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보드게임즈 완경 논란 확산...산업계 성평등 용어 이슈에 기업들 조마조마
폐경·완경, 유모차·유아차, 퐁퐁남 논란 일어
사회 전반적으로 성평등 용어 관련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보드게임 1위 제작·유통업체 코리아보드게임즈가 지난주 논란이 된 용어 '완경'을 계속 사용하겠다고 밝혀 온라인이 뜨겁다.
코리아보드게임즈는 이달 4일 홈페이지를 통해 신작 게임 메디컬 미스터리: 뉴욕 응급실의 출시를 알렸다. 당시 게임 속 캐릭터 소개 중 “환자는 완경기가 지난 53세 폴리네시아계 여성”이라는 표현이 논란이 문제가 됐다.
완경이라는 표현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폐경 대신 완경이라는 표현이 최근 떠오르고 있고, 의료계에서도 쓰고 있다”는 주장 한편에서는 “페미니즘 용어”, “폐업, 폐교 대신 완업, 완교라고 쓰냐” 등 부정적인 목소리도 만만찮다.
완경은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용어다. 국립중앙의료원장을 지낸 안명옥 원장은 폐경이 아닌 완경이란 표현의 사용을 1990년대 중반부터 주장해 왔다.
반면 대한폐경학회 회장인 김미란 교수는 11일 한 포럼에서 “폐경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느낌이라고 주장하는데, 학술적 용어이 때문에 거부감을 안 가졌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특히 “다른 말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공감 못 하겠다”고 단언했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2023년 완경 용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코리아보드게임즈는 12일 오후,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올렸다. 회사는 “보드게임을 즐기는 우리들도 모두 각자의 어머니가 있었기에 세상에 태어난 존재”라며 “완경이라는 표현을 거두지 않는 것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와 여성들에 대한 예의”라며 완경을 계속 사용할 의지를 보였다.
이와 유사하게 용어를 두고 유튜브와 네이버웹툰 등 산업계 전반으로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방송인 유재석과 배우 박보영 등 인기 스타가 나온 유튜브(핑계고) 영상의 경우, 말은 유모차로, 자막은 유아차로 각각 달라 논란이 벌어졌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2023년 유아차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지난 9월 말, 네이버웹툰 공모전 심사를 통과한 ‘이세계 퐁퐁남’ 웹툰 관련 논란도 뜨거웠다. 여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퐁퐁남이 ‘여성 비하 및 혐오적 표현을 함의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네이버웹툰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이세계 퐁퐁남’ 작가는 댓글로 퐁퐁남은 주식에서 비롯된 용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신조어인 퐁퐁남 용어의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 표현을 두고 젠더 갈등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조심 또 조심하는 분위기다. 한 광고 대행업체 관계자는 “요즘처럼 젠더 이슈가 심할 때는 사소한 꼬투리도 잡히면 안 된다”며 “애초에 논란이 될 수 있는 단어를 지양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