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시사의 창] ‘대북전단금지법’ 먼저 갈등 고조시키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로 받아들여야
[뉴스워커_시사의 창] ‘대북전단금지법’ 먼저 갈등 고조시키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로 받아들여야
  • 염정민 기자
  • 승인 2020.12.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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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비판하는 日, 아사히 신문 “전혀 동의하지 않아”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팀장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팀장

해외에서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 보였다는 보도


[뉴스워커_시사의 창] 지난 22일 일부 국내언론은 미국 국무부와의 질의를 통해 미국 국무부가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서 북한으로의 자유로운 정보 유입이 계속 이뤄져야 한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와 관련하여 ‘크리스 스미스’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지난 11일 성명을 발표했으며 ‘마이클 맥카울’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와 제럴드 코널리 민주당 하원의원도 관련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1일에는 일본 ‘아사히신문‘에서 한국이 자유의 원칙을 지키고 독선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내용의 사설을 실어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을 비판했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북한의 불합리한 요구에 굴복하여 시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이라고 불리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남북관계발전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12월 2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으로서 관보에 게재된 후 절차에 따라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동맹 굳건...


‘한미 동맹’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혈맹으로서 그 가치를 입증했으며, 현재까지도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한미 어느 쪽이 다른 세력으로부터 부당한 침공이나 도발을 받는다면 함께 저항하는 것은 분명할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 제5조 제1항에는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는 내용의 명문 규정이 있다. 이는 대한민국은 침략자를 격퇴하는 방어전 성격의 전쟁을 망설임 없이 수행할 것이지만 타국이나 다른 세력을 공격적으로 침공하는 성격의 전쟁은 수행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아무런 이유 없이 혹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타국을 무차별로 침략하는 국가가 아니라고 믿는다. 즉 대한민국과 미국이 북한의 행동에 공동대응을 할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우리가 먼저 나서서 북한을 도발할 이유는 없으며 먼저 도발하는 것은 대한민국과 미국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적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가치관에 대해 한미양국이 합의할 수 있다면 ‘남북관계발전법안’에 대한 양국의 오해는 쉽게 풀릴 것이다. ‘남북관계발전법안’ 제24조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대북 시각 메시지 전송’, ‘전단 등의 살포’를 금지하고 있는 규정이 문제되고 있다. 이 조항은 탈북자 단체를 포함한 우리 국민이 북한에 대해 의사표시를 하는 것을 일정부분 제한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의사표시를 제한하는 것에는 역사적 배경이 존재한다. 지난 2014년 10월 10일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파주 통일전망대에서 20만장의 전단이 담긴 대형풍선 10개를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 이에 대해 북한군은 대형풍선 10개를 북한에 대한 도발로 보고 고사포 수발을 발포했으며 한국군 또한 40여 발의 기관총 사격으로 대응했다.

이 사건에 대해 북한군의 대응이 과민반응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만약 정체불명의 풍선이나 무인기 등의 비행물체가 북한에서 남쪽으로 내려왔다면 우리 국군도 대공사격을 하지 않을 것이란 장담은 할 수 없다.

특히 어느 한 쪽이 대공사격을 할 경우 다른 쪽은 대응사격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국지전 혹은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이나 북한 모두 자제를 할 필요성은 부정하기 어렵다.

게다가 2015년 8월 20일 북한군은 대한민국의 심리전 방송을 이유 삼아 고사포와 기관총으로 DMZ 이남 지역에 사격을 가한 적이 있을 정도로 대북 전단이나 심리전 방송에 민감하게 대응한 것은 1회성 사건이 아니었다.

이와 같은 역사적 배경을 이해한다면 북한이 도발로 간주하는 심리전방송, 영상송출, 전단살포 등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휴전선에서의 갈등이 당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대한민국과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이 갈등을 북한보다 먼저 심화시킬 이유가 없다.

국민의 의사표시를 제한하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지만 과거 북한이 군사적 대응을 해왔고 이에 대해 대한민국 또한 군사적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제한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는 미국 정부가 국민들에게 백악관 상공에 전단을 살포할 수 있도록 허가하지 않듯이 대한민국 또한 북한의 군사적 대응을 발생시키지 않도록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에 불과하다.

‘남북관계발전법안’은 북한에 스피커로 직접 방송하거나 전단을 살포하는 등의 특정행위를 금지할 뿐이다.

‘남북관계발전법안’은 다른 방식을 금지하지 않으므로 탈북자 단체를 포함한 국민들이 북한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면 유튜브를 포함한 다른 방법으로 수행할 수 있다. 즉 의사표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을 직접 자극하여 휴전선 인근에서 군사적 충돌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 심리전 방송, 전단 살포 등의 특정 방식만 금지하는 것이다.


日, 일본 영해나 공해에서 북한에 전단살포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는지?


일본 아사히신문이 국민의 권리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일본의 영해나 공해상의 선박에서 북한에 전단을 살포하는 등의 행위를 허용할 수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허용된다면 한국의 탈북자들이나 일본의 시민들이 힘을 합쳐 전단을 북한으로 보내면 될 것이다.

만약 북한을 자극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전단 살포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고 이는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니 아사히신문의 주장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북한의 불합리한 요구에 굴복한 것이 된다.

일본 정부 또한 얻는 것 없이 갈등만 고조시키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므로 북으로의 전단살포를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배경에서 한국이 북한의 불합리한 요구에 굴복했다고 하는 아사히신문의 의견에 우리 국민은 동의할 수 없다. 아사히신문의 주장처럼 국민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일본의 영해나 공해상에서 북한으로 전단지를 살포하도록 하면 된다. 물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북한의 분노는 전적으로 일본이 책임져야 할 것이다. 그런 생각도 하지 못한 채로 한국의 행동에 비난을 가한 것이라면 오히려 아사히신문은 비난받아야 할 것이다. 국제정세는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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