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고지혈증 치료제 페노피브레이트의 비만·당뇨로 인한 심부전 예방 효과 입증

GIST 의생명공학과 오창명 교수팀·한양대 의과대학 문신제 교수팀·인제대 일산백병원 조성우 교수팀·강북삼성병원 박철영 교수팀 공동연구 비만․당뇨 관련 심부전에 대한 '페노피브레이트'의 심장 섬유증(50%↓) 및 염증 반응(60% 이상 ↓) 억제 효과 확인…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 낮출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국민건강보험 데이터 분석 결과 입원율 10% ↓) “비만·당뇨 관련 심부전 치료법의 한계 극복하는 새로운 치료 방향 제시… 후속연구 통해 심장 보호 기전 등 보다 명확히 규명”… 국제학술지《Cardiovascular Diabetology》게재

2024-10-16     조준성 기자

심장 근육이 손상되거나 노화되어 수축과 이완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심부전’은 70대 이상부터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심부전의 주요 원인인 비만과 당뇨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은 현재까지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 개발이 필요하다.

(왼쪽부터) 오창명 교수, 박지원 석사, 송한결 박사과정생

국내 연구진이 고지혈증 치료제로 잘 알려진 ‘페노피브레이트(fenofibrate)’가 비만 및 당뇨로 인한 심장 질환에 효과적임을 확인했다. 기존 약물과 다른 작용 기전을 통해 향후 심부전 치료에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의생명공학부 오창명 교수 연구팀이 고지혈증 치료제 ‘페노피브레이트’의 비만·당뇨로 인한 심부전에 대한 예방 효과와 심장 보호 가능성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페노피브레이트는 고지혈증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어 왔으나, 이번 연구 결과에 의해 심장 내 염증과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새로운 기능이 확인되었다. 또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 비만 및 당뇨 관련 심부전 예방에 있어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비만 및 당뇨로 인한 심부전 마우스 모델에서 페노피브레이트를 투여했을 때 심장 섬유화가 대조군보다 50%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또한, 염증 관련 유전자 발현에서 종양괴사인자(TNF) 및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IL-1β’가 각각 60%와 70% 감소하는 등 페노피브레이트의 뛰어난 항염증 효과도 입증했다.

비만 및 당뇨병 유발 유전자 변형(dbdb) 마우스에서 페노피브레이트의 심장 기능 향상 및 섬유증과 지방 축적 감소 효과

비만 및 당뇨에 의한 심부전 마우스 모델에 페노피브레이트를 8주간 투여하여 심장 섬유화와 염증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심초음파와 유전자 발현 분석을 통해 심장 기능 개선과 염증 관련 유전자 발현 억제를 관찰했다. 

실험 결과, 페노피브레이트를 투여한 그룹에서는 심장 섬유화가 50% 감소했으며, 심장 기능을 나타내는 좌심실 구혈률(LVEF)은 대조군 대비 15% 향상됐다. 또한 염증 관련 유전자 TNF* 및 IL-1β의 발현이 각각 60%와 70% 감소해 염증 억제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 사이토카인(cytokine): 면역세포로부터 분비되는 단백질 면역조절제로, 세포의 증식, 분화, 세포사멸 또는 상처 치료 등에 관여하는 다양한 종류의 사이토카인이 존재하며, 특히 면역과 염증에 관여하는 것이 많음.

* TNF(Tumor Necrosis Factor): 종양괴사인자로서 염증을 일으키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이 과도하게 생성되면 몸에서 염증 반응이 발생해 여러 자가면역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

연구팀은 db/db 쥐 모델*과 고지방 식이로 유도된 당뇨병 쥐 모델을 통해 페노피브레이트의 심장 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세포 실험에서는 H9c2 심근 세포에 고지방 및 고당 환경을 조성한 후 페노피브레이트를 처리하여 세포 생존율 증가, 활성산소(ROS) 억제, 세포 사멸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페노피브레이트 처리 후 세포 생존율이 고지방 및 고당 환경에서 45% 증가했으며, 활성산소 생성이 50% 억제됐다.

또한, 세포 사멸율이 크게 감소(13.81%→ 5.47%)하여 세포 보호 효과를 보였다. 단백질 검출을 위한 웨스턴 블롯(western blot) 분석에서는 염증 및 섬유화 관련 단백질 발현이 유의미하게 억제됐으며, 특히 TNF와 IL-1β 발현이 각각 60%와 70% 감소된 것을 확인했다.

고지방식이-스트렙토조토신 유도 당뇨병 쥐에서 페노피브레이트의 심장 보호 효과

연구팀은 유전자 발현 분석을 통해 PPARα* 경로가 페노피브레이트의 심장 보호 기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내어 향후 심부전 치료의 새로운 타깃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db/db 쥐 모델: db/db 쥐는 비만과 당뇨병을 연구하기 위해 사용되는 쥐 모델로, 선천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있어 당뇨병을 유발함.

* 활성산소(ROS, Reactive Oxygen Species): 세포에서 발생하는 산소로, 과도하게 생성되면 세포 손상과 염증을 유발할 수 있음.

* 세포 사멸(Apoptosis): 세포가 자연스럽게 죽는 과정으로, 과도할 경우 조직 손상을 초래할 수 있음.

* PPARα 경로: 세포 내에서 지방 대사와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경로로, 페노피브레이트가 이 경로를 통해 심장 보호 효과를 나타냄.

연구팀은 추가적으로 한국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사용해 42만 명 이상의 페노피브레이트 사용자와 비사용자를 비교한 결과, 페노피브레이트 사용 그룹에서 심부전 입원율이 10% 이상 감소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오창명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만 및 당뇨 관련 심부전 치료에 있어 페노피브레이트의 잠재적인 역할을 강조하며,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방향을 제시했다”며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페노피브레이트의 PPARα 경로 활성화 메커니즘과 심장 보호 기전을 더욱 명확하게 규명할 예정이며, 이번 연구가 향후 심부전 치료제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AZ 당뇨병 연구지원 프로그램(KHIDI-AZ Diabetes Research Program)’, 대웅재단 신진의과학자 연구지원 사업 및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GIST 의생명공학과 오창명 교수팀(제1저자 박지원 석사, 송한결 박사과정생),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문신제 교수팀,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조성우 교수팀, 그리고 강북삼성병원 박철영 교수팀이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심혈관 대사 분야 상위 10% 국제학술지 ‘심혈관 당뇨학《Cardiovascular Diabetology》’ 에 2024년 9월 16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