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시선] 인력난은 건설현장 만의 일이 아냐...초등학교 아이들 급식해줄 사람 없어 난리
- 교육청 뒷짐지고 나몰라라
전문가들은 아파트 부실공사의 근본 원인을 만성적인 인력 부족이라고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젊은 사람들이 없고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서 숙련공이 부족하여 시공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건설업계 인력난을 외국인 노동자로 채우면서 더욱 부실공사가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인력난은 건설업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서 나타나고 있는 상황으로 이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듯하다. 인력난이 심각한 분야는 건설업계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급식실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학교급식을 담당할 조리사가 부족해서 제대로 된 급식을 제공해 줄 수 없는 상황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로 대체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처우개선을 해준다고 해서 인력을 채용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식사가 부실하면 당장이라도 인터넷에 올리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데 인력도 부족하다. 정혜경 의원실이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조리사 1인당 적정 급식인원이 75명이지만 최대 400명대에 이르는 학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맛있고 건강한 급식을 제공받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조리실무사 인력부족으로 급식부실화 우려 높아
서울의 경우에는 조리실무사 1인당 급식인원이 100명 이상 되는 학교 수가 전체의 95%인 1259개 학교라고 하니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이미 그 한계를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100명 식수인원이라고 할지라도 요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식재료 검수부터 세척, 조리. 닦기 등을 해야 하며 식사 후에는 식당 청소부터 위생용품 세탁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노동강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강도를 넘어선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로 인해서 인력이 부족하면 부실한 식사가 제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부실공사처럼 부실한 식사가 아이들에게 제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다. 이미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면 학교급식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게 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유는 교육부가 지난해 8월에 발표한 2023년 교육 공무 직원 실태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조리사 전체 5만8217명 중 4만1314명이 50대 이상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은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많은 분들이 은퇴하고 이 인원을 충원하지 못한다면 학교급식은 어쩌면 중단될 위기에 처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식수인원은 늘어나고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급하게 조리를 하는 경우도 있어서 산업재해를 입을 확률 또한 높을 수밖에 없다. 모든 문제의 시작은 인력 부족이다. 최대한 인력이 부족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현장에서는 인원을 채용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지난 2024년 9월 서울시 교육청 교육 공무 직원 신규채용 응시현황을 보면 조리실무사 경쟁률이 0.5 대 1로 미달 수준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지 않고 있다. 알려진 급여수준이 타 직종보다 낮기 때문이다.
퇴직유예, 처우개선 등 대책마련 나서야 할 때
급여수준은 연차 등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지만 입사 초기에는 기본급, 명절휴가비, 급식비. 위험근무수당, 정기 상여금 등을 모두 포함하면 220~240만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타 공무원 수준에서 크게 인상될 수는 없지만 지속적으로 처우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이제 학교 급식 조리실무사 또한 또한 외국인으로 대체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아직 이뤄지지 않는 일이지만 더 이상의 처우개선이 없거나 인력이 충원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것 같다.
더욱이 이 같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학교의 경우 1328개교 가운데 76%인 1010개 학교가 학생 급식실과 교직원 급식실을 따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어서 인력난은 물론 업무 강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선 행정적으로 교직원 급식실의 별도 운영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을 것 같으며 별도 운영보다는 함께 이용하는 방식으로 제도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교육청 또한 처우개선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현재 근무하고 있는 은퇴를 앞둔 조리실무사들의 퇴직을 유예하는 쪽으로 인력을 유지하는 방안 또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