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개척이냐 정통 트로트냐...임영웅 '두 오어 다이'로 본 스타들의 고민
가수 임영웅의 신곡 '두 오어 다이(Do or Die)'가 공개와 동시에 인기 가요 차트를 점령했다. 9일 오후 공개된 임영웅의 디지털 싱글 '두 오어 다이'는 멜론 실시간 차트 1위에 오르며 저력을 입증했다. 동시에 임영웅이 타 장르 곡으로 얼마든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두 오어 다이'는 일렉트로닉 댄스 장르에 가까운 곡이다. 세련되면서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쉬운 전개가 특징으로, 응원가로도 제격일 정도로 흥도 유발한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 역시 감각적이라는 평가다.
임영웅은 오랜 무명 시절 트로트를 부르며 기회를 노려왔다. 지금처럼 인기를 끌기 전에는 한 달 수입이 30만원일 정도로 고생도 했다. '미스터 트롯' 진에 오르며 마침내 국민적 스타가 된 뒤에는 기존의 트로트 외에 '두 오어 다이' 같은 비 트로트 곡도 활발하게 선보여 왔다.
영탁 역시 임영웅 만큼이나 트로트 외의 장르 곡을 많이 발표했다. 올해 낸 정규 앨범 '폼(FORM)'은 두 곡을 제외하면 모두 타 장르다. 댄스, 팝, 록은 물론 포크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폼' 한 장에 담겼다.
임영웅, 영탁처럼 모든 트로트 가수가 타 장르에 도전하는 건 아니다. 이찬원은 정통 트로트를 고집한다. 새 앨범 '트위스트 고고'는 걸쭉한 트로트 보이스로 유명한 이찬원의 매력을 잘 드러낸 곡이다. 팝 요소를 더한 세미 트로트에 가깝지만 이찬원은 영탁, 임영웅과 달리 트로트에 더 집중하고 있다.
올해 신보 '인생일기'를 낸 장민호도 이찬원과 마찬가지다. 장민호는 트로트 가수로 전향하기 전 댄스나 팝에 익숙했지만 10여 년 전 트로트에 입문하고 나서는 트로트 한 길만 파왔다. 이런 점이 어필해 장민호는 여러 트로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오래 트로트를 노래했고, 또 트로트로 명성을 얻은 가수들의 서로 다른 행보는 고민일 수밖에 없다. 아직 트로트를 주로 듣고 가수를 응원하는 팬은 50~60대 여성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올가을 복귀하는 황영웅의 신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고복수가요제 우승 후 '불타는 트롯맨'에서 정통 트로트 보이스를 선보인 황영웅은 오는 28일 총 6곡을 담은 미니앨범 '가을, 그리움'을 선보인다.
워낙 목소리가 좋다는 평가를 받아온 황영웅으로서는 컴백을 기다려준 팬들의 심금을 울릴 트로트로 앨범을 채울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임재범의 록발라드 '비상' 커버로 비범한 실력을 뽐낸 만큼 한 곡 정도 타 장르 노래가 실릴 것으로 보는 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