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8월 15일 재계 총수들이 8.15특사로 사면되는 것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며 촉각을 곤두세운 바 있다.

당시 8.15특사(특별사면) 대상자로 물망에 오른 재계 총수들은 LIG 구자원 회장, 한화 김승연 회장, SK 최태원 회장 등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광복절 특사로 재계에서는 SK그룹의 최태원 회장 한명만이 사면 명단에 오른 바 있다. 한데, 이렇게 최태원 회장만 사면 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지시에 의해서라는 보도가 나왔다.

▲ 한국일보 화면 캡쳐(일부 편집됨)

한국일보는 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5년 8.15 광복절 특사 때 다른 재벌 총수들은 배제한 채 처음부터 최태원 회장을 꼭 집어 사면하라는 지시가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당시 ‘비리 기업인 사면권 제한’이라는 대선공약을 뒤집은 것이고 또 경제살리기 측면에서 많은 재벌 기업 오너들의 사면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SK 최 회장 한 명만이 사면 명단에 올라 당시 크게 논란이 인 바 있다.

이러한 논란과 의문에 대한 사실 배경이 안종범(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을 통해 드러났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단독 사면이 결정되게 된 배경에 다시금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한국일보는 4일 입수한 안 전 수석의 청와대 업무수첩 39권 가운데, 지난 2015년 7월 28일에서 8월 11일 작성된 수첩 8월 2일자 메모에 “LIG ×, 한화 × SK ○”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페이지 상단에는 ‘VIP’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는데, 이는 안 전 수석이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받아 적었음을 뜻한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또 당시 광복절 특사 명단이 초미의 관심사였고, 수감 중이던 LIG 구자원 회장과 최 회장, 집행유예 상태인 김승연 한화 회장 등의 사면 복권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지만 최 회장에 대해서만 박 전 대통령이 ‘OK’ 사인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이 최 회장 사면결정 전인 지난 2015년 7월 25일, 박 전 대통령을 김창근 당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독대한 것이 주요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아울러 한국일보는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SK’ 측이 집중 등장한다는 것이다. “펜싱협회 / 손길승 회장 연임 15명 반기 / 손 회장 밀어주면 쇄신 / 펜싱 발전+선수지원 필요”(8월 6일 VIP), “펜싱협회 / 손 회장 out but 후임 추천”(8월 9월 VIP) 등의 내용이 그것이다.

이를 해석하면 펜싱협회의 손길승 회장의 연임에 모두 15명이 반대한 것으로 보이며, 손 회장을 회장으로 밀어주면 쇄신 가능성과 아울러 펜싱의 발전을 위한 선수지원을 위한 지원금이 있어야 한다라는 의미로 보인다.

하지만 8월 9일자 메모에는 손 회장을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후임을 추천하라는 VIP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손길승 회장은 임기 1년여를 앞둔 상태에서 지난 2015년 8월 21일, 최 회장의 8.15 특사를 며칠 앞둔 상태에서 돌연 사임을 발표했다. 손 회장은 2009년 29대 대한펜싱협회 회장에 이어 2013년 30대 회장까지 연임에 성공했고, 펜싱협회의 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고 인정됐지만 임기를 1년여를 남긴 상태에서 사임을 하게 된 데에, 당시 뒷말이 무성해진 바 있다. 의문을 더욱 증폭시킨 것은 손 회장이 사임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당시 펜싱협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고위 인사가 손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등의 말이 흘러나온 바 있다.

하지만 손 회장의 사임에도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는 SK로 당분간 유지됐다.

이후 지난 2016년 2월 최순실(구속기소)씨가 K스포츠재단을 내세워 SK 측에 펜싱 훈련 지원금 80억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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