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대목은 옛말"...유관 업계들 여전히 조심스러운 분위기

주류·마케팅 업체 행사 줄이고 홍보도 자제

2024-10-30     이형석 기자

추석과 크리스마스 대목 사이에 단비와도 같은 핼러윈 기간 많은 이벤트를 기획했던 업계가 올해도 조용한 분위기다. 지난 2022년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부터 2년, 서울 홍대나 이태원에는 다시 많은 사람이 몰렸지만 업계는 핼러윈 특수 운운하기도 조심스럽다. 

매년 10월 마지막 주가 되면 이태원을 필두로 홍대, 건대 등 상권이 발달한 지역을 중심으로 핼러윈 축제가 열렸다. 외국 문화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청년들은 개성 만점 분장을 하고 핼러윈을 즐겼다. 핼러윈은 한국에 머무는 외국인들도 모처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의 장이었다.

핼러윈 [사진=픽사베이]

2020년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해외에서 흥행하자 이태원 지역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다. 추세에 맞춰 주류 기업, 분장 아이템 판매 업체 등이 핼러윈 기간 따로 마케팅을 할 정도였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처음 열린 지난 2022년 10월 핼러윈 축제에서 뜻하지 않은 참사가 벌어진 뒤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기업들은 핼러윈 관련 행사를 축소하거나 백지화했다. 지자체들 역시 기획했던 행사를 취소하고 시민들 역시 밀집된 장소를 피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정치권에서 사고 책임 공방이 계속되는 만큼, 핼러윈 대목에 이벤트를 펼쳤던 많은 관련 업체들로서는 섣불리 마케팅을 재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올해 기업들은 핼러윈 관련 행사 및 마케팅을 조심하는 분위기다. 분장 아이템을 판매하는 대형 문구업체 관계자는 “핼러윈 아이템을 판매하기는 하지만 가정에서 쓸 수 있을 정도의 소규모이고 홍보 또한 하고 있지 않다”며 “대부분의 기업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했다.

주류 업계도 다르지 않다. 국내 소주 판매 1위 업체 하이트진로는 관계자는 “이태원 사고 이전에는 핼러윈 시기를 맞아 라벨 변경 등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했다”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핼러윈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