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 경쟁력 유지 위한 정부 지원 필요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팀장

2020년 수주 세계 1위 유지한 한국 조선업, 저가수주 아닌 듯


출처: 산업통상자원부(클락슨 리서치 인용)

지난 1월 5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2020년에 발주된 글로벌 선박 발주량 1924만 CGT 중 819만 CGT(42.6%)를 수주하여 한국 조선업계가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산업부 자료에 따르면 수주량 기준으로 한국이 1위이며 2위 중국(793만 CGT), 3위 일본(137만 CGT) 순으로 이어졌다.

수주액 기준으로도 한국은 183억 달러(한화 약 19조 8811억 원)로 1위를 기록했으며 중국이 145억 달러(한화 약 15조 7528억 원), 일본이 26억 달러(한화 약 2조 8246억 원)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과 중국의 수주량 기준 차이는 26만 CGT에 불과할 정도로 접전이었으나 수주액 기준으로는 38억 달러(한화 약 4조 1276억 원)로 차이가 비교적 컸다.

일각에서는 한국 조선업이 저가 수주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계약별 구체적인 단가를 일일이 비교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지만 수주액/수주량으로 대강의 수주단가를 계산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한국은 2230 달러/CGT, 중국 1830 달러/CGT, 일본 1900 달러/CGT를 기록하여 한중일 조선업계 중 한국의 수주단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즉 수주단가가 중국보다 CGT당 70달러 높은 일본과 비교해도, 한국이 CGT당 330달러(한화 약 35만 8578원)가 일본보다 더 높기 때문에 한국은 일본보다 더 좋은 가격으로 선박을 판매하고 있다.

물론 한중일 각국의 금융지원, 노동임금, 철판 가격 등 선박 제작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각 조선 기업들에게 수익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발생하는지는 이 계산만으로 파악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대략적으로 상대적인 수주단가 비교는 가능하므로 한국 조선업계가 저가수주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면, 동일한 기준으로 수주단가가 더 낮은 중국과 일본 또한 저가수주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 조선업계는 한국의 수주단가가 중국과 일본보다 양호한 이유로 대형 LNG 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인정받는 선종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고전했지만 4분기에 승부 뒤집은 한국 조선업


단위: 만 CGT, 출처: 산업통상자원부(클락슨 리서치 인용)

한국이 2020년 세계 선박 수주 1위를 유지했지만 2020년 상반기만 해도 중국이 1위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산업부의 자료에 의하면 2020년 1분기 수주량은 중국이 193만 CGT로 점유율 51.6%를 기록하며 한국의 55만 CGT(14.7%)의 3배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2020년 2분기 또한 한국과 중국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으며 상반기 기준으로도 중국 408만 CGT(56.4%)를 기록하여 한국의 135만 CGT(18.6%)와 큰 격차를 유지했다.

그러나 한국 조선업은 3분기부터 추격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2020년 3분기 한국은 174만 CGT 수주로 점유율 43.9%를 기록하여 중국 112만 CGT(28.3%)를 분기별 수주량에서 추월하는 것에 성공했다.

추격 속도가 확연히 빨라진 2020년 4분기 한국은 510만 CGT 수주로 점유율 63.4%를 기록하며 중국 273만 CGT(34.0%)를 압도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은 2020년 12월 대형 LNG 운반선 21척 중 21척(100%), VLCC 6척 중 6척(100%), 대형 컨테이너선 16척 중 10척(62.5%) 등 고부가가치 선종을 수주하여 싹쓸이에 가까울 정도로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는 것에 성공했다.

그 결과 2020년 한국은 상반기에 고전을 면하지 못했지만 하반기에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여 합계 819만 CGT의 선박 수주에 성공한 관계로 793만 CGT를 수주한 중국을 추월했다.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서 신년 컨테이너선 6척 수주계약 이어져


지난 1월 5일 ‘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컨테이너선 6척을 건조하는 내용의 수주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은 아시아 선사와 컨테이너선 4척의 건조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 규모는 약 5940억 원이며, 현대삼호중공업은 아시아 선사와 2970억 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2척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은 2021년 1월 4일부터 시작하여 2023년 9월 말에 종료되며, 선박은 2023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한편 ‘삼성중공업’ 또한 지난 1월 5일 글로벌 해운사인 ‘팬오션’과 1993억 원 규모의 LNG 운반선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에는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스마트쉽 솔루션인 에스베슬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될 것이며 2023년 4월까지 건조되어 인도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난 수년 간 글로벌 발주량이 축소되고 중국의 경쟁력이 무섭게 강화된 관계로 일각에서는 한국 조선업을 사양 산업으로 취급하는 주장까지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전 세계 조선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고전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지만 한국 조선업은 신흥강자인 중국과 대등한 경쟁을 통해 수주 1위를 차지하는 등 스스로의 가치를 분명하게 입증하고 있다.

산업을 망가트리는 것은 쉽지만 일으키는 것은 쉽다. 스스로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는 한국 조선업에 대한 지원의 적극적으로 유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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