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자사주매입, 주가부양책 되지 못하는 이유

-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40% 기업은 주식가치 하락 - 기업 향후 전망과 실적, 뒤 받침 되어야 효과 있어

2024-09-20     안국현
단순한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실적이 좋아야 주가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실질적인 주가상승을 위해서는 자사주 매입과 함께 자사주 소각이 뒤따라야 한다...[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상장사들의 자사주매입은 주식시장에서 중요한 경영전략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이를 통해 주주가치 극대화, 주가 안정화를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사주를 매입함으로써 주식수를 줄어들게 하고 이를 통해 수요공급의 법칙에 의한 주가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고 하지만 단순한 대표이사들의 자사주매입은 기업전망과 실적이 뒤받쳐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단기적인 효과에 불과해 주식부양책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 네이버와 카카오의 대표들은 최근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매입한 금액을 보면 이같은 사실을 쉽게 확인할수 있다.

최근 네이버 대표이사는 1244주를 매입하면서 총 보유한 자사주를 5718주로 늘렸지만 네이버 상장주식수에 비하면 턱없는 미비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언론을 통해 네이버는 최고경영자(CEO)가 책임경영 의지를 강화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매년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 규모를 보면 그 의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카카오 대표이사도 1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였지만 평가는 비슷하다. 결과적으로 주식부양책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 규모로 볼 때 의미 없는 수치라는 것이다. 기업 대표이사는 물론 기업차원에서도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도 많다.


자사주 취득공시했지만 25% 공시이행 못해


하지만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기업 4곳 중 1곳은 목표한 수량만큼 주식을 사들이지 못하고 있다. 공시를 통해 주주들에게 자사주를 특정 기간동안 특정금액, 수량을 취득한다고 발표했지만 주식을 매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결국 공시를 이행하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도 받지 않고 있다. 공시를 통해 주가 부양, 주주가치 제고 등을 이유로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발표는 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등으로 인해 매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해진 예산 속에서 주가가 올라서 매입 수량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기업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도 자사주 매입공시는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렇게 자사주 매입을 하더라도 주가상승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4년 유가증권시장에서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상장사는 90곳으로 47(52.2%)은 자사주 매입 발표 후 최근까지 주가가 올랐지만 42(46.7%)은 하락했으며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163곳이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지만 이중 99(60.7%)은 공시 후 주가가 하락했다.


단순 자사주 매입과 함께 실적동반되어야 주주가치 극대화 가능


단순한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실적이 좋아야 주가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실질적인 주가상승을 위해서는 자사주 매입과 함께 자사주 소각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자사주 소각은 매입한 자사주를 시장에서 완전히 없애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통해 주식수를 감소시켜 1주당 주식가치를 상승하게 할 뿐만 아니라 배당금증가등의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자사주 매입 즉시 시가총액에서 제외돼 매입시점에 주주환원 효과가 분명히 나타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자사주 매입시점에는 시가총액이 반영되지 않고 자사주 소각 시점에 시가총액에서 차감되고 있기 때문에 자사주매입과 소각시점까지 공시하는 것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분기별로 배당금을 10% 증액하고 6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1% 상승했다.

국내 또한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정책과 맥을 같이하고 있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정책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경영전략으로 추진될 것이다. 더욱이 향후 이를 통해 법인세 세액공제, 기업 주주의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도입등 혜택을 주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주주가치 극대화등은 결국 이같은 정책과 기업실적이 동반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단순한 대표이사의 주식매입과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으로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효과를 거두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