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앞으로 20년 안에 전 세계 노동력의 30~50%를 차지할 것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Guardian)]

[뉴스워커_신지영 기자] 2015년에는 세계 근로자 1만 명 가운데 66명이 ‘로봇 근로자’였다. 그런데 2035년까지 영국 일자리의 35%, 미국 일자리의 47%를 로봇이 차지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현재 미국 브리고가 개발한 ‘바리스타 로봇’은 고객의 취향을 일일이 기억해뒀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15~30초 만에 커피를 만들고, 영국 몰리로보틱스가 만든 ‘로보틱 키친’은 정교한 요리를 완성하고 주방 청소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미리 입력해둔 투자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위험을 조정해가며 자산을 관리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도 등장했다. 로봇이 쓴 기사를 언론사에 판매하는 내러티브 사이언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 크리스 해먼드는 5년 내에 로봇기자가 퓰리처상을 타고, 15년 후에는 기사의 90% 이상을 로봇기자가 담당할 거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패스트푸드 종사자나 노인 등을 위한 사회복지사 같은 서비스업과 경제 전망 애널리스트, 심지어 의사들까지 로봇으로 대체될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으며, 로봇 컨설턴트나 로봇 오퍼레이터, 소프트웨어 로봇매니저, 로봇 성형의사, 로봇 프로게이머, 로봇 수리기술자 등 향후 새로 등장하게 될 로봇 관련 직업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나와 관심이 같은 사람이 본 뉴스
▲ ①미국 브리고가 개발한 ‘바리스타 로봇’, 고객의 취향을 일일이 저장장치에 저장해 두고 주문이 나오면 15~30초 만에 커피를 만들어 준다(사진_브리고 홈페이지)②영국 몰리로보틱스가 만든 ‘로보틱 키친’, 정교한 요리를 완성하고 주방 청소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해 준다.(사진_몰리로보틱스 홈페이지)

◆ 지금까지 로봇 ‘명령체제에 따라 작동’

로봇은 기계적 움직임과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 가시적 외형을 갖는 기계적 인공물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 명령체제에 따라 작동해 특정한 결과를 산출하는 것도 로봇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의 검색 색인어 작성을 위해 전 세계의 웹을 돌아다니며 웹 문서에서 검색어를 모아오는 소프트웨어 명령체제도 로봇이라 부르기도 한다.

로봇이란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1920년 체코슬라바키아 극작가 카렐 차페크(Karel apek)가 물질문명의 폐해를 풍자한 희곡 <R.U.R : Rossum's Universal Robots:로섬의 인조인간>에서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조인간은 인간을 대신하여 힘들고 어려운 일은 대신하는 기계장치를 지칭한 '로보타(robota)'에서 유래되었다. 로보타(robota)는 체코어로 '일한다 또는 강제노동'이라는 뜻이다.

◆ 4차산업혁명과 주변환경 자가인식하는 지능형 로봇으로의 발전

로봇은 반복적이고 위험한 노동에서 인간 노동력을 대신하기 위해 고안됐다. 생산공장에서 인간의 손노동을 대신해 조립, 용접 등의 노동을 수행하는 (반)자동화된 로봇을 ‘산업용 로봇’이라 하고,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한 후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고 결정하는 로봇은 '지능형 로봇'이라 부른다.

지금까지 로봇산업이 자동차ㆍ반도체 등의 산업용제품ㆍ제조분야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면, 2000년대 이후 기존 로봇 기능에 정보기술(IT)ㆍ센싱ㆍ음성인식ㆍ기계 메커니즘 및 엔지니어링기술 등 각종 이종기술이 결합된 융ㆍ복합형 로봇 개발이 추진되면서 지능형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면서, 센서·인공지능·음성인식 등 지능화 관련 기술과 클라우드·빅데이터 등을 활용하는 데이터 처리 기술의 발전으로 지능형 로봇의 기능과 활용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진보를 거듭하고 있다.

즉, 단순히 인간의 작업을 돕는 산업용 로봇 시대에서 인간과 같이 상호 교류가 가능한 지능형 로봇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대표적인 로봇으로는 일본 소니에서 개발한 장난감 강아지 로봇 '아이보(Aibo)', 미국 회사에서 개발한 청소로봇 '룸바(Roomba)', 일본 혼다에서 개발한 인간형 로봇 '아시모(Asimo)'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아시모는 인간의 골격과 움직임을 모방하고 인간과 협력이 가능한 지능을 가진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humanoid)의 대표주자로 인정되고 있다. 한국 최초 휴머노이드는 2001년 5월 선보인 '아미(AMI)'며, 2004년 1월 개발된 '휴보(Hubo)'도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인간의 얼굴 표정을 닮은 로봇은 '안드로이드(android)'라 부른다.

미국·독일·일본 등 로봇 강국에서는 지능형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현재 간호사 로봇, 가사를 도와주는 가사도우미 로봇, 아이들의 놀이와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 로봇, 재난구조 및 경계감시 로봇, 재활훈련 로봇, 무인비행 로봇, 물류운반용 로봇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지능형 로봇들이 개발된 상태다. 현재 세계 로봇산업은 산업용ㆍ서비스용 등을 포함해 85억 달러 규모를 형성하고 있지만, 앞으로 2010년 이후부터는 급성장해 2020년쯤에는 4,200억 달러 규모의 거대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 가정용 로봇의 대중화를 이끈 주요 기업 및 로봇<사진 각사 홈페이지>

◆ 1가구 1로봇 시대의 도래

세계 인구의 노령화, 개인화로 치닫는 사회 구조, 야외활동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에 따라 노인과 독거생활자들을 돌봐주거나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집안일들을 대신 처리해주는 지능형 로봇은 가까운 미래에 선택이 아닌 필수품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개인비서 로봇이 출근 시간에 맞추어 자율 주행 택시를 예약해 주고, 차량을 타자마자 목적지까지 예상 소요시간과 이후 일정을 알려주는 일상, 집 밖에서도 로봇을 이용하여 자녀의 숙제를 돌봐주고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은 머지않아 우리가 마주하게 될 현실이 될 것이다.

◆ 삼성, LG …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본격 진입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인간에게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 개발이 최종 목표다.

▲ 글 싣는 순서

지난 18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특허청에 ‘휴머노이드 로봇’ 비밀 디자인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2006년 인간과 비슷한 형상을 한 로봇 디자인 특허 6건을 등록한 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종합기술원은 2004년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나란히 휴머노이드로봇 개발에 매진, 2012년 ‘로보레이’라는 로봇을 개발한 바 있다. 당시 고도의 로봇공학 기술을 집약해 사람에 가까운 걷기 동작을 선보인 로봇으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지만, 금세 잊혀졌다. 로봇의 움직임(하드웨어)은 인간을 닮았지만, 인간과의 의사소통 능력(소프트웨어)은 만족스럽지 못했던 탓이다.

이번 삼성전자의 휴머노이드 로봇 디자인 특허는 최근 인공지능과 딥러닝 기술 등이 급성장한 가운데 이뤄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AI 전문개발사 비브랩스를 인수하고, 스마트폰에 AI 비서 ‘빅스비’를 탑재하는 등 인공지능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전자 역시 인간형 로봇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올 초 생활·상업용 로봇을 선보였으며 후속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홈 사물인터넷(IoT)과 로봇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미래 신사업을 키운다는 목표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가정용 홈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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