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우습게 본 결과"...김호중 구속, 연예인 음주운전 수사 영향 줄까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이 경찰을 얕봤다는 주장이 경찰 내부에 의해 제기됐다. 공분을 사는 가운데서도 말을 수차례 바꾸고 공연까지 진행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연예인 음주운전에 대한 수사기관의 대응이 향후 달라질지 주목된다.
27일 각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찰청 직원이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최근 올렸다는 글이 확산됐다. 제목은 '호중이 형! 경찰 그렇게 XX 아니야'로, 최초로 게시된 글은 삭제된 상태다.
경찰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수사를 받는 김호중이 우리나라 수사기관을 우습게 봤으며, 화가 단단히 난 경찰이 이례적으로 속도를 내 김호중에 대한 증거를 모았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피해자에 합의금 건네고 음주는 음주대로 처벌받았으면 끝났을 일"이라며 "형(김호중) 눈에 수사기관이 얼마나 XX로 보였으면 계속 거짓말을 했을까"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시간 지나고 음주 측정해 수치 안 나와도 소용없다. 술 먹은 곳 CCTV 열람하고, 영상 없어도 동석한 사람들 참고인으로 조사하면 99%는 알아서 말한다"며 "큰돈 써서 고용한 변호사가 옆에서 알려줬을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글쓴이는 "아무래도 형이 경찰, 검찰을 너무 XX로 본 것 같다"며 "일개 경찰서 수사팀이 하루 이틀에 증거 확보하고 일사천리로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는 것은 경찰이 매우 화가 났다는 이야기"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호중은 이달 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모처에서 SUV를 운전하다 맞은 차선 택시를 들이받았다. 아무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김호중은 뒤늦게 경찰에 출석해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강변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결과는 달랐다. 경찰 수사가 이뤄지는 사이 콘서트까지 강행한 김호중은 사고 한참 뒤에야 음주 사실을 털어놔 공분을 샀다. 수사 과정에서 김호중이 소속사와 입을 맞춰 음주 사실을 덮으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음주운전을 저지른 연예인은 처음은 아니지만 김호중의 경우처럼 시간을 벌어 공연을 하고 거짓 진술을 반복한 사례는 드물다. 경찰이 바짝 약이 올라 수사한 만큼, 앞으로 일어날 연예인 음주운전에 대한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이나 법원 등 사법기관의 대응이 달라질지 주목된다.
한 연예 관계자는 "블라인드 글대로 김호중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자숙했어야 했다"며 "가뜩이나 음주운전 처벌이 약하다는 국민적 원성이 큰 상황에 김호중 사태는 음주 연예인에 대한 수사 방향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