커넥티드카, 2019년까지 159조원으로 성장한다

미국 시장분석업체 트랜스패런시 마켓 리서치(TMR)에 따르면 차량관제,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등의 수요 증가로 커넥티드카 시장이 2019년까지 연간 1320억 달러(한화 15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비자들이 커넥티드 기술 중 가장 선호하는 기술은 실시간 도로교통전보를 반영하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다. 관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커넥티드카 시장 역시 성장이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GM과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은 합작벤처 상하이온스타(SOS)를 설립, 4G LTE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가입자가 100만 명을 돌파했고,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는 바이두와 화웨이,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IT업체가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하기로 결정하는 등 적극적인 개발에 나서는 모습이다.

TMR은 커넥티드카 시장 성장이 하드웨어나 통신비용으로 인해 다소 주춤할 수 있으며 관련 규제와 법 개정, 예를 들어 통행요금 지불 시스템, 운전 중 휴대폰 사용 금지, 통신요금 등 관련 규제가 향후 커넥티드카 시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예측보고서를 통해 보도한 전 세계 커넥티드카 규모는 오는 2021년까지 3억 8천만대에 이른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현재 자동차시장에서 커넥티드카는 스마트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2010년의 상황과 비슷하다"며 “향후 5년에서 10년 사이에 자동차에 인터넷 적용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플랫폼을 줄 수 있으며, 자율주행차 등의 발전으로 인해 자동차업계의 대변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 IP노믹스 '구글 인공지능 반자율차 특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 자율차의 핵심 특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관련 기술에 분포하고 있다. / 자료: 광개토연구소(PatentPia)

◆ [완성차-IT 융합] 완성차와 IT 업계 간 협력...‘카 투 라이프(Car to Life)’ 시대 성큼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의 경우 아직 양산이 거의 진행되지 않은 반면 향후 높은 성장성이 잠재돼 있다. 이 때문에 완성차는 물론 전장, IT 업체들까지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커넥티드 카는 자동차가 모든 생활의 중심이 되는 ‘카 투 라이프(Car to Life)’ 시대를 뜻하는 것으로, 자동차와 IT를 융합해 실시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며 △다른 차량 △교통시설 등과 무선으로 연결돼 △각종 정보 △경고 △원격 제어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기능 등이 제공된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인 스마트카 분야에서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폭스바겐과 피아트 크라이슬러, 메르세데스-벤츠, 혼다 등 다수 주요 완성차 업체가 자율주행차 기술을 선보이며 경쟁이 치열하다.

완성차와 IT 업계 간 협력도 더 구체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닛산은 MS 커넥티드 차량  플랫폼(Connected Vehicle Platform)을 자사 일부 차량에 탑재하기로 했다. 

MS 커넥티드 차량 플랫폼은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에 기반하며, 디지털 비서인 코타나, CRM서비스인 다이내믹스, 오피스365, 파워BI, 스카이프 포 비즈니스 등의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 자료=SK하이닉스

닛산은 MS가 커넥티드 차량 플랫폼과 관련해 끌어들인 첫번째 자동차 제조사 파트너다.

MS는 그동안 포드, 토요타 등 다양한 자동체 업체들과 협력해왔지만 아직까지 명성에 걸맞는 위상은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MS는 커넥티드 차량 플랫폼을 앞세워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는 모습. 닛산 외에 볼보와도 손을 잡았다.

MS의 페기 존슨 부사장은 "자동차 업체들이 커넥티드 카 솔루션을 만드는 것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애저 클라우드는 제조사들이 커넥티드 카에 탑재된 센서들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나 운전자들이 서비스를 쓰는데 따라 나오는 거대한 데이터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신차 인포테인먼트시스템에 퀄컴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탑재하기로 했다. 2018년에 출시되는 신차 인포테인먼트시스템에는 스냅드래곤 820A가 탑재된다. 

`A`는 자동차(Automotiv)를 뜻하는 것으로, 일반 스마트폰용 AP 대비 동작 온도 조건이 강화된다. 신뢰도 역시 높다. 폭스바겐은 2019년부터 출시되는 일부 차량에는 퀄컴의 롱텀에벌루션(LTE) 모뎀칩 X12와 X15가 장착될 예정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레벨4에 해당하는 완전자율주행차 기술개발에 향후 10년 이상을 쏟아부을 전망이다. 올해부터는 고속도로 자율주행기술인 '슈퍼 크루즈' 시스템을 캐딜락에 장착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 벤츠 자율주행차 (사진=CES)

◆ [5G통신-완성차 융합?] 벤츠-KT vs BMW-SKT, 커넥티드카 서비스 경쟁 예고

벤츠-KT 그리고 BMW-SKT가 맞손을 잡고 커넥티드카 서비스에 경쟁을 예고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커넥티드카 서비스 개발에 뛰어든다 . 앞서 BMW코리아가 SK텔레콤과 손잡고 5G 통신망을 이용한 커넥티드카 서비스 개발을 발표한 바 있어 향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벤츠코리아는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순 없지만 국내  최고의 통신 기업인 KT와 함께 최초의 진정한 커넥티드카 서비스 패키지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벤츠코리아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위치정보 사업자 허가를 받고 KT를 협력사로 선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양사는 올해 교통 사고 등 긴급 상황 시 차량 위치 정보를 파악하고, 구조 기관에 연결하는 등의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BMW그룹코리아는 지난해 SK텔레콤과 5세대(5G) 무선통신 커넥티드카 기술 연구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BMW와 SK텔레콤은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 28GHz 주파수 대역의 5G 파일럿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5G 커넥티드카 기술 연구에 들어갔다.

한편, 국산차 중에서는 현대차가 KT와 함께 5G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차 (사진=CES)

◆ [국제표준 주도 경쟁?] 도요타·포드 주도 커넥티드카 기업연합 출범…"국제표준 선점"
   IT기업 구글·애플 등에 기술예속 피하고 교섭력 높이기 위한 전략

커넥티드카 국제표준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미국 포드자동차 주도로 커넥티트 카 국제 기술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전 세계 자동차·전기·전자 기업연합(컨소시엄)이 출범한다.

아사히신문과 NHK 방송 등에 따르면 새로운 기업연합에는 일본 자동차 업체인 후지중공업, 마쓰다, 스즈키는 물론 전기·전자업체 파나소닉, 파이오니아까지 참여할 뿐만 아니라 프랑스 자동차 기업 푸조 시트로앵(PSA) 그룹을 포함해 유럽과 미국의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 등도 참여해 국경과 대륙을 뛰어넘은 거대한 연합체가 탄생 전망이다.

도요타와 포드가 개발한 '스마트디바이스링크(SDL)'을 활용하면 자동차 운전자들은 차에 탑재된 음성인식 기능이나 내비게이션 화면을 사용해 간단하게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어 안전성이나 편리성을 높일 수 있다.

도요타와 포드는 2018년께 SDL을 활용한 자동차 탑재 시스템을 상품화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는 향후 컨소시엄에 소속된 후지중공업이나 마쓰다, 스즈키 등이 순차적으로 SDL기술을 탑재하도록 해 국제기술 표준 선점을 노린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은 카 플레이 개발에 각각 나서면서 커넥티드 카 기술을 둘러싼 업종과 국경을 뛰어넘는 국제표준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따라 세계 1위 자동차제조업체인 도요타는 컨소시엄을 통해 국제표준 경쟁에서 우위에 서보려는 의욕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도요타와 포드 주도로 설립한 컨소시엄에 가맹한 많은 기업은 구글 주도 컨소시엄에도 들어가 있어서 각사는 독자성을 확보하면서 업계표준에도 대응하는 양수겸장 정책을 펴고 있는 게 현실이다.

▲ 전장 사업도 전자업계에 새로운 화두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마무리와 함께 2017년 전장사업을 본격화한다.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스마트 카'용 전장시장 규모는 매년 13%씩 성장해 오는 2025년 186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삼성,하만)

◆ [전장부품 합종연횡?] 삼성 엑시노스 對 LG 오토사...스마트카 대결..합종연횡형 전장부품 사업 구체화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와 독자적인 전장사업을 구축한 LG전자가 올해 들어 스마트카 시장 선점을 위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인포테인먼트 분야 강화에 전념해온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엑시노스 프로세서’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냈고, LG전자는 국내 IT 기업 최초로 ‘오토사’ 프리미엄 파트너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리게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동안 자동차 업체들과 손잡고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강화해나가는 ‘합종연횡’형 사업을 이어나갔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 설립 이전부터 BMW 등과 손잡았고, LG전자는 GM과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와 쉐보레 볼트(Bolt) EV 전장부품 공급에 전념해왔다.두 업체의 ‘합종연횡’형 행보는 올해 더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아우디와의 관계가 더 깊어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향후 출시되는 아우디 차량에 엑시노스 프로세서가 탑재되기 때문이다. 이 프로세서 탑재로 향후 아우디 차량 고객들이 최고 수준의 드라이빙 체험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아우디와의 당시 PSCP 참여 협약식에 참석했던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우리의 메모리 솔루션 기술이 급진적으로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에 쓰이게 돼 흥분된다”며 “고품질 및 개선된 신뢰도를 갖춘 메모리 제품들을 공급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기남 사장의 이같은 로드맵은 약 1년 2개월만에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아우디에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공급하게 된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다”고 선언했다.

하만과의 협업도 삼성전자 전장사업의 기대 효과 중 하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장사업을 회사의 핵심 신성장 사업으로 키우면서 커넥티드카 외로도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핵심 부품, 시스템, 솔루션 등의 분야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자체 전장사업부서(VC사업본부)를 꾸렸다. LG전자는 앞으로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표준 규격 제정에 전념할 방침이다. LG전자의 이같은 움직임에 적극적인 도움을 줄 국제 표준 단체는 바로 오토사(AUTOSAR)다.

오토사는 ‘Automotive Open system Architecture(자동차 오픈 시스템 구성)’의 줄임말로 지난 2003년 설립된 차량용 부품 소프트웨어 분야 국제 표준단체다. BMW, 콘티넨탈, 지멘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전장부품 업체들이 모여 만든 단체이기도 하다.

LG전자는 그동안 협력을 강화했던 GM, 다임러, 폭스바겐 뿐만 아니라 토요타, 콘티넨탈, 보쉬 등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LG전자는 오토사 프리미엄 파트너 자격 획득이 향후 전장사업에 중요한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일평 LG전자 소프트웨어센터장 부사장은 “LG전자의 이번 ‘오토사’ 프리미엄 파트너 승인은 차세대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앞선 IT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국내 출시 예정인 쉐보레 볼트 EV 가능성에 큰 기대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 소프트웨어 표준 플랫폼 ‘오토사 어댑티브’ 공동개발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 현대·기아차가 지난 12월 12일, 경기도 화성시 시청 청사에서 채인석 화성 시장, 박동일 현대·기아차 전자기술센터장 전무 등 행사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을 위한 V2X 시스템 실증 사업' MOU를 체결했다 (사진=현대차)

◆ [해킹·보안?] 스마트카 이슈 부각...더욱 커진 보안 중요성..보안 기업들 진출 '속도'

커넥티드카 산업의 선결과제는 보안성 확보다. 고도의 보안성을 깆추지 못하면 해킹 위협에 뚫린다. 운전자 생명이 담보로 잡힌다. 

통신네트워크를 통해 스마트폰-스마트홈-스마트카가 하나로 연결되면 이러한 보안 위협의 강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게 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이에 자율주행은 보안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자동차는 TV·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이어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하면서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카 시대의 본격 도래를 알렸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이 이번 행사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자율주행으로 사망자가 없고(zero-fatality), 공해가 없는(zero-emission) '더블 제로(double zero)'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보안 위협을 없애는 것이 가장 큰 선결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전자·IT업계 관계자들은 새로운 혁신 기술과 함께 보안 기술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에 보다 많은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완성차·전장부품·소프트웨어(SW) 등 자율주행 관련 비즈니스를 하려는 업체들은 보다 엄격한 기준을 마련,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스마트가전과 스마트카에 탑재되는 컴퓨터 시스템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에 비해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 성능이 높지 않은 터라 제품으로만 놓고 보면 해킹 위협이 크지는 않다.

보안기업들은 스마트카 보안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미국의 보안 기업 시만텍도 최근 커넥티드카 보안 솔루션 '시만텍 어노멀리 디텍션 포 오토모티브'를 출시했다. 

머신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 탑재용 보안 애널리틱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모든 CAN(Controller Area Network) BUS로 모니터링해 차량 운행의 정상상태를 자동으로 학습한다.  

한국정보인증 역시 자율주행과 관련한 보안 인증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 가운데 익명인증기술은 자율주행차량에서 발급될 익명인증서의 핵심기술로 이용돼 자율주행자동차 보안 산업 진출에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사진=다임러트럭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커넥티드카 시장 규모는 지난해 6000억원을 넘어 2020년경 2조7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이 중 충돌방지, 자율주차, 자율주행 등으로 구분되는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 관련 시장이 약 58%를 차지하게 된다. 

김재중 한국정보인증 이사는 "공개키방식(PKI) 암호기술은 전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암호기술로 현재 공인인증서, 바이오인증기술, 블록체인 기술도 PKI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량에 탑재될 차량용인증서도 PKI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하만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마트폰과 달리 스마트카에서의 해킹 이슈는 사람의 목숨이 달린 문제”라며 “안전과 보안이 담보되지 않으면 자율주행 시장은 형성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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