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스포츠] 파리 올림픽, 세균 득실 센강, 폭염 속 에어컨 없는 숙소, 친환경 위해 볼모 잡힌 선수 목숨

지속 가능한 올림픽, 사람 죽고 불평등 만연하고, 민생 위협하면 친환경이 무슨 의미인가?

2024-06-26     권용진
극단적인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파리시장이 센강의 수질에 대한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 직접 강물에 뛰어들겠다는 발언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되었다. 한 프랑스 네티즌은 이를 비꼬아 '센강에 용변을 보자'고 제안했고, 이 운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다. 결국, 이것이 SNS 해시태그로 번지면서 막대한 자금을 쓰고도 센강의 수질을 개선시키지 못한...[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스포츠 시사] 2024년 파리 올림픽이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세계는 이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친환경적 준비 사항에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와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지속 가능성과 친환경을 강조하며,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자 한다. 에어컨이 없는 선수촌, 센강에서의 수영 경기 등 환경을 고려한 여러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친환경 노력이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

파리올림픽 마스코트 프리주. (출처_파리올림 공식 사이트)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따르면, 많은 파리 시민이 올림픽 준비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물가 상승, 교통 혼잡, 통행 제한 등으로 인해 시민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이러한 불편을 참기 힘들어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결국, '센강에서 용변을 보자'는 운동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센강은 이번 올림픽에서 트라이애슬론(수영+사이클+마라톤) 및 오픈 워터 스위밍이 진행되는 곳이다. 그런데 '#JeChieDansLaSeineLe23Juin'라는 해시태그를 단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이 프랑스어 해시태그는 "623일 센강에 똥을 싼다"는 뜻이다. 파리 시민들에게 센강을 오염시키라고 선동하는 것이다. 23일로 날을 정한 것은 이달고 시장이 수영하겠다고 약속한 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달고 시장은 높아진 강 수위 때문에 23일 수영을 취소했고, 올림픽 개막 전까지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

사람 잡는 센강에서 수영을? 대장균 기준 초과, 124년 전엔 진짜 수영, 환경오염의 세월


이렇듯 파리 올림픽에서 가장 큰 논란 중 하나는 센강에서 수영 경기를 개최하는 계획이다. 센강의 수질 상태는 매우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센강의 수질 정화를 위해 14억 유로(2815억원)이 쓰였지만, 여전히 수질 문제가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센강의 대장균 수치는 허용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으며, 기생충 오염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선수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문제다. 특히 폭우가 내리면 수질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림픽 동안 수질 개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파리 올림픽은 이번이 세 번째다. 1900, 1924, 그리고 100년만인 올해 파리에서 세 번째 올림픽이 열린다. 파리에서 처음 열린 올림픽에서는 실제로 센강에서 수영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수질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만약 그때의 수질로 돌아가 수영 경기를 연다고 하면 말이 될 것이다.

그러나 1924, 두 번째 파리 올림픽부터는 센강에서 올림픽을 열 생각을 하지 못했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급격하게 수질이 오염, 1923년부터 일반인의 입수가 금지됐다. 이로부터 딱 100년이 지난 현재의 센강 또한, 오염이 심각한 상태로, 많은 이들이 수영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근 수질 테스트 결과, 센강의 네 군데 지점에서 대장균 수치가 허용치를 초과했다는 보고가 나왔다. 100년 만에 다시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산업화 시대와는 다르게 친환경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할 수도 있다. 파리시는 수질 개선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결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이런 차원에서 일부 시민들은 센강에서 수영 경기를 여는 것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센강에_똥 싼다'는 극단적인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파리시장이 센강의 수질에 대한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 직접 강물에 뛰어들겠다는 발언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되었다. 한 프랑스 네티즌은 이를 비꼬아 '센강에 용변을 보자'고 제안했고, 이 운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다. 결국, 이것이 SNS 해시태그로 번지면서 막대한 자금을 쓰고도 센강의 수질을 개선시키지 못한 정치인들을 향해 시민들의 불만이 터지고 있다. 시민들의 이러한 반응은 올림픽이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환경과 건강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의 중심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


떠오르는 도쿄 올림픽의 악몽 오다이바똥물, 선수 쓰러지고 구토. 친환경 위해 건강 희생?


파리 올림픽의 센강 수영 논란은 바로 직전에 열린 하계 올림픽인 도쿄 올림픽의 '오다이바'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도쿄 올림픽에서도 수질 문제는 큰 논란이 되었다. 오다이바에서 열린 트라이애슬론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심각한 냄새와 오염된 물로 인해 고통을 겪었다. 당시 대장균 수치가 기준치를 넘어서면서, 선수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도쿄의 하수 처리 시스템은 폭우 시 처리 한도를 넘겨 하수를 그대로 바다로 흘려보냈고, 이는 오다이바의 수질을 악화시켰다.

파리올림픽 성화봉(사진_파리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도쿄 올림픽에서는 수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단막을 설치했지만, 이는 오히려 수온을 높이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실제로 차단막 설치 후 수온이 외부보다 최고 3.8도까지 올라가는 문제가 발생했다. 냄새는 더욱 심해졌다. 더욱이, 선수들의 수영 출발선의 반 가량을 주최 측의 촬영용 보트가 가로막는 바람에 올림픽 사상 최초의 재출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선수들은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와야 했고, 재정비 시간은 고작 1분 남짓이었다. 극심한 더위에 정화조의 수질과 다를 것 없는 똥물에서 수영하면서 체력까지 소진해야 했다.

철인 3종 경기에서는 1위를 차지한 노르웨이의 크리스티안 블룸멘펠트를 포함해 결승선에 도달한 대다수의 선수가 도착한 뒤 쓰러지거나 토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한국과 일본에서는 오다이바 수질이 선수들에게 악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과 논란이 제기되었다. 일본 언론은 "냄새가 나지 않았다"는 선수 인터뷰를 보도했지만, 많은 사람은 이를 거짓말이라며 비난했다. 이것을 취재했던 외신조차 "똥물"이라고 제목을 뽑아 비판했을 정도다.

일본 현지에서는 왜 더 좋은 수질을 가진 지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다이바를 선택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선수들이 열사병과 수질 문제로 고생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일본 측 방송에서는 경기가 끝나고 지쳐 쓰러지거나 구토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통편집했지만, SNS와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미 해당 장면이 널리 퍼진 상태였다. 이는 도쿄올림픽의 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렸다.

파리 올림픽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친환경을 목표로 한 올림픽이지만, 그로 인해 선수들의 건강이 희생된다면 이는 본말이 전도된 상황이다. 도쿄의 경험을 교훈 삼아, 친환경이라는 명분 아래, 선수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결정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다. 이미 파리 시민들 사이에서도 센강에서의 수영 경기에 대한 우려와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수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에 친환경을 들먹일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역대급 더위 온다는데에어컨 없는 숙소, 파리, 폭염 사망자 매년 느는데, 친환경?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이번 파리 올림픽 동안 역대급 더위가 예상된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올림픽 동안 파리의 평균 기온은 34도를 웃돌 것으로 예측된다. 습도 또한 높아, 체감 온도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폭염은 선수들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제는 선수촌에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친환경을 이유로 에어컨 설치를 배제했다. 대신 자연 환기 시스템을 도입하고, 특수 냉방 시스템을 통해 실내 온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선수촌 건물은 저탄소 시멘트와 목재로 지어져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자 했다. 그러나 이는 폭염을 충분히 막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과 사망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18일 미국 CBS가 소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내달 26일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더웠던 2020년 도쿄 올림픽보다 더 더울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올림픽 개막 5년 전인 201975일 파리의 기온이 역대 최고인 화씨 108.7(섭씨 42.6)를 기록했다"고 언급하며, "프랑스에서 지난해 여름에만 5000여 명이 무더위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특히, 운동량이 많은 선수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경기 도중 열사병에 걸리거나 탈진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경기 결과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도쿄 올림픽에서 테니스 선수 다니엘 메드베데프가 경기 도중 탈진할 뻔했던 상황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 선수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에서 과연 친환경만을 주장하는 것이 맞을지 고민해 볼 문제다.


이런 와중에 에어컨 사비 설치 허용, 냉방 빈부격차, 돈 많은 선진국들이 유리


파리 올림픽에서 또 다른 논란은 에어컨 설치와 관련된 빈부격차 문제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친환경 시스템으로 냉방을 하며, 에어컨은 설치되지 않는다. 다만, 논란이 일자, 방문 국가에서 사비로 에어컨을 구입하여 선수촌에 비치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에 일부 선진국 선수들은 사비를 들여 에어컨을 설치하고 있지만,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국가의 선수들은 이런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올림픽의 공정성과 형평성에 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올림픽은 모든 선수에게 평등한 조건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에어컨 설치를 둘러싼 상황은 그렇지 않다.

돈 많은 선진국 선수는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에 임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국가의 선수들은 무더위에 시달려야 한다. 이는 경기 성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불공정한 대회가 될 수 있다. 이미 미국, 영국, 덴마크, 일본 등의 선수단은 자국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에어컨을 사비로 설치하고 있다. 반면, 우간다와 같은 일부 국가들은 재정적 이유로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루카레 우간다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냉방 기기를 지원할 자금이 부족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몇 년 전 터키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도 자금 지원이 부족해서 선수들은 에어컨이 없는 방에서 지내야 했다"고 말하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설명했다. 극한의 체력을 쥐어짜야 하는 선수들은 일반인들과는 다르게 신진대사량도 높고 몸에 더욱 열이 많다. 친환경 냉방 시스템이 전기를 쓰는 일반 에어컨보다 시원하진 않을 테고 에어컨을 설치할 수 없는 선수들은 무더위 속에서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도 없다. 시원하게 쉴 수조차 없어서 경기를 평등하게 못 하는 것이 올림픽의 취지는 아닐 것이다.


파리 시민, 물가 폭등, 개인 자유 제한, ‘센강에서 용변 볼 것’, ‘차라리 오지 말라!’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파리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올림픽으로 인한 물가 폭등과 교통 제한, 테러 위협 등으로 시민들의 생활이 크게 불편해지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파리의 주택 임대료와 물가는 급격히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시민들의 생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올림픽 동안 교통비가 인상되고, 중심부 지하철역 몇 곳은 폐쇄될 예정이다. 이러한 조치는 많은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센강에서 용변을 보자'는 극단적인 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며, '올림픽 동안 파리에 오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영상도 소셜미디어에 퍼지고 있다. 이는 올림픽이 시민들의 삶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 시민은 "나에게 득 될 것 없는 올림픽 때문에 왜 내가 불편을 겪어야 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JeChieDansLaSeineLe23Juin'라는 해시태그를 단 사이트를 만든 익명의 프로그래머는 현지 언론 액튜파리(actuParis)를 통해 시민들이 센강 문제에 분노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문제는 지금까지 투자된 모든 자원이 우리가 직면한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버려진 느낌을 받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무엇을 우선순위로 생각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올림픽에 집중하느라 시민들의 고충이 제대로 해결되고 있지 못하다는 의미로 들린다.


지속 가능한 올림픽의 의미, ‘녹색만 의미하지 않아, 사회적 지속 가능성도 돌아봐야


지속 가능한 올림픽이란 단순히 친환경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건강, 평등, 자유가 전제되어야 진정한 지속 가능성을 논할 수 있다. 파리 올림픽은 친환경을 목표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로 인해 선수들과 시민들이 희생되는 상황은 문제가 있다. 친환경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자유를 침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그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프랑스는 올림픽의 탄생지인 곳이다. 근대 올림픽은 쿠베르탱 남작이 창시하였다. 스포츠 매니아였던 쿠베르탱의 원래 목적은 초기에는 전 세계인이 모여 스포츠 대회를 여는 것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프랑스 청년들의 신체를 단련하고 국민 사기를 높이려는 민족주의적인 발상에서 시작하였다.

또한, 파리는 녹색성장의 상징이다. 2015,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약속된 파리협정은 지구온난화 해결을 위한 세계적 합의였다. 이번에만 세 번째 열리는 파리 올림픽이 과거와 다르게 국제사회에 강력하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이 녹색이라는 것은 매우 공감이 간다.

그러나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다. 그것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감과 희망을 주는 축제다. 이러한 축제에서 사람들의 삶과 건강이 존중받지 못한다면, 그 목적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이는 쉽지 않은 과제지만, 진정한 지속 가능성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참가 선수들과 시민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친환경과 사람들의 삶이 조화를 이루는 올림픽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 보호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자유를 지키는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지속 가능한 올림픽은 단순히 '녹색'에만 올인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사람의 생명과 그리고 사람들의 삶과 조화를 이루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