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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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취임하면서 북한 비핵화 협상 가도의 변화에도 주목된다. 전임 행정부와는 다른 해법을 구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미국이 어떤 대북정책 노선에 변화를 꿰할지 관심이 쏠린다.

외교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줬던 ‘깜짝’ 만남과 같은 파격적인 행보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방식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보낸 바 있기 때문인데다 새 행정부의 기조가 실무협상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양측 지도자간의 통 큰 결정은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새로운 행정부도 북한과의 대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다양한 접근법을 고민해보겠다는 다소 ‘긍정적인’ 시그널 또한 보내고 있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이 모두 인선 완료될 때까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블링컨 지명자 “대북 정책 모든 접근법 다시 검토할 의향 있어”


미국 국무장관에 지명된 토니 블링컨은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대북 정책에 대한 모든 접근법을 다시 검토할 의향이 있다”며 북한을 테이블로 끌어 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고 시사했다.

블링컨 지명자는 북핵 문제에 대해 “이것은 매 정부를 괴롭혔던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도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양측의 정상회담 방식 보다는 바텀업 방식의 실무협상을 통해서 치열하게 논의해보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북한을 향해서도 우호적인 관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블링컨 지명자는 “북한과 관련해 무슨 일을 하든 우리는 안보 측면만큼 인도주의적 측면으로도 똑같이 안목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링컨 지명자의 이같은 언급으로 인해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사에서 어떤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코로나19 방역 등 내부 현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을 더러 내놓고 있다. 북핵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론 클레인 바이든 당선인 비서실장 내정자는 지난 17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사에 대해 “나라를 진전시키고 단합시키며 일을 해내는 메시지”라고 소개한 바 있다. 당선인 취임식준비위원회도 취임식의 주제를 ‘하나가 된 미국’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 측에서야 북미 비핵화 협상 및 한반도 문제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가 발신되길 바라지만, 미 조야에서는 정치적 양극화 심화 문제 등 내부 현안에 밀릴 가능성이 높게 보고 있다.

다만 큰 틀에서인 외교적 시각 차원에서의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은 높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적 고립에서 탈피해 ‘동맹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도 있다는 관측에서다.

일각에서는 외교·안보라인 지명자들의 청문회에서 우회적인 방식으로 메시지를 나올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블링컨 지명자가 언급한 것처럼 자연스러운 방식에서 대북메시지 및 북핵 문제를 거론할 수도 있다.


美 전문가들 “北의 현존하는 위협 어떻게 관리할 지가 핵심”


한편 미국의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과제로 북한의 현존하는 위협을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핵심이라고 제언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브루킹스연구소의 조나단 폴락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대북 외교는 핵 ‘폐기’가 아닌 ‘군축’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핵 보유국’의 지위를 원하고 있다면서 현실적인 정책은 ‘군축’에 집중한 접근이며 이를 위한 방법으로는 한국과 일본 등 동맹과의 관계 강화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안킷 판다 핵정책 담당 선임연구원은 현재 미국이 직면한 상황은 수소폭탄과 액체 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북한과 지금 협상을 하느냐, 아니면 몇 년 뒤 다중 재진입 발사체와 전술핵무기를 보유한 북한과 협상을 하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판다 연구원은 북한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부터 ‘핵 폐기’ 보다는 ‘군축’에 더 관심을 보여왔다고 주장하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 새로운 행정부는 북한이 추가적인 무기 실험에 나서지 않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유인책이 수반돼야 할 필요성도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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