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업체 초저가 전략 통할까...고물가 시대 지갑 열기 무서운 서민 공략

1000원 맥주부터 무알코올 맥주까지 다양

2024-12-17     이형석 기자

고물가 시대에 서민들 생활이 팍팍해지면서 저렴한 맥주가 시장에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소주와 맥주로 사실상 양분화된 주류시장은 코로나19 시기에 다변화됐다. 집에서 혼술하는 사람들이 늘어 위스키, 하이볼, 와인 등 다양한 주종이 인기를 끌었다. 이 시기 맥주 판매량은 감소세를 보였다.

2년 여의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자 맥주는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판매량도 여전히 압도적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시장규모는 사상 첫 10조원을 넘어섰고, 맥주는 무려 4조1886억원 어치가 팔려 1위를 차지했다. 

<2023년 국내 주종별 출고 금액>

  맥주 소주 탁주 와인
출고 금액 4조1886억원 3조9938억원 5226억원 1378억원

출처: 국세청

눈여겨볼 점은 맥주시장의 가격 다변화다. 맥주가 아무리 인기라지만 물가가 매년 오르면서 서민들로서는 생필품도 아닌 주류에 쉽게 지갑을 열기 어려워졌다. 맥주 네 캔 1만원 가격제가 보편화됐다고는 해도 이 가격마저 압박을 느끼는 소비자도 얼마든 있다.

이런 상황에 유통 업계가 꺼낸 초저가 맥주 카드가 통할지 주목된다. 홈플러스는 이달 19일 초저가 라거 타이탄의 후속작 초저가 1000원 흑맥주 타이탄 블랙을 출시한다. 지난 8월에 출시한 타이탄의 경우 12월 초 기준 총 35만 캔 이상 판매됐다.

홈플러스 타이탄 맥주 [사진=홈플러스 제공]

국내 3대 편의점 중 하나인 세븐일레븐도 지난 4월 스페인 맥주 버지미스터를 4캔 4000원에 판매, 20만 캔을 단 5일 만에 완판했다. 6월에는 덴마크 맥주 프라가 프레시를 선보여 품절 소동이 일어났다.

세븐일레븐 버지미스터 [사진=세븐일레븐 제공]

대형 주류 업체는 한참 전에 저가 맥주를 시장에 내놓았다. 테라와 켈리의 제조사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7년 저가형 맥주 필라이트를 내놨다. 필라이트는 올해 초 7년 만에 20억 캔 이상 팔렸다.

최근 생맥주 1900원을 내세우는 술집까지 늘고 있다. 주류업체 한 관계자는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음식점에서 맥주 한 잔에 6000원 정도 내는 것을 아까워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앞으로도 한동안 저가 맥주는 찾는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