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기업&고용 윤리] 점점 청년들의 갈 곳이 좁아지는 세상, 그것이 우리 청년들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입니다. 취업이 어렵다보니 스펙만을 쌓아야 합니다. 영어실력에다 일본어, 중국어 그리고 각종 자격증까지 또 회사가 필요로 하는 그 무엇이라도 우리 청년들은 쌓아야 하고, 그것을 토대로 취업이라는 크고 무거운 관문을 밀고 들어가야 합니다.

▲ 사진은 한라시멘트의 채용안내란입니다.이 곳에는 국내 시멘트 산업의 리더 한라시멘트에 도전하세요라고 적혀 있습니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하지만 이런 취업을 위한 스펙은 기업들이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반가운 소식일까요? 기뻐해야 할 소식일까요? 스펙을 쌓는다는 거, 그거 말이 쉽지 절대 녹록치 않습니다. 자격증 그것도 국가가 인정하는 자격증 하나 따기가 어디 쉬운 일입니까? 하다못해 흔하디흔한 공인 자격증 하나 따기도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 출제되는 문제가 어렵습니다. 점점 문제는 꽈배기처럼 꼬아 놓고 수많은 시간을 그곳에 투자해야 그것도 학원을 다니면서 몰두해야 비로소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 그것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취업관문을 뚫고야 말겠다는 각오가 우리 청년들에게는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렵습니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려운 듯해 보이는 것이 대기업의 취업관문인 듯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쌓은 스펙으로도 취업은 어렵습니다. 그리고 앞서 얘기했지만 기업은 스펙을 안본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를 어리석게도 이제야 알게 됐습니다.

기업이 스펙을 보지 않는 이유는 입사하는데도 돈이 존재하고 그 뒷돈의 힘에 의해 취업이 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지난 달 24일의 일입니다. 한 매체는 한라시멘트(주)(문종구 대표이사)가 신입사원을 채용하는데 있어 뒷돈거래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한라시멘트가 신입사원 공채를 모집해 왔지만 지역 주민들에 의해 특정인이 수년간 ‘뒷돈’을 받고 입사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매체는 이곳 주민들의 말을 통해 지난해 8월 경 한라시멘트 신입사원 수시 공개채용 신체검사에서 탈락한 한 응시자 부모가 지역 번영회를 찾아 이곳 회장에게 항의를 했고, 다른 응시자 부모 역시 같은 이유로 항의를 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아들의 한라시멘트 입사를 위한 조건으로 각 3000만원과 4000만원을 번영회장에게 건넸고, 이들은 신체검사에서 떨어졌지만 그 후 이들이 다시 입사에 성공했고 지금은 한라시멘트에 근무 중이라는 것이 이곳 주민들의 주장이라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검은 뒷돈 거래를 한 응시자들이 합격하기 위해서는 결국 정상적으로 입사시험을 보고 합격할 수 있는 성적을 거뒀는데도 취업에 떨어지는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취업의 힘은 ‘스펙’보다 ‘돈’의 힘이 더 센 가봅니다. 취직이라는 꿈은 ‘스펙’이나 그 어떤 자질로도 이뤄질 수 없고 단지 ‘돈’이 만드는 것인가 봅니다. 언제쯤 올바른 세상이 찾아올까요? 언제쯤 실력이 그리고 열정이 인정받는 세상이 눈앞에 현실이 될까요?

어쩌면 그런 세상은 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이미 수십 년 아닌 수천 년 동안 취업과 관련한 뒷돈 거래는 있어 왔습니다. 이것이 단 몇 십 년 만에 또는 몇 백 년 만에 사라질까요? 아마도 한라시멘트와 같은 취업 비리 문제는 해마다 수십 번씩 불거지게 될 것입니다. 이미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뒷돈을 받고 취업이든 그 어떤 것이든 편의를 봐주는 개인이나 업체는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것을 떨쳐버리거나 무시하고 단지 실력으로 열정으로 인정받으려면 단지, 노력과 열정만으로는 안 될지도 모릅니다. 잠시도 쉬지 않고, 그저 1등을 하기 위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노력해야 비로소 취업관문은 삐거덕하며 밀리게 될 것입니다. 수십, 수백 명의 참가자 중 1등을 하면 취업이 되고 그래서 취업비리와 같은 억울함은 없을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당신이 1등을 할 수 있을까가 문제입니다. 하나만 묻겠습니다. “당신은 1등할 자신이 있습니까” 있다면 도전하세요.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냥 세상을 비난하세요. 그것이 더 빠른 현실자각일 것입니다. 그리고 적어도 억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피나는 도전이 새로운 인생을 만드는 것’은 맞습니다. ‘피 나지 않는 인생이 어디 인생인가’라고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 피나는 노력 해봤습니까? 그게 얼마나 어려운데, 그리고 그게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려야 하는데, 아십니까? 아마 얼마의 피를 흘리면 되는지 안다면 그 노력 해 볼만합니다. 한데 말입니다. 대체 얼마만큼의 피를 흘려야 그 노력이 성공으로 바뀌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문제 아닙니까? 여기서 말하는 피는 단순히 피를 얘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쯤은 아실 것입니다. 피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젊은이들에게는 시간과 노력이 ‘피’가 되고, 사업가에게는 다른 것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돈’이 피가 되는 것입니다.

그 피를 흘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청년은 한 해 또 한해가 지나면서 장년이 되어가고, 사업가는 뚝뚝 흘리는 피가 어느덧 빚더미가 되고 사채업자의 표적이 되는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최순실 사태를 만들어낸 지금의 국가, 우리 대한민국은 청년에게 창업을 권유합니다. 취업이 안 되니 창업을 하라고 떠미는 것이지 그게 꼭 창업을 하라는 얘기일까요? 곱씹어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소비를 해야 경제가 돌아간다는 단순한 논리로 청년에겐 일자리가 필요하지만 그것이 안되니 창업을 권하는 사회를 만들게 된 것 아닙니까?

또 나라의 입장에서는 우리 청년이 구글의 ‘래리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이나 페이스북의 ‘마크저커버그’처럼 창업을 해 엄청난 부를 창출하는 것이 그저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의 부(富)는 국가의 富이기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가 내 사회의 인식이 창업의 틀을 완성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청년을 창업으로 떠밀고 또 나라 보증(결국 빚이 되는)을 통해 수천만~수억 원씩 대출을 해주는 것 아닐까요? 이렇게 돈을 빌려 창업이 망가지면 돈을 빌린 청년들은 되지도 않고, 하기도 어려운 취업문을 다시 두드려야 하고, 억대의 돈을 순차적으로 갚아나가야 하지만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습니다. 아마도 300만원을 월 급여로 받으면, 100만원씩은 갚아나가야 할 것이고 그러면 100개월(빌린 자금이 1억 원일 때)이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월 300만원의 급여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입니다. 당신이 서울대 등 SKY출신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어쩌면 SKY도 어려운 신입사원 월급이 일지도 모릅니다.

정말 너무도 하십니다. 취업비리를 만들었던 ‘한라시멘트’도 그리고 사자의 부모처럼 청년을 창업이라는 낭떠러지에 밀어, 살아남는 자만 키우는 정부도, 정말 모질게 너무도 하십니다. 모두가 살아야 하지 않습니까.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것이 당신들이 할 의무이고 이 땅에 살고 있는 의미가 아닙니까? 이제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미래를 밝게 할 그 하나, 그것을 찾아 제대로 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꼭 지켜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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