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햄' 빼달라고 했더니 2000원 추가 논란…김밥집 사장 결국 SNS 폐쇄

- 항의하는 고객 사진 SNS 계정에 올리고 공개저격...이후 악성 리뷰와 욕설에 고통 호소

2024-04-17     박현정
김밥 가게의 대처가 논란이 되면서 B씨는 가게를 향한 악성 리뷰와 욕설이 이어지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B씨는 SNS에 익명으로 온 욕설 카톡을 공개하며 맞대응을 하기도 했다. 또 "현재 매장 앞에 차로 막아놓고 가게 문이 부서질 것처럼 두드려서 경찰차 타고 집에 가야 한다. 한 분의 기분 나쁘다는 글 한 마디가 이렇게 사람을 피폐하고 죽음의 길로 인도한다"고...[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더 자세한 뉴스] 김밥 재료 중 햄을 빼는 데 2000원의 추가 비용을 받는다고 안내한 김밥 가게가 논란이다. 가게 측은 "재료가 빠지는 만큼 다른 재료가 더 들어간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당 가게는 공식 SNS에 손님 사진과 함께 저격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뭇매를 맞고 있다. 이후 악성 리뷰와 욕설에 고통을 호소했지만 결국 휴업을 공지한 뒤 SNS 계정을 폐쇄했다.


| "김밥 햄 빼는데 왜 2000원 추가하나요?" 질문하는 손님 사진 SNS에 공개하고 비난


지난 14일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이 상황 나만 이해 안 가는 건가요'라며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가 첨부한 사진에는 A씨가 김밥 가게에 '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가 '추가비용 2000원이 발생한다'는 안내를 받고 왜 그런 것인지 묻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김밥 가게 사장 B씨에게 "햄을 안 먹어서 빼려고 하는데 2000원 추가되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B씨는 "물어보시는 분이 처음이라서 제가 어떻게 답변을 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다""햄을 빼는 걸 2000원 추가해서 돈을 받고 있다. 아니면 다른 거 주문하시면 된다"고 답했다. A씨는 재료를 빼는데 추가 요금이 발생하자 의아해하며 재차 물었지만 비슷한 답변이 돌아왔다. B씨는 "어디까지나 고객님의 입맛과 취향인데 저는 조절해 드리려고 하는 것"이라며 "재료가 빠지는 만큼 다른 재료가 더 들어가기에 추가 (비용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고객님이신지 정말 재밌다. 본인 성함, 이름, 얼굴도 밝히지 않은 채 무조건 자기 마음대로 해달라고 하시는 분은 처음"이라며 "다른 고객님도 다 그렇게 먹고 계시는데 고객님께만 특별히 그렇게 해드리는 건 아니라고 본다. 설마 어린 학생은 아니시죠? 어린 학생들도 이렇게 하진 않을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이후 해당 게시글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자 B씨는 가게의 공식 SNSA씨 계정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올리며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운전면허를 딸 정도면 성인인데 아이도 안 하는 짓을 왜 하셨냐", "소상공인을 향해서 온갖 인격 살인했다. 엑스에 계속 댓글 달리는 만큼 고객님 사진 하나씩 올릴 예정"이라며 분노했다. "고객님은 저를 막 대했는데, 저는 왜 가만히 있어야 하냐"고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요즘 사람들 참 무섭다. 모든 사람들이 다 지키고 있는 질서를 자기만 편법으로 넘어가려고 하고, 그 편법을 들어주지 않으면 무조건 사람을 마녀사냥한다"라고 적었다. 또 자신의 SNS"말도 안 통하는 고객님들", "한국사람인데 한국인이랑 소통이 안 되냐", "영업을 방해하시는 분", "2000원 때문에 계속 우기고 괴롭히시는 분" 등의 말을 쏟아내며 무분별하게 A씨를 비난했다.

이를 본 A씨는 "그저 햄을 못 먹어서 빼고 싶은데 어째서 2000원이 추가되는지 궁금해 주문 전에 여쭤봤을 뿐인데 별안간 '재밌는 어린 학생'이 됐다""제 사진을 SNS에서 저격하신 걸 어떻게 대처해야 하냐"고 난감해했다.

이후 김밥 가게의 대처가 논란이 되면서 B씨는 가게를 향한 악성 리뷰와 욕설이 이어지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B씨는 SNS에 익명으로 온 욕설 카톡을 공개하며 맞대응을 하기도 했다. "현재 매장 앞에 차로 막아놓고 가게 문이 부서질 것처럼 두드려서 경찰차 타고 집에 가야 한다. 한 분의 기분 나쁘다는 글 한 마디가 이렇게 사람을 피폐하고 죽음의 길로 인도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결국 해당 업체는 휴업을 공지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폐쇄했다. 16일 해당 김밥집 공식 SNS 계정은 폐쇄된 상태다. 계정에 접속하면 '페이지를 사용할 수 없다'는 안내가 나온다. 지난 15일에 공지를 통해 "오늘 하루 쉰다. 2018년 오픈하고 7년간 계속 있었던 옵션 메뉴에 대해 물어보셔서 답변했는데, 이렇게까지 비난받을 줄 몰랐다""왜 생을 마감하게 종용하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도 않은 일을 팩트처럼 유포하거나 경험하지도 않았는데 단지 댓글만 보고 매일 비난하시는 분들이 많다. 제 지인한테까지 협박 메시지 보내지 말아달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해당 김밥 가게는 다른 메뉴의 가격으로도 논란이 되고 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16일 배달의 민족 앱에서 논란이 된 김밥집 메뉴 중 라면을 주문할 경우 다양한 선택사항이 나온다. 원래 가격은 5900원인데, 얼큰한 라면(매움)을 선택하면 1000원이 추가된다. 슬라이스 치즈 2장 선택 시 2000, 만두 5알 추가 시 2000원이 더 붙는다. 떡 사리, 피자치즈 등을 추가할 경우 3000원이 더 붙고 구운 삼겹살을 추가하면 45000원이, 비엔나소시지를 추가하면 1500원이 더 붙는다. 이 중 논란을 부른 것은 '' 선택사항이다. '면 빼주세요(국물만)'를 선택할 경우 3000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면을 빼지 않고 따로 포장해달라고 요청할 경우에도 3000원의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이외에도 김밥 중 '갓구운 삼겹살 김밥'의 경우에도 고추를 빼려면 1000, 당근을 빼려면 3000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안내돼있다.


| 누리꾼들은 "김밥집 예민한 대응 아쉬워"...지난 10월에도 배민 리뷰 대응 논란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요구사항 많아지면 힘들다", "마음에 안 들면 주문하지 않으면 된다"라며 가게 사장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고객 입장에 공감하면서 사장의 언행이 지나치고 가게 측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재료는 둘째치고 중요한 것은 사장의 말투와 태도인데 너무 지나치다", "손님이 과한 걸 원하는 게 아닌데 이건 김밥집 사장 인성 문제다", "가게 정책이라고 납득 가능하게 설명하면 될 일을 본인이 키웠다", "재료를 빼는 데 왜 돈을 받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재료 다 빼면 7,000원 추가냐", "김밥집 사장님의 이상한 논리가 이해가 안 되니 장사 그만두는 게 낫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해당 가게가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해 10월에도 한 손님이 배달 앱을 통해 김밥 12줄을 주문했다가 배달이 늦어 아쉬워하는 리뷰를 남겼다가 가게로부터 "이 주문 받느라 저녁 매출 포기했다. 배민으로 절대 이렇게 많이 시키지 말아달라. 1인 가게로서 다시는 주문받지 않겠다"면서 공개적으로 저격을 당했다. 리뷰를 썼던 손님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후기를 게시하자 "이게 뉴스까지 나올 정도로 나쁜 짓인지 처음 알았다. 고객님께서도 마음이 떳떳하셨다면 익명 제보를 하셨을지 궁금하다"는 내용의 답글을 달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 가게의 지도 앱 후기에는 "사장이 요리에 자부심이 있는 것은 알겠는데 날카롭고 불친절하다", "가격이 합리적이지 못하다", "겪어보면 안다. 가지 마라" 등 불편하다는 리뷰들이 다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