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기업의 저승사자라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서울부터 제주까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국세청 조사4국은 기업들에 있어 검찰의 대검 중앙수사부와도 같은 존재로 알려져 있으며, 통상 조사1국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에 대해 5년마다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세무조사국이라고 하면, 조사4국은 기업들의 비정기 세무조사를 진행하는 곳으로 통상적으로 기획조사나 기업들의 역외탈세,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를 가지고 뛰어드는 세무조사국으로 알려졌다.

◆ 제주도 랜딩카지노 지난달 29일 예고 없이 들이닥쳐

이런 국세청 조사4국이 지난 29일 조사인력 9명을 제주도 소재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하얏트호텔에 위치한 ‘랜딩카지노’를 전격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랜딩카지노에 대한 세무조사는 외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를 두고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또 랜딩카지노가 조직적으로 불법적인 외환송금거래 일명, ‘환치기’ 수법을 동원해 자금을 빼돌렸는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랜딩카지노는 람정엔터테인먼트(구, 그랜드익스프레스코리아)로 제주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홍콩 란딩그룹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란딩그룹은 지난 2014년 6월 기존 카지노 운영업체인 벨루가오션(주)로부터 카지노 운영권 및 영업권을 인수한 곳이다.

◆ 바로투자증권 지난 3월 중순 조사4국 투입…고강도 세무조사 진행

증권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경,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박순석 회장이 있는 신안그룹 계열사 바로투자증권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세무조사 또한 조사4국이 떴다는 배경 등으로 인해 바로투자증권이 탈세나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가 있는지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는 모양 세다.

업계관계자 등에 따르면 바로투자증권이 계열사 등에 대출을 일으킬 때, 불법으로 담보를 제공한 혐의에 대해 금융당국이 중징계 처분을 내린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금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은 증권사가 대주주 등 특수 관계인에게 신용공여를 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데, 바로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신안그룹의 계열사인 신안캐피탈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투자증권은 지난 해 금융감독원에 의해 과징금 8800만원을 부과 받은 바 있으며, 아울러 불법 거래에 대해 임직원 두 명에 대해서도 주의 등 책망의 처분을 내려진 바 있다.

▲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국세청 중수부 또는 기업 저승사자'라 불리며 위엄을 떨치고 있다. 국세청 조사4국은 주로 탈세, 비자금 조성 등의 문제를 다루며, 기업들에게 바른 기업활동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그래픽_진우현 기자>

◆ 자동차 부품업체 ‘인팩’ 예고 없는 조사4국 진격

지난달 31일에도 국세청 조사4국은 예고 없이 한 기업의 재무자료 등을 조사했다. 이곳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협력사로 알려진 자동차 부품업체 ‘인팩’이다. 인팩은 차량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현대모비스와 공동개발하면서 성장한 곳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중수부’라고도 하는 이곳 조사4국이 인팩에 대해 무엇을 찾는 것인지는 세무조사가 끝나봐야 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사4국은 상당한 혐의가 있을 때, 사전 통보 없이 들이닥친다는 점을 미뤄볼 때 ‘인팩’이 비자금 조성이나 세금 등의 탈세 혐의가 상당부분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인팩이 무언가 세금적인 문제를 숨겼기 때문에 조사4국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 소재 인팩에 들이닥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한 이유다.

◆ 조사4국 그동안 기업 어느 곳을 세무조사 벌였나…동아제약, KT&G, 사조산업, 동서, 대우조선해양, 이마트, 다음카카오 등 세무조사 나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그동안 많은 기업들에 대해 고강도 세무조사를 벌인 바 있다. 지난 2013년에는 동아제약과 인천공항공사, KT&G, 동원산업, 사조산업, 동서, 한화생명, 효성, 대상, 롯데쇼핑, 포스코, CJ E&M 등의 기업을 전격 세무조사를 벌였으며, 2014년에는 SM엔터테인먼트와 세월호 사태의 주범인 청해진해운, LG화학, LG하우시스, 대우인터네셔널, 대우조선해양, 농심 등의 기업에 대해 세무조사가 이뤄졌다.

또한, 2015년에는 두산인프라코어, 교보증권, 이마트, 다음카카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해 조사가 진행된 바 있다.

지난해인 2016년에는 주요기업 13곳이 세무조사를 받았는데 이중 SK해운, 부영, 롯데건설, 롯데하이마트, 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 롯데케미칼 등이 조사4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다.

롯데건설의 경우 사드(THAAD)와 연관돼 골프장 부지 제공 문제로 곤혹을 치른 바 있는데, 롯데 세무조사 당시 이인원 롯데그룹 2인자의 자살로 인해 세무조사가 중지된 바 있다.

◆ 조사4국이 떳다…세금 추징액만 수백억에서 수천억 원에 달아

알려진 바에 따르면 조사4국의 세무조사에는 어마한 금액의 세금 추징액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실제 포스코나 CJ E&M 등 지난 2013년에 조사받은 기업들에 대해서는 작게는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이르기 까지 세금을 추징한 사례가 있다. 효성의 경우 4016억 원, 포스코는 3700억 원의 세금을 두드려 맞은 것이다.

◆ 조사4국이 어떤 곳이기에…‘저승사자’ ‘중수부’ 별호가 붙었나

국세청 등 시행규칙에 따르면 조사4국은 서울지방국세청과 중부지방국세청에 각각 설치돼 있다.

조사4국에는 조사관리과와 조사1과, 2과, 3과 등 모두 4개 과로 구성됐으며, 고위공무원이 국장으로 자리해 진두지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4국의 임무는 내국세 범칙사건에 대한 조사와 함께 처분, 탈세제보의 처리가 주 임무다. 하지만 국세청장이나 지방 국세청장이 특별히 지시하는 조사도 함께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조사1국처럼 정해진 기간이나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닌 비정기적 즉, 조사의 필요성이 있을 때 움직이는 곳이라는 의미다.

국세청 조사4국이 ‘저승사자’, ‘중수부’라는 별호를 얻게 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조사4국은 사전에 혐의를 조사하고 확실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될 때 해당 기업에 들이닥쳐 조사를 벌이기 때문이다.

‘돈에는 눈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다른 말로 하면 돈에는 주인이 없다. 돌고 돌기 때문에 ‘돈’이라는 말이 붙었다고 할 정도로 이 손 저 손을 거쳐서 움직인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이 돈을 움켜잡고 싶어하며, 그 과정에서 탈세, 비자금 조성, 해외자금 세탁 등의 불법적 행태를 자행한다. 이는 국세청 세무조사과 특히 조사4국이 있어야할 이유이기도 하며, 국민 한사람의 입장으로서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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