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_뉴스워커] 지금의 유진투자증권은 1954년 5월 설립되었으며 2007년 12월 서울증권에서 유진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9월 말 기준 27.25% 지분을 보유한 유진기업이 최대 주주로 등극해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특히 금융당국의 제재를 많이 받아 입방아에 올랐던 기업이다. 지난해만 해도 과태료 부과 및 경고 등의 총 세 번의 제재를 받는 일이 발생하며 이를 안일하게 대처하는 유창수 대표에 대해 불신이 높아지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실적까지 하락해 돌파구가 필요했다. 다행히 올해 개인 투자자가 활발하게 참여하고 후발 주자로 뛰어든 부동산 금융업에서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다. 수차례 제재를 받은 이력 등을 감안하면 지금 현재의 수익에 웃는 것보다 고객의 신뢰를 더는 잃지 않도록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수익 악화 돌파구 부동산금융업, 유동성 리스크 증가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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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영업수익은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은 감소했다. 덕분에 자기자본이익률이 2017년 9.29%에서 1년 만에 6.08%로 떨어졌으며 감소세는 이어져 지난해 말 기준 4.17%까지 내려앉았다. 수많은 제재와 더불어 수익성까지 악화하자 안팎에서는 유창수 대표이사의 경영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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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및 순이익에서 악화해 왔지만 올해 들어 실적 회복에 성공했다. 영업수익은 1조1365억원으로 전년 3분기 누적 실적과 비교했을 때 52.1% 늘어났다. 또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각각 58.7%, 60%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실적 호황을 기록했다. 다른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개인 투자자의 주식 투자 증가로 리테일 부문에서 수익 증가가 큰 도움이 됐다. 또 자기매매 부문에서도 올해 3분기까지 총 4658억원의 영업수익을 내며 지난해 3분기 누적 수익에 비해 118.8%나 늘어났다. 유진투자증권은 중장기적 성장 전략을 위해 부동산 금융업 등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신영증권과 손 잡고 부동산 신탁업에까지 뛰어들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 수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동시에 리스크 관리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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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입확약과 지급보증으로만 구성된 유진투자증권의 채무보증 한도는 2017년부터 2020년 1분기 말까지 급격히 치솟았다. 3월 말 기준 5244억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으나 이후 줄어들었다. 9월 말에는 4485억원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안심하기에 이르다. 채무보증의 대부분이 신용공여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매입확약으로 거의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금융 위기 시 가장 취약한 것이 바로 부동산PF 관련 매입확약이다. 이 부분은 단기자금 시장의 경색으로 인해 유동성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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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유동성 비율이 111%에서 109%로 떨어지는 한편 증권업계 평균치는 126%에서 130%로 올랐다. 100% 이상 유지하고 있어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부동산 금융업으로 이제 막 성장 가도를 달리는 상황에서 무조건 좋은 현상이라고 할 수 없다. 특히 채무보증을 반영한 조정유동성비율에서는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단 한 번도 100% 이상을 넘지 못했다. 2분기에 접어들며 채무보증 한도를 낮췄지만 여전히 98.4%에 그쳤다. 따라서 3개월 이내 자산을 늘리거나 채무보증 한도를 더 감소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레버리지비율 900% 초과, 건전성 악화 우려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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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은 유동성 리스크 이외에도 건전성 악화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 위 그래프는 타인 자본 의존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레버리지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현재 금융당국에서는 1100%를 넘어서면 권고 조치, 1300%를 넘어서면 요구 조치를 취한다. 유진투자증권은 2017년 787%에서 3년만에 100%p 이상 뛰어 900%를 초과했다. 9월 말에는 레버리지비율은 923%까지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 들어 증권업계 평균 레버리지 비율도 함께 오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6월 말 기준 업계 평균이 546%이었으나 이에 반해 유진투자증권은 918%로 372%p나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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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성과 관련해 유진투자증권의 또 다른 문제는 고정이하비율 역시 업계 평균을 훨씬 높다는 것이다. 부실채권 비율을 뜻하는 건전성 분류고정이하 자산 비율이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6%에서 8%로 뛰는 등 건전성이 악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업계 평균은 같은 기간 2%와 3%를 기록할 뿐이었다. 2020년 상반기말 기준 고정이하금액은 1333억원으로 이중 매입대출채권 고정이하가 1083억원으로 비중이 가장 높았고 그 뒤를 이어 부도어음, 기타 대출채권, 미수금 순서다. 다행히 부동산PF 관련 채무보증에서 고정이하가 발생하지 않아 당장 큰 위험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당국에서도 이러한 점에서 아직은 건전성에 대한 영향력이 높다고 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 연이은 사고가 터지는 가운데 유진투자증권은 금융당국의 제재 사례도 상대적으로 많아 안일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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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의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다른 지표인 순자본비율 및 영업용순자본비율은 비교적 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권고 조치 기준으로 정한 10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신NCR인 순자본비율도 2017년부터 2020년 3분기 말까지 30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구NCR인 영업용순자본비율도 200%를 크게 넘어서고 있다. 반면 총위험액이 급격히 인상하며 영업용순자본비율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총위험액이 2900억원을 넘어서며 올해 상반기 말에는 237.91%로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3분기 말에는 영업용순자본이 7000억원대로 늘어나며 243.43%로 다시 상승했다.

유진투자증권의 대표이사이자 이사회의장, 집행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유창수 대표는 또 리스크관리원회 중 1인이다. 지배회사 유집기업의 최대주주 중 한 명이다. 사실상 이 회사에 웬만한 장악력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그간 유진투자증권이 수익성도 변변치 못하고 제재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 대표 위주의 독주 체제에 대한 비난이 일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19년부터 시작된 사모펀드 사태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자 고경모 부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 체제로 지난 6월 1일 전환했다. 유 대표는 금융계열 경영전략, 고 대표는 경영 총괄을 담당해 각자의 분야에서 효율적인 경영 틀을 마련하게 됐다. 새로운 체재 하에 리스크 관리와 동시에 실적 상승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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