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휴넷, LG유플러스 지원 없이는 생존 불가능… 대표는 구본무 회장 사촌동생

LG유플러스 실습생 사망 콜센터 운영사, 알고 보니 범LG가 오너회사
LB휴넷, LG유플러스 지원 없이는 생존 불가능… 대표는 구본무 회장 사촌동생

[뉴스워커] LG유플러스 콜센터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의 여파가 LG그룹 오너일가에게도 미칠 전망이다. 비난 대상이 된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 운영사인 LB휴넷이 LG가(家)의 방계회사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전북 전주의 한 특성화고 3학년이었던 H양은 현장실습생으로 근무하고 있던 LG유플러스 콜센터의 업무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올해 1월 23일 저수지에 투신했다. 숨진 H양이 소속된 부서는 고객들의 가입상품 해지를 막는 ‘세이브(SAVE)팀’이었다.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에서는 지난 2014년 11월에도 당시 팀장이었던 L모씨가 ▲회사의 상품판매 강요 ▲회사가 정한 목표 미달 시 퇴근 불가 ▲야근 시 추가 근무수당 미지급 등을 폭로한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은 최근 LB휴넷에 대해 2주간 근로감독을 진행한 결과,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에 대한 연장근로와 수당 미지급 등을 적발해 과태료 부과 및 시정 조치를 내렸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전주지청은 법리 검토가 끝나면 검찰에 고발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H양 사건과 관련해 LG유플러스는 LB휴넷보다 더 많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의 잘못이라면 콜센터 운영 협력업체로 LB휴넷을 선택한 것”이라는 동정론에 입각한 시선도 나왔다.

그러나 LB휴넷의 대표이사가 LG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구씨 가문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LG유플러스는 물론 LG그룹 오너일가도 책임론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LB휴넷을 이끌고 있는 구본완 대표는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의 차남이다. 구자두 회장이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버지인 구자경 명예회장의 셋째 동생이니, 구본완 대표는 구본무 회장에게는 사촌동생이 된다.

지난 2009년 1월 설립된 아웃소싱업체 LB휴넷은 LG그룹 계열의 LG데이콤과 초고속인터넷 업체 LG파워콤의 고객센터 업무를 수주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LG데이콤과 LG파워콤은 2010년 1월 LG텔레콤에 흡수합병됐고, LG텔레콤은 그해 6월 LG유플러스로 사명을 바꿨다. 지난해 10월에는 LG CNS로부터 콜센터 운영 자회사인 유세스파트너스를 32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LB휴넷은 지난해 매출 953억100만원, 당기순이익 5억2600만원을 거뒀다. 아웃소싱업체인 만큼 용역매출이 약 96%(913억5300만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LG유플러스에 전적으로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 80~90%의 매출이 LG유플러스 콜센터 업무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LG유플러스의 지원에 힘입어 LB휴넷은 매년 덩치를 불리고 있다. 2012년 452억4300만원이었던 매출은 4년만인 지난해에 953억100만원으로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한편, 구본완 대표 등 주주들은 배당금도 짭짤하게 챙겼다. 최근 4년간 5억7000만원을 호주머니에 넣었다. 매년 1~2억원의 배당을 실시하면서 LB휴넷은 언제든지 배당금으로 돌릴 수 있는 55억8500만원의 미처분이익잉여금도 쌓아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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