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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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남북정세] 대북특별대표를 맡아 2년여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이끌었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 일정에서 북한을 향해 대화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8일부터 방한 중인 비건 부장관은 10일 아산정책연구원 초청으로 ‘미국과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2018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첫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싱가포르 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비검 부장관은 “싱가포르 정상합의가 우리가 나아갈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잠재력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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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부장관은 “지난 2년간 후퇴, 실망, 놓친 기회들에도 불구하고 내가 대북특별대표를 맡은 첫날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공유한 한반도를 위한 비전이 가능하다고 믿으며 우리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거듭 북한에 대화를 촉구했다.


“北, 지난 2년간 너무 많은 기회를 낭비…美 노력 끝나지 않았다”


특히 그는 “안타깝게도 북한의 대화 상대는 지난 2년간 너무 많은 기회를 낭비했다”며 “우리의 노력은 끝나지 않았고 그래서는 안된다. 외교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 그리고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비건 부장관의 이같은 대북 메시지는 미국의 정권 이양기 속에서 전달되는 사실상 마지막 메시지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직접 북한과의 협상에 나섰던 인물로서 마지막 소회를 전달했다는 평이 나온다.

비건 부장관은 협상이 진척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표현했다. 특히 북한의 체제 특성상 실무협상이 제대로 되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비건 부장관은 “(국제무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각 국가에서 오는 대표들이 권한을 가지고 각자 지속적으로 만나서 로드맵(단계별 이행안)을 만들고, 합의한 목표를 만들고 이를 지도자들이 확고하게 확정 짓는 것”이라며 “이것이 2년 반동안 교훈이다. 북한도 이를 배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한순간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인 관여, 신뢰, 기브앤테이크(Give and Take·주고받기)가 필요하다”며 “그래야 합의로 다가갈 수 있다. 미국은 2년 반 동안 그런 의지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비건, 이인영 만나서는 “북한에 대한 기회의 창, 여전히 열려있어”


비건 부장관은 이번 방한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등 우리 외교라인 주요 당국자들을 만나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이인영 장관을 만나서는 “인도주의 협력을 포함한 남북협력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며 “북한에 대한 기회의 창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비건 부장관은 이 장관과의 조찬 자리에서 그동안 한국 정부의 협조와 지지에 사의를 표하고 “한반도 평화구축에 있어 남북관계 및 한국 정부의 역할과 중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이 장관은 그동안 비건 부장관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노력해온 것을 평가하고 “정세변화에 있어 중요한 시기에 한미간 긴밀한 정책적 조율과 공조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에 있어 실질적 진전을 이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장관과 비건 부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해 지금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부장관은 11일 마지막 일정으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찬이 예정되어 있다. 이에 앞서 그는 켄트 해슈테트 스웨덴 한반도 담당 특사,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오찬을 갖고 한미 현안을 비롯해 다양한 외교 현안에 대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까지 현직으로서 마지막 방한 일정을 모두 마치고 12일 오전 출국할 예정이다.

한편 북한은 비건 부장관의 메시지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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