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소 수요에 대응할 방안 적극적 강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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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수소 환원 제철법 적용으로 저렴한 수소의 대량생산 요구


[뉴스워커_산업기획] 지난 12월 28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의 ‘미쓰비시 중공업’과 오스트리아의 ‘뵈스트알피네 (Voestalpine)’가 탄소 화합물이 아닌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여 철강을 제조하는 실증 플랜트를 공동으로 건설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시운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크스 등 탄소 화합물을 환원제로 사용하는 기존 제철공정은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자료에 의하면 2018년 기준 철강업계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약 20억ton 정도로 추정되며, 전체 산업계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중에서 철강업계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25% 정도로 많다.

탄소화합물 대신에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수소 환원 제철법은 이론적으로 공정 후 이산화탄소(CO2) 배출이 0이며 물(H2O)만 배출하기 때문에 철강제조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19년 기준 수전해 수소의 생산원가를 2424~7273원/kg 정도로 평가했는데, 이를 톤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242~727만원/ton에 이를 정도로 비싸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물론 수소 1톤으로 생산할 수 있는 철강의 양과 코크스 1톤으로 생산할 수 있는 철강의 양이 다르다는 점 등 철강 생산 관련하여 고려해야할 요소가 많아, 수소 1톤 가격과 코크스 1톤 가격만의 단순 비교로 각 제조법을 평가하는 것에는 한계가 따른다.

그러나 수소 환원 제철법이 기존 철강 제조법과 유사한 정도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어 상용화되기 위해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수소의 공급 가격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철강업계는 입을 모은다.

이 같은 배경에서 최근 한국의 ‘포스코’도 2050년까지 연간 500만 톤 정도로 수소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수소 환원 제철법의 상용화로 인해 발생하는 내부의 수소 수요가 연간 최대 37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수소의 판매를 통해 외부수요도 충족시켜 2050년까지 수소사업 매출액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포스코는 2025년까지 ‘부생수소’ 생산능력을 연간 7만 톤으로 확대하며 2030년까지 탄소 포집시설을 갖추어 탄소 배출을 감소시킨 ‘블루수소’ 생산능력을 50만 톤까지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기술적 한계 등의 요인으로 인해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 생산방식을 단기간 내에 일반적인 생산방식으로 구축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국 철강업계의 수소 환원 제철법 도입으로 탄소 배출량이 획기적으로 감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나, 그린수소 방식의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되므로 철강업계에 이를 준비하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유럽과 호주, 수소생산 증대에 역량 투입


지난 12월 8일 Kotra의 ‘마드리드 무역관’은 스페인의 산체스 총리가 2023년까지 향후 3년간 EU 경제회복기금 중 15억 유로(한화 약 2조 84억 원)를 그린수소산업 육성에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고 보고했다.

스페인은 지난 10월 국무회의를 통해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이 로드맵에 따르면 스페인 국내에 4GW 규모의 전기분해 시설을 마련할 것이며 전체 산업용 수소의 25%까지 그린수소 생산 방식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게다가 무역관은 스페인 현지기업인 ‘Acciona’가 ‘Enagas’ 등의 기업들과 공동으로 마요르카 섬의 태양광 발전을 통해 연간 300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할 계획인데, 현재 기준에서 그린수소 방식의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지 않음은 분명하나 2050년까지 탄소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그린수소 육성도 병행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1월 ‘Kotra’의 암스테르담 무역관은 네덜란드 정부가 수소생산에 있어서 세계적인 선두주자로 발돋움하려는 의지가 담긴 국가 수소 전략을 2020년 3월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는 2025년까지 연간 7만 5000톤 정도의 국내 수소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세계 최초로 해상에 수소 생산 플랫폼을 구축하는 ‘포샤이돈(PosHydon)’ 계획과 유럽 최대의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인 ‘NortH2’에 참가하고 있다.

계획에 참여중인 기업 ‘DEME’에 따르면, 포샤이돈 계획은 북해에 있는 Q13a 플랫폼에서 해양 수소 생산에 필요한 기술 축적을 추구하는 것이며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1MW ~ 100MW(메가와트) 이상의 풍력발전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획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NortH2 프로젝트는 2027년 내에 1GW(기가와트), 2030년까지 4GW, 2040년에 10GW 이상의 해상풍력발전을 이용하여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30년에 40만 톤, 2040년까지 100만 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며, 동시에 8백만 톤에서 1천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또한 포스트 코로나19 경기부양정책의 일환으로 그린수소 에너지 개발정책에 70억 유로(한화 약 9조 3726억 원)를 배정하고 수전해 인프라 구축에 15억 유로(한화 약 2조 84억 원)를 배정하여 수소 생산 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호주는 2020년 9월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기술투자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2030년까지 수소 생산가격을 1kg당 2호주달러(한화 약 1665원)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목표 달성 시에 가격 경쟁력이 우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저탄소 경제가 추구됨에 따라 수소 연료전지 차량 외에 수소 환원 제철법 등과 같이 산업 전반에서 수소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유럽과 호주 등지에서 수소 생산 확대를 꾀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한국 또한 수소 수요 증가에 대응하여 대규모 수소 생산 능력을 갖추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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