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이후 한국은] 트럼프 당선 수혜 업종은 국내 조선·건설...자동차·이차전지엔 타격
- 트럼프, 美대선 승리 선언 "미국의 진정한 황금기 도래할 것"...해리스, 대선 패배 인정
삼정KPMG, 트럼프 정책이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 분석...韓 조선·건설 청신호 vs 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는 타격 가능성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게 된 가운데, 삼정KPMG는 국내 조선 및 건설업의 호조를 전망했고 반도체와 자동차·이차전지 산업에는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삼정KPMG는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국내 산업 영향' 보고서를 발간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이 반도체, 자동차 및 이차전지, 에너지, 조선, 건설, 농식품, 방위, 인공지능(AI) 등 국내 주요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먼저, 삼정KPMG는 이번 미국 대선 주요 키워드로 'T.R.U.M.P'를 제시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에서 무역 정책 대변혁(Trade and Tariffs), 리스크 감수(Risk Take), 예측 불가한 방향의 정책 기조로 불확실성 확대(Unpredictability), 제조업 강국(Manufacturing), 양립이 어려운 공약 추진에 대한 기대와 우려(Paradox) 등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외교·안보 정책에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하며 각국과의 관계를 상호 이익에 기반한 거래적 동맹으로 재편하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서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및 주한미군 감축 등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며 북한과의 외교적 소통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 15일 "한국에 주한미군 주둔비용으로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내게 할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관련 내용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이외에도 중국에 고관세 60% 부과 등의 보호무역 조치 확대와 함께 전면적 디커플링 전략(De-Coupling) 등 강력한 통상 대응을 예고했다.
경제·통상 정책에서는 미국 노동자 보호와 무역 적자 해소를 목표로 보편관세 부과 및 양자 간 무역협정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공급망 측면에서는 미중 경제 분리를 추진하며 중국의 최혜국 대우 지위 철회, 대중 관세 인상, 필수품 수입 단계적 폐지 등을 제안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에서는 친환경·에너지 관련 규제 완화와 제조업 중심의 경제 성장을 목표로 하며 이에 따라 IRA 배터리 분야 지원 정책을 축소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인세 추가 인하와 저금리·약달러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보호무역주의 및 대중국 규제 강도가 더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과 연구개발(R&D) 지원금을 지원하는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해당 법안의 수정 가능성이 있어 국내 반도체 산업의 대외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법 거래는 정말 나쁘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부유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곳에서 반도체 기업을 설립할 수 있도록 수십억 달러를 지원하는데 그들은 결국 우리에게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으로는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가 한국 반도체 업계에 일부 반사이익 기회를 가져올 수 있어 이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봤다.
자동차∙이차전지 산업은 완성차 수출 관세 인상 및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 축소 등의 영향으로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자동차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조항도 축소될 경우 한국 자동차 및 이차전지 기업의 수익성이 저하될 것으로 예측했다.
에너지 산업은 바이든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반대로 화석연료 생산을 늘리고, 파리 기후협약 재탈퇴 등 친환경 정책에 소극적인 방향이 예상된다. 이는 한국 기업의 ESG 관련 부담을 줄이지만 그만큼 에너지 전환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반면에 조선 산업은 이러한 에너지 정책의 영향으로 LNG 및 LPG 수요 증가로 이어져 에너지 운반선 건조에서 강점을 보이는 한국 조선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한다. 건설 산업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계속해서 언급한 만큼,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한국 건설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됐다.
방위 산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국 우선주의와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여 한미 방산협력에는 일부 불확실성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자주국방 강화 기조에 따라 수출 호재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AI 산업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중심의 AI 산업 성장 지원을 확대하고 이를 저해하는 규제는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한국의 AI 기업은 미국 기업과의 제휴 및 협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국내 산업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보호무역주의 및 미중 관계의 변화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글로벌 공급망 구축, 수출국 다변화, 가격 전략 강화 등의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승리 선언 "47대 대통령 당선돼 영광...미국의 모든 것 고칠 것"...해리스, 패배 승복 연설 "선거 결과 받아들여야"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11·5 미국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으로 6일 오전 2시 30분쯤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센터에 집결한 지지자들 앞에서 감사연설을 했다. 이날 무대에는 멜라니아 여사를 비롯한 그의 가족,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 부부, 캠프 참모들이 함께 올라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분의 제45대, 그리고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영광을 누리게 해준 미국민에 감사하고 싶다"며 "우리는 국경을 고칠 것이며 우리나라에 대한 모든 것을 고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밤 우리가 역사를 만든 이유가 있다"며 "나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는 미국 국민을 위한 장대한 승리이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미국의 진정한 황금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편 6일(현지시간)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인단을 292명 확보한 상태로, 대선 승패를 결정하는 경합주 7곳 모두에서 이길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개표가 완료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인단 312명,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인단 226명을 각각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6일(현지시간) 대선 패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대선 결과에 승복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낮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했고, 평화로운 권력 이양과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4시께 자신의 모교이자 흑인 명문 대학인 워싱턴DC의 하워드대학교에서 승복 연설을 했다. 그는 "우리가 목표로 하고 싸워온 결과가 아니다"라며 아쉬워하면서도 "우리는 선거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자유와 기회, 공정, 존엄을 위한 싸움, 이 나라의 중심에서 이 나라의 이상들을 위한 싸움, 미국을 대변하는 이상을 위한 싸움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