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적 방역’이라는 전제하에 피해 업종과 소상공인 지원책 마련 있어야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팀장

코로나19에도 2020년 한국의 외환유동성 관리 역대 최고 수준


출처: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센터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도 2020년 한국의 외환유동성 관리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월 6일 ‘한국은행’은 2020년 12월말 기준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4431억 달러(한화 약 484조 원)’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 말과 비교하여 불과 1개월 만에 67억 2000만 달러가 증가했을 정도로 증가 폭이 큰 것이며, 지난해 6월부터 연속 7개월 동안 외환 보유액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한편 한국의 2020년 외환보유액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2019년에 기록한 4088억 달러보다 ‘343억 달러(한화 약 37조원, 8.4%)’ 증가했는데, 이 폭은 최근 5년에 기록한 전년대비 외환보유액의 연간 증가폭인 51억 달러~181억 달러와 비교해도 크다.

이와 같은 배경 하에서 해외 금융업계도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역대 급으로 낮게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금융센터’의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기준 5년물 한국 국채 관련 CDS 프리미엄의 연 저점은 12월 3일 ‘20bp’를 기록했으며 연 고점은 3월 23일 ‘57bp’를 기록했다.

2020년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기획재정부’가 2008년부터 정리한 5년물 한국 국채에 가산되는 CDS 프리미엄 관련 자료와 비교할 때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CDS 프리미엄’은 회사나 국가가 발행하는 채권에 가산되는 수수료의 일종으로 부도위험이 높을 경우 상승하는 지표다.

금융업계에서 부도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할 경우 CDS 프리미엄은 낮아지는데, 코로나19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2020년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낮게 형성되었으며 이는 해외 금융업계가 한국의 부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과거 2번의 금융위기에 직면했던 때의 한국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2008년 9월 15일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인해 전 세계 금융업은 큰 충격을 받았으며, 그 여파로 2008년 10월 27일 한국 관련 CDS 프리미엄이 무려 ‘699bp’까지 상승했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신뢰도는 심각하게 추락했다.

게다가 2011년 6월과 9월에 각각 발생한 그리스 구제금융발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은 2011년 11월 4일 한국을 강타했고 그 결과 한국의 CDS 프리미엄 또한 ‘229bp’로 크게 요동친 바 있을 정도로 위기 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이에 반해 2020년의 한국은 코로나19 위기가 한창이던 3월 23일 CDS 프리미엄이 57bp까지 치솟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차츰 진정되었으며 12월 3일에는 역대 최저 수준인 20bp까지 내려오면서 안정을 되찾는 것에 성공했다.

게다가 최근 시점인 2021년 1월 6일 기준 한국의 CDS 프리미엄도 23bp를 기록하면서 단시간 내에 한국이 외환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에도 2020년 한국 수출입 선방


단위: 억 달러, 출처: 관세청

지난 1월 4일 ‘관세청’은 잠정치로 2020년 한국의 수출액이 ‘5128억 달러(한화 약 560조 원)’, 수입액이 ‘4672억 달러(한화 약 510조 원)’, 상품수지가 ‘456억 달러(한화 약 50조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19년 미중 무역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가중된 관계로 수출입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아 최근 5년간 교역 경향과 비교할 때, 2020년 한국의 수출입이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2008년과 2011년 2번의 금융위기가 있었던 시기의 수출입 성적과 비교할 경우 2020년 한국의 수출입 실적이 나쁘다는 평을 내리는 것 또한 쉽지 않다.

2008년 한국의 수출입 규모는 8000억 달러 수준까지 감소했으며 상품수지 또한 133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을 정도로 리먼브라더스 사태 영향을 크게 받은 바 있다.

2011년 위기 때에도 2020년과 비교하여 수출액은 크지만 상품수지가 308억 달러로 작은 관계로 2020년 한국의 교역 실적보다 분명하게 좋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즉 2020년 한국의 교역 실적이 과거와 비교해 우수한 것은 분명히 아니지만 미중 무역 갈등과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한다면 어느 정도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의 실적이라는 평가는 가능하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교역량 감소로 2020년 3분기까지 한국의 수출이 감소세를 보였지만 최근 수출 실적이 반등하여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2020년 12월 수출액은 514억 달러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여 12.6% 증가했으며 11월 수출액도 458억 달러를 기록하여 전년 동월 대비 4.1% 증가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최근 미국, 영국, 유럽 등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지고 있어 교역량 감소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 관계로 향후에도 한국의 수출을 증가 혹은 유지시킬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방역, 우선이라는 전제하에 피해업종과 소상공인 등 지원대책 강구 필요


지난 1월 8일 ‘삼성전자’는 잠정치로 연결재무제표 기준 2020년 매출액은 236조 26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과 비교하여 2.5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5조 9500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하여 29.4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LG전자’도 2020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1.5% 증가한 63조 2638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1% 증가한 3조 1918억 원을 기록했다는 내용의 잠정 영업실적을 공개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두 회사의 영업실적이 좋게 나온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모든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처럼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인적 교류가 극단적으로 축소된 관계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대표 업종으로 여행업계가 언급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2020년 ‘하나투어’의 영업 손실이 1400억 원을 초과할 수 있으며 ‘모두투어’ 또한 26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영업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외에도 방역 조치를 위해 대면 영업에 제한을 두고 있어 헬스장 등 소상공인이 입고 있는 피해도 심각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된다.

물론 1월 9일 0시 기준 아직 1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서고 있어서 섣불리 대면 제한을 완화하는 등의 방역 조치를 완화하자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성급하다.

만약 방역이 실패하여 완전봉쇄라는 카드밖에 남지 않을 경우 소상공인을 포함한 한국 국민들이 감내해야할 경제적 고통은 지금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우 어려운 일임은 분명하지만 방역 수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소상공인을 포함한 피해업종을 지원할 방안을 시급히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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