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경영 레이다 28] 경영권 분쟁에 흔들리는 씨씨에스, 유상증자 철회에 신사업 무산되나..
씨씨에스충북방송(공동대표 정평영, 김영우)이 경영권 분쟁 중이다. 씨씨에스충북방송(이하 씨씨에스)은 최근 10년간 재정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지난해 최대주주가 변경된 후, 신사업인 초전도체 사업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등의 전환점을 맞았다. 하지만 씨씨에스가 초전도체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승인과 경영권 분쟁 등의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씨씨에스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슈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향후전망에 대해 짚어본다.
-씨씨에스충북방송은?
씨씨에스는 1997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방송법에 의거하여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종합유선방송사업을 승인받은 방송사업자다. 당사는 충청도 지역 케이블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초고속 인터넷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방송사업 외에는 각종 지역행사 유치, 국내 및 해외 테마여행사업, 프로그램 컨텐츠 유통 등 신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씨씨에스, 신사업에 도전장
지난해 하반기, 씨씨에스는 최대주주 변경과 더불어 신사업 진출을 선언해 주가가 폭등하는 등,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실제로 작년 9월, 컨텐츠하우스210이 씨씨에스의 새로운 최대주주에 등극했으며, 이로부터 두 달 뒤인 11월 21일, 당사는 임시주총을 열어 신규 경영진을 선임하고 사업목적에 상온초전도체 등 신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신사업진출의 핵심인물은 컨텐츠하우스210의 권영완 교수로 알려졌다. 권 교수는 고려대 KU-KIST 융합대학원 연구교수로, 씨씨에스의 새로운 이사진으로 합류한 인물이다.
-씨씨에스, 신사업 추진 위기
하지만 신사업 추진에 위기가 찾아왔다. 과기부가 올해 1월 30일, 최대주주 원상복귀 명령을 내린 것이다. 사실, 씨씨에스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이기 때문에 최대주주 변경 시 과기정통부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컨텐츠하우스210이 과기부의 승인을 받기 전에 섣불리 지분부터 인수했다가 결국 씨씨에스의 지분을 모두 잃게 된 것이다. 이에 권 교수는 ‘퀀텀포트’라는 회사를 설립해, 직접 씨씨에스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 2월 22일, 퀀텀포트는 관계사 그린비티에스와 함께 80억 원 규모의 씨씨에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보유 지분6.96%)로 등극했다. 그린비티에스(보유 지분 7.05%) 역시 권 교수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회사다.
-과기부의 시정명령, 퀀텀포트 ‘취소소송’ 제기
그러나 이번에도 과기부는 3월 21일, 퀀텀포트와 그린비티에스에 대해 씨씨에스 주식을 처분하라는 행정처분을 통지했다. 이에 두 회사는 지난 4월 5일, 과기부의 시정명령에 대한 취소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하고, 과기부의 행정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도 신청한 상태다. 문제는,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초전도체 사업이 백지화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경영권 분쟁 과정의 개요
씨씨에스는 신사업 백지화 위기와 더불어 현재 경영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당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영권 분쟁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공동경영 합의서 작성
지난해 9월, 컨텐츠하우스210이 씨씨에스의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김영우 대표와 그린비티에스 공동대표인 정평영 대표, 권영완 대표가 씨씨에스의 이사진으로 합류했다. 이때, 씨씨에스는 1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는데 그 대상이 컨텐츠하우스210에서 그린비티에스, 퀀텀포트로 변경됐으며, 이 과정에서 컨텐츠하우스210과 그린비티에스 측은 양측의 등기이사 수를 동수로 유지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공동경영 합의서를 작성하기에 이른다.
②사외이사 결격사유 발생
그런데 유상증자와 관련된 임시주총을 앞둔 시점에서, 컨텐츠하우스210 측 사외이사에 결격사유가 발생했다. 이에 콘텐츠하우스210 측은 그린비티에스 측에 등기이사 숫자를 맞춰달라며 사외이사 1명에 대한 사임을 요청했고 임시주총 당일인 2023년 11월 16일, 그린비티에스 측 노옥현 사외이사는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사임서를 콘텐츠하우스210 측 김 대표에게 제출했다.
③사임서 수리, 그러나 무효 주장
올해 1월 11일, 김 대표는 노 사외이사의 사임서를 수리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사임서 수리에 대해 무효를 주장하며 양측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 대표에 따르면, 노 사외이사는 지난해 12월, 공동대표인 정 대표에게 사임 철회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사임서의 효력이 상실됐다고 주장했다.
④이사회 유상증자 관련 안건 통과, 그러나 공증에 문제 발생
이 상황에서 2월 22일, 당사는 이사회를 열고 노 사외이사를 제외한 8인의 사외이사가 참석해 ‘제3자 배정 신주발행 유상증자 발행 금액 등 정정의 건’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등기이사 총원(9인)과 이사회 의사록상의 총원(8인)에서 차이가 나면서 유상증자 등기를 위한 공증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김 대표는 정 대표 측에 유증 등기를 위해 노 사외이사에 대한 사임등기를 해달라고 적극 요구했으나, 정 대표는 등기이사 숫자대로 이사회 의사록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 차를 보였다.
⑤갈등의 폭발-정 대표, 김 대표 해임
결국 김 대표 측 등기이사 4인은 “이사회 소집 과정에서 노 사외이사에 대한 소집요청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의사록을 수정해 공증, 등기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이사회 소집절차 동의서 및 공증위임장등을 모두 회수해갔다. 이에 지난 3월 4일, 정 대표는 노 사외이사 를 포함해 이사회 숫자 우위를 앞세워 김 대표를 해임하기에 이르면서 이들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솟았다. 또한, 정 대표는 이사회 의사록 내용을 수정한 후 공증 및 등기하는 작업까지 마치는 행보를 보였다.
⑥김 대표, 맞소송 제기
이에, 김 대표는 “이사회 소집권한이 없는 사외이사가 적법한 절차 없이 소집된 이사회이며, 사임관련 분쟁이 있어 사임서가 수리된 1월 11일부터 양측 합의에 의해 이사회 소집 통지도 받지도 못하던 노 이사가 참석한 김 대표 해임을 결의한 이사회는 위법해 효력이 없다”며 “등기이사 총수 변경 및 실제로 참석한 이사 및 감사를 제외해 새로 작성된 의사록에 대해서는 공증증서불실기재 및 동행사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3월 5일, 김 대표는 정 대표에 대해 경영권 분쟁 소송을 제기하며 맞대응했다.
⑦법원, 김 대표 복권
결국 3월 27일, 청주지방법원 재판부는 경영권 분쟁 가처분 소송에 대한 ‘인용’을 결정했고, 이에 김 대표는 다시 공동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이러한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정 대표는 4월 1일, 가처분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며 8월 5일, 김 대표 역시 정 대표에 배임, 업무상 횡령에 대한 혐의로 고소하며 경영권 분쟁을 이어갔다.
-감사보고서 ‘한정’의견
한편, 지난 8월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씨에스가 상반기 감사보고서에서 ‘한정’의견을 받았음을 공시했다. 한정의견을 받은 배경으로는, 정 대표 및 이사 4인에 대해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인한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혐의 발생금액 5억 5000만 원에 대해 충분하고 적합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노 사외이사 지위 상실
9월 12일,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재판부가 “노옥현 사외이사는 올 1월 11일 사임서가 수리됨으로써 이사 지위를 상실했다”고 판결했다. 이날 재판부는 앞서 등기이사 수를 앞세워 추진했던 김 대표의 해임안건 등도 모두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이러한 법원의 판결에 대해 9월 13일, 정 대표가 “경영권 분쟁이 지연된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정 대표 측 그린비티에스에 따르면 “패소 부분에 대해 즉각 항소하여 상급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을 것”이라고 밝혀 이들의 갈등과 분쟁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았음을 암시했다.
<씨씨에스 경영권 분쟁 관련 주요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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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개요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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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
씨씨에스, 최대주주 ‘컨텐츠하우스210’으로 변경 |
김영우, 정평영, 권영완 대표 이사진 합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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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6일 |
노 사외이사, 김 대표에 사임서 제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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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1일 |
씨씨에스, 신사업 진출 공식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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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
노 사외이사, 정 대표에 사임 철회서 제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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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1일 |
김 대표, 노 사외이사 사임서 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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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30일 |
과기부, 씨씨에스에 최대주주 원상복귀 명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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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2일 |
씨씨에스 이사회, 8인 이사회 참석해 유상증자 정정안 발행 |
공증 문제 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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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4일 |
정 대표, 김 대표 해임 및 이사회 의사록 수정 후 공증, 등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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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5일 |
김 대표, 정 대표에 경영권 분쟁 소송 제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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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1일 |
과기부, 퀀텀포트와 그린비티에스에 행정처분 통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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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7일 |
청주지법, 인용 결정 |
김 대표 복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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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일 |
정 대표, 가처분 결정에 이의신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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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5일 |
퀀텀포트& 그린비티에스, 과기부의 시정명령과 행정처분에 취소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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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5일 |
김 대표, 정 대표에 배임 횡령 혐의 고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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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14일 |
씨씨에스, 감사보고서 한정의견 공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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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12일 |
청주지법, 노 사외이사 지위 상실, 김대표 해임안건 무효 판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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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13일 |
정 대표, 경영권 분쟁에 대해 사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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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26일 |
씨씨에스, CB발행 철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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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씨에스, CB발행 철회
한편 9월 26일, 씨씨에스 측은 “경영권 분쟁 때문에 자금 납입 기한을 연기하지 못했다”고 설명하며 예정된 전환사채(CB) 발행을 철회했다. 당사는 당초 200억 원 규모의 제 13회 차 무기명식이권부 무보증 사모 CB를 발행하기로 했으나 인수 대상자가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무산됐다. 이에 대해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적격성 있는 투자자에게 경영권 양도를 하기 위한 중요수단인 전환사채 발행이 철회됨에 따라 향후 (씨씨에스의) 새로운 최대주주를 찾는 데 있어 투자 매력이 저하될 수 있다”며 “이에 따른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묻도록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치며 정 대표 측 행보와 마찬가지로 양 측이 갈등상황임을 가감 없이 드러낸 상태다.
이렇듯 씨씨에스는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신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김 대표와 정 대표 양측 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씨씨에스의 투자매력은 더욱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며 분쟁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가 투자자들에게 피로감을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를 위해, 주가부양을 위해, 그리고 경영권 분쟁의 종결을 위해 양 측의 대표들이 집중해야 할 사안이 무엇일지 진중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