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세번째 임기를 마치고 네번째 회장 자리에 도전한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의 시선은 곱지 많은 않아 보인다. <그래픽_진우현 그래픽2팀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세번째 임기를 마치고 네번째 회장 자리에 도전한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의 시선은 곱지 많은 않아 보인다. <그래픽_진우현 그래픽2팀 기자>

금융인 김정태...


1980년 대학을 졸업하고,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잠시 옮긴다. 그리고 1992년, 하나은행에 창립구성원으로 합류하게 된다. 가계영업 부문에서 영업능력을 보이던 김 회장은 지주사가 출범한 2005년 12월부터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2006년 11월부터 하나대투증권 사장을 역임했다. 2008년 3월에는 하나은행장에 선임됐다.

김 회장의 대표적인 실적으로는 2011년, 은행장 재임시절에 순이익 1조2118억 원 기록을 들 수 있다. 이런 현장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2012년 3월 하나금융지주 2대 회장직에 오른 김 회장은 2015년의 연임, 2018년의 3연임에 성공했으며 오는 2021년 3월 임기의 끝을 바라보고 있다.


4연임?...


김 회장은 2018년의 3연임 성공 이후 임기가 끝나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종종 밝힌 바 있다. 하나금융지주 이사회의 내부 규정상 만 70세까지로 임기를 제한하는 것을 생각했을 때, 올해 만 69세가 되는 김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금융권에는 지난해부터 김 회장의 4연임 설이 돌았다. 작년 말 하나금융은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그에 더해 지난 10월 중순에는 수평적 기업 문화 조성 캠페인도 진행했는데, 당시 회장 임기는 4개월 남짓한 상황이었다. 이에 금융권 관계자는 회장 임기 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긴 시간이 소요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곧 4연임을 염두에 둔 것으로 짐작된다고 전했다.

4연임 설을 부추기는 데에는 김 회장을 대체할 만큼 유력한 후보가 드러나지 않은 것도 한몫했다. 1순위로 꼽혔던 함영주 부회장은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은 점, 채용비리 사건에 대한 재판도 진행 중인 점 등이 마이너스 요인이 됐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지난 차기 회장 선출 과정과 비교했을 때 이번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 일정은 늦어지는 편이다. 김 회장은 연임 의사가 없을 시에 한해 회추위에 참여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김 회장이 과거 연임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한 바 있어도 후계가 나타날 때까지 한시적으로나마 회장직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의견이다.


4연임, 괜찮은가?...


하나금융 이사회의 회추위는 윤성복 위원장과 박원구, 차은영, 백태승,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정원 이사가 참여한다. 김 회장과 가까운 이들로 구성된 회추위에 대한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이런 배경에서 4연임을 추진한다면 그야말로 ‘셀프 연임’이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회추위를 구성한 사외이사들은 전원 임기가 1년 단위로, 올해 3월 연임했다. 돌아오는 임기 만료 때 연임을 노리려면 소신 발언이 더욱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 이전의 은행권 4연임 사례는 단 한 번이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이 그에 해당한다. 신 전 회장은 2010년 4월 4번째 임기를 시작했으나, 그해 10월 ‘신한 사태’에 의해 불명예 퇴진했다. 신한 사태처럼 조직 내 피로도가 높아지면 경영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는 상황에, 금융당국에서도 김 회장의 거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 회장에게 달린 일...


김 회장은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간 통합을 조기에 마무리 짓고 성장을 이끌었다. 하나금융투자를 자기자본 4조 원대, 초대형 증권사로 만든 것 역시 김 회장의 공으로 평가받고 있다. 차기 회장 후보가 부담을 느끼기 충분한 배경에서, 관계자들은 김 회장의 뜻에 따라 만 70세까지였던 기존의 임기 제한도 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보다 주목받고 있는 것은 역시 김 회장의 의사다. 하나금융의 최대 주주가 공기업 국민연금인 만큼, 많은 이들이 김 회장의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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