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과 환자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도움 될 오가노이드 기술 확보에 노력해야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장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장

조립형 인공장기인 어셈블로이드 개발


[뉴스워커_산업기획] ‘포스텍(POSTECH)’은 ‘신근유’ 생명과학 교수 연구팀과 ‘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이 기존보다 높은 수준에서 인간의 생체조직을 모방하여 구현할 수 있는 조립형 인공장기인 ‘어셈블로이드(Assembloid)’를 개발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월 17일의 일이다.

포스텍은 이번에 개발된 어셈블로이드 기술은 순수 국내 기술이며 기존 오가노이드의 한계를 극복하여 차세대 난치성 질환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가노이드란 줄기세포 등을 3차원적으로 재구성하거나 재조합하여 인간이나 동물의 신체 장기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만든 장기유사체를 의미한다.

궁극적인 오가노이드 연구 목적은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인공장기를 제작하는 것을 지향하지만, 아직까지 이식 관련 연구보다는 신약 개발이나 환자 맞춤형 치료개발 등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비교적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신약 개발 관련해서는 사람 세포나 동물들에 약품을 투여하는 대신 오가노이드에 투여하여 동물실험 등과 관련한 윤리적인 문제를 회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연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환자에게서 유래한 세포를 활용하여 오가노이드를 제작할 경우 환자가 가진 유전적 특성을 반영할 수 있어 약물에 대해서 가질 수 있는 특이반응을 감지할 수 있으므로 환자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현재의 오가노이드 기술은 장기의 구체적 구조와 조직 주변의 환경을 완벽하게 모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인간 장기가 본래대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세포와 조직과의 상호작용을 일으켜야 하는데 현재 오가노이드 기술 수준에서 이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신근유 교수 연구팀은 조직 줄기세포와 인간 장기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포를 재구성하여 상피세포, 주변의 기질층, 외부 근육세포 층으로 구성된 조립형 체외 인간 장기인 어셈블로이드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어셈블로이드의 세포 구성과 단일세포 수준에서의 유전자 발현 양상이 성숙한 성체 장기와 동일했으며, 장기 손상에 따른 조직 재생 반응이 진행될 때 생체 내 조직의 변화를 동일하게 구현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어셈블로이드는 인체 조직 등을 정확하게 모방하는 것이 가능하여 미래형 신약 개발의 혁신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다양한 난치성 질병 극복을 위한 환자 맞춤형 질환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김은지’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한 관련 논문은 현지 시각으로 12월 16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Nature)’를 통해 발표됐다.


오가노이드로 동물실험 관련 윤리문제 해결


지난 11월 15일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는 제브라피쉬의 인공 간 오가노이드 배양에 성공하여 제브라피쉬 등에 대한 동물실험을 수행하지 않고도 화학물질의 장기적 유해성을 평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발표했다.

새로 개발된 화학물질이나 화장품과 같은 화학제품은 인체와 환경에 대한 독성 평가를 통과해야만 시중에 유통이 가능하다.

KIST는 화학물질과 화학제품의 환경에 대한 독성 평가가 물벼룩, 녹조, 인간과 유전자 구성이 90%이상 일치하는 제브라피쉬를 대상으로 행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 척추동물인 제브라피쉬를 대상으로 실험하기 위해서는 윤리문제 상 보건당국의 허가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환경과 동물을 존중하기 위한 보건당국의 허가가 필요한 절차로 인정되나, 화학물질과 화학제품을 판매하려는 기업에게는 일종의 장애로 작용하게 되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에 KIST는 제브라피쉬를 실험에 사용하는 대신 인공적으로 제브라피쉬의 간과 유사한 오가노이드를 제작하여 이를 해결하기로 하고 오가노이드 개발 연구를 수행했다.

기존에 개발된 제브라피쉬 오가노이드는 고농도의 ‘VTG(Vitellogenin)’를 생성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배양하는 것에 실패하여 실제 독성평가에 사용할 수 없었던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용준’ KIST 유럽연구소 단장 연구팀과 ‘공현준’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폴리에틸렌 글리콜(Polyethiylene Glycol)’을 오가노이드의 뼈대로 활용하는 방법으로 제브리피쉬의 간세포를 28일 동안 장시간 배양하는 것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6주 이상 장기적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만성독성 시험용 제브라피쉬의 인공 간 오가노이드 개발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연구팀이 개발한 제브라피쉬 간세포의 3차원 생체모사 시스템을 활용하면 내분비 장애 물질이 환경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단시간에 평가하는 것도 가능하여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브라피쉬를 동물 실험에 사용하지 않고 인공의 오가노이드를 사용하므로 보건당국의 허가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며, 화학물질의 장기적 부정 영향을 알기 위해 오랜 시간동안 대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화학업계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단기적인 목표로 글로벌 수준의 동물대체시험법 기반 독성평가 관련 기술을 확보해 국내 기술이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제시했으며,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물질에 대한 환경 독성을 평가하는 대체 시험법을 개발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관련 연구는 김용준 연구원과 공현준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하여 학술지인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Matrix softness-mediated 3D zebrafish hepatocyte modulates response to endocrine disrupting chemicals’라는 논문 명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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