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원 배상 판결에 이어 191억 손해배상소송도 패소한 제너시스BBQ ‘소비자를 바라봐야’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제너시스BBQ에 연이은 악재가 터지고 있다. 매출성장율 감소에 이은 각종 소송. 이 시점에 윤홍근 BBQ회장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래픽_진우현 그래픽2팀 기자>

[뉴스워커_기업진단] 제너시스BBQ(이하, BBQ)는 식품 프랜차이즈 업계의 강자이며, 그 이미지와 입지 또한 굳건히 굳히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불거진 논란에 이미지 실추의 아픔을 겪었으며, 한 때 형제 기업이었던 bhc와의 수년간에 걸친 법정 다툼으로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법원은 bhc에 290억6000만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이 내려졌으며, 20일 있은 BBQ의 191억원 상당의 이천시 토지 손해배상청구 항소심 또한 패소했다.

물론 윤홍근 BBQ회장은 항소할 것이 자명한 일이지만, 다시 한 번 박현종 bhc회장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하는 아픈 기억을 남기게 됐다. 이에 뉴스워커는 지금의 상황과 과거의 행보를 짚어보고 소비자 중심으로 이뤄진 시장(市場)은 앞으로의 BBQ를 어떻게 끌고 갈지를 진단했다.


매출원가율 하락, 가격 인상 ‘정말’ 필요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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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는 종속기업으로 지엔에스에프앤비, 지엔에스우쿠야, 에이치와이인터내셔널, 지엔에스디자인앤시스템을 두고 있다.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매출 규모는 2400억원 전후로 큰 변동은 없어 보인다. 2018년 영업이익률이 기존 8.6%에서 7.6%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2019년 10.2%로 늘었다. 2018년 대비 2019년 매출액이 3.9% 늘어난 한 편 영업이익이 38.9%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9년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된 데는 2018년 11월 기습적인 이루어진 가격 인상 덕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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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는 매출원가율이 떨어지는데도 굳이 가격 인상이라는 카드를 선택했다. 연결기준 매출원가율이 2017년 64.9%였으나 이듬해 0.8%p 떨어지더니 2019년에는 4.4%p나 감소해 59.7%까지 낮아졌다. 그만큼 회사의 부담이 낮아진 것이다.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가격 인상을 무작정 비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매출원가율이 떨어지며 회사 측의 부담이 줄었는데도 가격을 인상한 것은 충분히 BBQ 브랜드 이미지를 갉아 먹는 데 일조했을 것이다. 가격 인상으로 인한 이미지 타격은 결국 불매 운동으로 이어졌고 이는 BBQ에 경쟁력 약화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실제 1위를 독주하다시피 했던 BBQ는 교촌과 bhc에 그 자리를 내어주며 3위로 물러났다.


bhc 관련 소송만 8건, 1심 결과는 BBQ 측 ‘패’


연이어 터진 논란에 BBQ는 소비자 신뢰를 잃고 있는 와중에 이번에는 한 때 형제 기업이었으나 남보다 더 못한 사이가 되어버린 bhc와의 소송전으로 아픈 추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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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말 기준 bhc와 얽힌 소송 건수만 해도 총 8건. 원고로서 5건, 피고로서 3건이다. BBQ가 원고인 사건의 소송가액 합계액은 1230억원, 피고인 사건의 소송가액 합계액이 2939억원이다. 지난 1월 14일 bhc가 원고인 물류용역대금 등과 관련된 소송에서 최근 1심 판결 결과 BBQ가 졌다. BBQ는 2013년 bhc를 매각할 때 장기매입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계약은 bhc에서 공급하는 상품 및 물류 용역에 대해 bhc의 영업이익률을 일정 수준으로 보장하는 내용이다. 1심에서 패소하며 총 290억6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이 났다. 이 금액은 정상적인 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계약에서 정한 영업이익률 19.6%를 예상 매출액에 곱해 산출된 것이다. 이는 2019년 영업이익 250억원보다도 더 큰 규모다. 하루 뒤인 15일에는 박현종 bhc 대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1심 판결에서도 패소했다. 연이은 비보에 BBQ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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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BBQ가 각종 논란과 소송전으로 정신없을 사이, 치킨 업계 경쟁 구도에는 변화가 생겼다. 기존 교촌, BBQ, bhc 3강 구도에서 뒤쳐지게 됐다. 세 곳의 가맹점 수를 서로 비교한 결과 bhc와 교촌은 점점 더 많아지는 반면 BBQ는 줄어들고 있다. 여전히 세 곳 중 가장 많은 가맹점 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bhc가 가맹점 수에서 치고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개점도 2017년 276개, 2018년 161개였으나 2019년에는 88개 뿐이었다. BBQ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내실 강화라는 이유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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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원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가맹점 수는 경쟁업체보다 많은데 매출 규모는 제일 작다. 2019년 말 교촌은 3801억원, bhc는 3186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하지만 BBQ는 2464억원이었다. BBQ가 주춤하는 동안 교촌은 코스피 상장에 성공했고, bhc 역시 2018년 2376억원에서 1년 만에 3000억원을 돌파하며 성장했다.

BBQ는 8건의 소송에서 2건의 1심 결과에서 모두 뼈 아픈 결과를 맞이했다. 아직 많은 재판이 남아 있고 소송 결과는 충분히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매해 반복되는 부정적 이슈와 소송 등으로 인해 BBQ가 예전의 BBQ는 아니라는 점은 짐작할 만하다.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는 현실을 놓고 볼 때 하루라도 빨리 생각의 전환점을 찾고 개선해야 한다. 과거는 과거에 묻고 소비자만을 바라보며 그들이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과거에 얽매인 삶은 결국 실패한 삶을 자인하는 것이며, 지금의 치킨게임과 같은 전쟁을 뒤로하고 저 높은 하늘을 바라보며 나아가야 하는 시점이다. 그것을 BBQ 가족인 수천의 가맹점주도 또 수천만의 소비자도 바라는 시선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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